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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은 수없이 일관된 반복과 몰입의 연속이다

그 뒤에 오는 희열

  • 입력 2018.01.08 13:21
  • 기자명 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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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5독도-1, 75x107cm, 한지, 단청안료, 먹, 호분 2015년
▲ 1025독도-1, 75x107cm, 한지, 단청안료, 먹, 호분 2015년

우리나라 전통의 단청회화를 말할 때 디자인적 요소, 회화적 요소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태고로부터 지금까지 우리 민족의 찬란한 문화 유산으로 이어져 온 것은 묵묵히 그 손을 놓지 않았던 무명의 예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넘어선 오늘, 작가 박일선은 단청의 색채와 문양에서 전통성의 보존과 확대 재해석으로 과감한 cross-over를 시도하여 ‘회화로서의 단청’, 즉 ‘단청산수화’를 작업하고 있다. 우리 단청회화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바탕재를 만들 때 한지에 교반수를 바르고 말리는 작업의 반복과 단청의 밑그림인 초를 만들 듯이…. 작가의 채색작업은 단청의 전통 방식을 가져온 그 모습 그대로 온전히 담아내어 초빛, 2빛, 3빛 순서로 휘채색(gradation)의 기법을 쓴다.

그는 오방색을 고집하여 우리 전통 색채를 지키면서 단청과 회화를 혼융하여 발전시키려는 작가의 고민과 실험정신을 통해서 자신의 조형세계를 이룬다. 하지만 손사래를 친다. 아직 그 길은 먼 곳에 있다고 하며…

선비가 하늘을 벗 삼아 과거를 준비하듯 작가의 지력에도 하늘의 채색을 시도하는 변화의 의지력과 작은 바위와 큰 산의 위치변화, 앞산과 뒷산의 배경 크기, 원근 조절의 색채 대비에서 오는 과감한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

그는 적업의 총체적 라인에서 신명을 안다. 굳건히 믿어 의심치 않아 보이는 도우심의 손길! 이 땅에서 나고 자란 뚝심이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 전통의 단청회화에서 다음 세대를 이어가려는 오직 한길의 외길이다. 두렵지 않다. 정진하며 그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가끔 새로운 자유유영에서 다른 경지의 탐색길에 마중물이 되는 비움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그 길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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