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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장기, 간이 피로하다

다양한 물질의 합성·조절·해독하는 주요기능

  • 입력 2018.01.11 13:33
  • 기자명 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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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는 간 때문일까?
우리가 피로를 느끼게 되는 것은 수면부족, 스트레스, 우울감 등 정신적인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고, 갑상선질환, 당뇨, 부신피로, 자가면역질환, 만성신질환, 암성질환 등 육체적인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피로의 원인이 다양함에도 유독 피로를 간과 연결시키는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 몸에서 다양한 영양물질, 면역물질, 혈액지혈물질, 호르몬 등을 합성하고 당, 지질, 단백질, 적혈구 등의 대사과정을 조절하며,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등 500여 가지의 중요한 기능을 바로 간이 수행하기 때문이다.

간의 무게 약 1.2 ~ 1.5kg으로 우리 몸 안에서 가장 큰 장기이다
상처가 나면 스스로 치유하고 해독하는 아주 똑똑한 장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간에는 통증세포가 없어서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침묵의 장기라고도 한다. 갈비뼈의 보호를 받으며 복부 오른 쪽에 위치한 간은 혈관이 발달되었고, 우리 몸의 총 혈액량은 5L이며, 1분마다 간을 통과하는 혈액량은 1L로 혈액을 통해 간세포는 각각 독립적이고, 전문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간으로 들어가는 혈관은 간문맥과 간동맥인데, 간문맥을 통해선 소화관에서 흡수된 풍부한 영양분이 포함된 혈액이 들어간다. 간동맥을 통해서는 산소가 포함된 혈액이 공급된다. 이렇게 혈액을 통해 간에 들어온 영양분을 대사시키고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정화시킨후 간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가 전신으로 순환하게 된다.

간의 여러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해독작용이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해독작용의 75% 이상이 간에서 이루어지는데 독성물질이나 노폐물 등을 무해한 성분으로 바꾸어 체외로 배출시키는 일을 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독소의 양이 많으면 간에서 처리하는 능력에 무리가 될 수 있다. 한 예로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콜 분해과정에 생긴 유독 물질 때문에 간세포가 만성적으로 손상되어 ‘알콜성 간질환’이 생길 수도 있고, 알콜이 지방으로 저장되어 ‘알콜성 지방간’이 되기도 한다.

단백질 분해로 생긴 암모니아는 간에서 요소로 바뀌어 소변으로 내보내는데 만약 간이 손상되어 이런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암모니아 축적으로 인해 뇌 기능에 영양을 주어 간성혼수 상태가 올 수 있다. 또한 간에서 처리되지 못한 지용성 독소는 뇌나 세포막 또는 생식기 등에 영향을 미처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고, 피로감을 느끼게 되며, 성욕이 감퇴 하거나 불임이 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간은 할 일이 끝난 인슐린이나 여성호르몬을 분해시켜 혈액 중 호르몬 농도를 조절한다. 간기능이 나빠지면 여성호르몬 분해가 잘 안되므로 남성의 여성형 유방현상이나 에스트로겐 우세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간은 120일간의 수명을 다한 적혈구를 파괴시켜 빌리루빈 형태로 배출시키는데 간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되면 빌리루빈이 역류되어 황달이나 피부 소양증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간은 독성물질뿐 아니라 몸에 나쁜세균을 처리하기도 한다
간에는 쿠퍼세포라는 특수 세포가 있는데 마크로파지가 비타민D의 지배를 받아 생리적 광범위 항생제인 Cathelicidine을 만들어 장에서 유입되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을 제거 파괴하는 면역기능을 수행한다. 이처럼 간은 해독과 분해작용을 하며 인체의 청소부 같은 역할을 한다.

또 한편으로는 소화기관에서 흡수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대사시켜 생리적으로 유용한 물질을 만드는 생산 공장이기도 하다. 간은 하루 1L 쓸개즙을 생산하는데, 간세포에서 담즙을 생성하여 담낭에 저장해 둔 후 지방함유 식사가 십이지장에 도달할 때 콜레시스토키닌(Cholecystokinin)호르몬이 분비되어 담낭을 수축시켜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분비케 한다. 담즙산이 음식 중에 있는 지방을 유화시켜 소장벽으로 흡수되기 쉽게 한다. 담즙산은 장-간 순환을 하루 12번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순환되는 담즙의 5%는 배설된다. 간세포는 담즙산으로부터 콜레스테롤을 만들고 부신으로 보내어 스테로이드호르몬(성호르몬과 부신피질호르몬)을 만들며 일부는 세포막 형성물질을 만들고 지단백형태로 지방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담즙산이 순환되지 못하고 정체되면 간의 모든 기능을 억제하게 된다.

간은 단백질합성을 통해 혈액응고 인자인 프로트롬빈, 피브리노겐, 헤파린 등과 혈장단백인 알부민, 면역항체인 글로불린을 만들어 내는데 간경화 같은 경우 그 기능이 저하되어 혈액응고인자 부족으로 코피가 나거나 멍이 쉽게 들고 알부민 부족으로 복수가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간은 아주 훌륭한 저장창고이기도 하다
간은 혈당을 컨트롤하는 작용도 수행하는데, 소화기관을 통해 흡수된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다시 포도당으로 바꾸어 에너지로 쓰기도 한다. 그리고 영양소를 과잉 섭취하였을 때는 지방으로 전환시켜 저장하는데, 지방이 너무 많이 저장되어 간기능이 저하되고 간세포가 파괴되는 경우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이처럼 간은 매우 다양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그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생명에 적신호가 켜진다. 간경화 바이러스성 간염 등 여러 간 질환을 방치하면 세포변이가 일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바이러스성 간염인 B형, C형간염의 경우 혈액을 통해 감염 되지만, 급성 A형간염은 타액을 통한 감염이 가능하므로 같은 그릇 식사나 술잔 돌리기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예방 방법이다. 급성 A형간염은 푹 쉬고, 적절한 영양소를 공급하며, 관리만 잘할 경우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10%의 간암으로 진행한다는 C형간염도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관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단, B형간염의 경우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하기 쉬워지므로 꾸준한 간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바이러스간염의 경우 바이러스약은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역할을 할뿐 간재생력을 올리는 것은 아니므로 간경화나 간암의 악화를 막기 위해 간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간은 이렇게 다양한 물질대사가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간 자신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해독과 배설에 필요한 효소,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 아미노산 등 적절한 영양공급이 반드시 필요 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대사 과정에는 효소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간세포 유전자 DNA를 활성화시켜 효소를 잘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효소생성에 있어 유전자 전이 과정과 Glycosylation에 필요한 8가지 면역 탄수화물과 Methyl기를 붙여주는 영양소인 비타민B6, B9, B12, Choline, 유전자적 수용체 활성화를 위한 비타민D 등의 적절한 섭취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또한, 간의 해독작용이나 활성화과정에서 생기는 활성산소 등은 간세포나 효소를 파괴하여 간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비타민C나 비타민E, 글루타치온, 셀레늄, 아연, 플라보노이드 등을 적절히 섭취하여 활성산소를 없애 주고 항산화 시키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일이다. 80%가 손상되어도 묵묵히 침묵을 지키는 간이 보내는 신호에 관심을 가져보자!

# 간이 보내는 신호들
■ 극심한 피로, 어깨와 목 등의 근육통과 근력저하.
■ 의욕이 없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 눈이 피로하고 시력이 떨어진다. 눈 흰자위가 누렇다.
■ 대변이 흰색이고 소변이 진한 갈색을 띤다.
■ 술에 약해지고 깨는데 시간이 길어진다.
■ 우측 상복부가 답답하고 불편하다.
■ 이유 없이 몸이 붓는다.
■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잘나고 멍이 쉽게 든다.
■ 빈혈 증상이 있고 머리카락이 빠진다.
■ 얼굴에 기미와 실핏줄이 보인다.
■ 손톱이 하얗게 변하고 세로줄무늬가 생긴다.
■ 피부가 가렵거나, 손바닥, 팔, 가슴, 등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 소화불량 증상과 배에 가스가 찬다.
■ 감기에 자주 걸리는 등 면역이 저하된다.

#간에 좋은 영양식이
■ 조개 - 타우린, 메티오닌 등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해서 간해독을 도와주고 간을 보호한다.
■ 버섯 - 글루칸 등의 다당류가 면역을 올려주고 해독을 도와주며 간암을 막아주며, 비타민B, 비타민C가 풍부해서 간건강에 도움이 된다.
■ 결명자 - 간의 열을 꺼주어 염증을 가라앉혀주고 눈의 충혈이나 피로를 덜어주고 변비를 예방해준다.
■ 칡 - 간의 과산화 지질 축적을 막아주고 알콜성 간손상을 완화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 엉겅퀴 - 실리마린 등 간세포기능을 올려주고 간세포에서 항산화기능을 담당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 울금 - 커큐민 등 간해독과 항산화에 도움 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 사과 및 감귤 - 펙틴 성분이 장간의 독성물질 흡착과 해독, 비타민, 미네랄 성분이 간기능에 도움을 준다.
■ 레몬, 라임 - 비타민C가 풍부하고 체액을 알카리성으로 도와준다.
■ 올리브 오일, 아마인유, 들기름 - 식물성 오일이 지용성 독소를 배출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 글리코영양소 - 8가지 면역탄수화물이 면역을 활성화시켜 해독과 항염증, 항산화 작용을 도와주고, 손상된 간세포의 재생에 필요한 줄기세포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열심히 일한 자 여행을 떠나라!”라는
광고 카피문구가 생각난다.
내가 잠을 잘 때도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는 “간!”
가끔 먹는 것도 일하는 것도 좀 쉬어보자!
간에게 필요한 건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