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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 Clinic]효과적인 감량을 위한 첫 걸음 - 식사 일기

  • 입력 2006.11.01 00:00
  • 기자명 emd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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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 씨는 별로 먹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이상하게 자꾸 체중이 늘어나네요.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식사 일기를 써 보면 어떨까요?” “일기요...?”지영 씨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일기는 처음 다이어트 시작할 때부터 장난 아니게 많이 써봤어요. 힘들던 기억에 솔직히 진저리가 나기도 하고. 많이 바쁘니까 병원 오는 시간 내기도 빠듯해서... 일기 쓰기라.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일기 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구요. 조그만 수첩이나 메모지 같은 걸 지갑에 넣고 다니다가 한 페이지씩 써 볼 수도 있고. 음, 또 핸드폰을 매일 들고 다니니까 핸드폰의 메모지 기능 이용해서 써볼 수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자신이 실제 먹고 있는 양과 먹었다고 생각하는 양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거든요. 많이 먹었음에도 얼핏 생각하기엔 먹지 않은 것처럼 느끼는 거죠. 자신이 어떻게 식사 생활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어요. 물을 빼고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을 기록해 보도록 하지요.” “휴우~ 쉽진 않겠지만, 한번 노력해 볼게요.” “그래요, 잘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매일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부담을 느낀다면, 쓸 수 있는 데까지 써 본다 생각하구요. 주중에 2일, 주말에 2일 이렇게 4일 정도 적어 보면 지영 씨의 식생활 패턴을 함께 파악해 보기 좋을 거예요.”체중 조절을 원한다면 먼저 식사 일기를 적는 것으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 식사 일기와 함께 식사 계획을 세워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식사 일기는 행동 변화의 시작이다. 일기는 단순히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왜, 언제 식사를 제한하려 하고 (지나치게 덜 먹으려는 노력들) 언제 폭식을 하게 되는지, 먹는 것과 연관되는 기분과 생각 등을 알게 해준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식사 습관의 문제는 그 사람이 자세히 쓴 식사 일기를 분석함으로 알 수 있다. 일기만 잘 써도 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너무 쉽게 들리는가?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영 씨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실제로 먹은 양에 비해 자신이 ‘먹었다고 생각하는 양’을 적게 평가한다. 일기를 쓸 때에는 식사 종류와 양, 식사 시간, 장소, 누구와 함께 먹었지, 먹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등을 자세히 기록해 보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무언가 먹은 직후에 곧바로 일기를 쓸 수 있도록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조그만 수첩 등을 준비하는 게 도움이 된다.주의할 점은 음료수나 간식도 한 끼의 식사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식사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먹은 직후에 식사 일기에 자세히 기록한다.처음에는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식사 일기를 적어 보는 게 처음이라면 식사 내용에 메뉴를 적는 것으로 시작한다. 음식의 양까지 쓰려면 부담을 느낄 수 있고, 반찬 내용을 하나하나 헤아리는 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영 씨와 같은 경우에는 모 아니면 도 하는 식으로 처음부터 지나치게 자세히 잘 해보려다가 오히려 전혀 안 하게 되는 식이었기에 간단하게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부분에 대해 강조를 해 주었다. 즉, 식사 시간과 느낌을 적는 것으로 가볍게 시작한다. 이렇게 일기 쓰기를 시작하여 어느 정도 몸에 배인 습관이 되고 나면, 나중에는 자신의 영양적인 균형이나 음식의 대략적인 칼로리, 하루에 섭취한 식품의 가지 수는 어떤지 등을 자신이 직접 분석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일기를 써 보면 생각 외로 많은 식품을 섭취하고 있었던 것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소위 말하는 ‘위험 시간’이 누구에게나 존재할 수 있다. 이 시간은 식사 조절이 흐트러지는 시간을 뜻한다. ‘위험 시간’은 자신이 스스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식사 일기를 정확히 기록하면 위험 시간을 쉽게 찾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영 씨는 일기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얘기하였다. “저녁 먹고 TV를 보는 시간이 저에겐 위험 시간이더군요. 괜히 입이 심심해져서 냉장고를 뒤지고 뭔가 먹을 걸 찾게 돼요. 막상 주전부리를 할 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일기를 확인해 보니 제가 그 시간대에 생각보다 많은 걸 먹고 있더라구요. TV를 보면서 먹으니까 일기를 써 보기 전까지는 제가 뭘 얼마나 먹고 있는지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자신의 문제를 파악해야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가 쉬워진다. 정말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불필요하게 섭취하던 음식들을 줄이면서 지영 씨는 조금씩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저녁 시간에 TV를 볼 때 생각 없이 간식거리를 찾지 않도록 노력했다. 정 허전할 때에는 미리 정해둔 양의 과일이나 물을 섭취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고질적으로 경험하던 ‘팅팅 부은 느낌’도 좋아졌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식습관이나 식욕이 통제 불가능한 영역이 아니고 자신이 깨닫고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다.체중을 조절하고 일상을 관리하는 것의 시작은 대단하거나 요란한 데 있지 않다. 핸드백이나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기록할 수 있는 조그만 수첩, 작아도 큰 역할을 하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