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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GNENOLONE STEAL’은 없다

  • 입력 2018.02.08 13:49
  • 기자명 박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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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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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인간에서 스트레스반응으로 초래된 만성피로를 설명하면서 유래된 ‘pregnenolone steal’이란 용어는 통상적으로 의학전문가나 임상의사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MD저널 2016년 12월호에 ‘부신피로는 없다’에서 일차 언급했지만 James Wilson이 첫 단추를 잘못 꿰다 보니 후학들이 계속해서 만성피로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즉 ‘pregnenolone steal’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 중의 대표적인 오류 또는 거짓말이 “대부분의 부신피로 환자들이 혈중 코티솔이 저하되어있다”는 주장이다. 다음 도표는 theenergyblueprint에서 만성피로와 코티솔 관계를 그려놓은 것이다.

주류의학자나 통합기능의학을 하는 임상의들도 “부신피로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의한 만성피로와 코티솔 농도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찾지 못했다. 즉 30여 편의 논문을 분석해 본 결과 피로와 코티솔 농도 사이에 9편은 코티솔이 증가된 것으로 보고하고, 8편은 정상보다 저하되었다고 보고하고 있고, 13편은 만성스트레스, 피로 환자와 정상인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왜 코티솔의 농도와 코티솔수용체을 이해를 해야만 만성 스트레스와 코티솔 관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메틸화대사와 후생유전학을 이해하여야 한다. 최근에 만성피로의 원인은 부신과 코티솔보다는 사립체에서 원인을 찾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논의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서는 pregnenolone steal로 돌아가 이야기하고자 한다.

▲. 그림 1
▲. 그림 1

부신고갈진행이 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코티졸 생성 경로가 우세해지고 프레그네놀론, DHEA, 테스토스테론 등 기타 호르몬 생성은 감소되면서 에스트로겐 우세 현상이 심화된다고 생각한 기존 오류를 가진 예전 모델이 아래 도표로 설명하면서 ‘pregenolone or cortisol steal’이라고 하였다. (그림 1은 기존 과학적 근거가 없이 잘못 설명하고 있는 모델.)

의사들이 스트레스와 HPA axis 기능을 평가하고자 타액 cortisol과 DHEA를 측정할 때, 많은 임상 예에서 DHEA 레벨이 기준치보다 높은 경우도 있다. 만성피로로 인한 DHEA나 다른 호르몬(progesterone, testosterone 등)의 고갈에 대한 이유는 ‘pregnenolone steal’이라 흔히 설명하였는데 필자는 초기 부신피로에서 주장하는 임상자료하고 일치 되는 경우는 별로 경험하지 못하였다.

▲. 그림 2
▲. 그림 2

또한 pubmed에서도 검색해도 pregnenolone steal이라는 용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실제 남성호르몬(androgen)을 타액에서 다 검사할 수도 없어 정확한 생산량을 알 수도 없어 대안으로 그림2 에서 보는 DUTCH검사가 5년 전부터 임상의들에게 소개 되고 있다.

총 남성호르몬 양은 DHEA-S, Androsterone, Etiocholanolone,  Testosterone, Epi-Testosterone, 5a-DHT, 5a-Androstanediol, 5b-Androstanediol 총량을 합산하여 결정하고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DHEA, TESTOSTERONE 외용제, 주사 등을 추여 여부 등을 확인 할 수 있어 많이 이용되고 있다.

Pregnenolone steal은 모든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cholesterol에서 유래된) pregnenolone을 전구체로 이용하기 때문에, 급성 혹은 만성 스트레스로 증가된 cortisol의 분비가 DHEA나 다른 하위단계 호르몬의 생산에 이용 가능한 pregnenolone 양을 감소시켜 초래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이 이론에 따르면, 코티솔 합성의 필요가 다른 호르몬의 생산기전으로부터 pregnenolone을 ‘빼돌려서’, 다른 필수 호르몬 분비와 합성의 여력을 감소시키고 결국 스트레스와 연관된 병리생리학적 변화를 야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코티솔 농도가 올라가고 이에 수반되는 DHEA저하가 초중기 만성 스트레스 발달의 임상적 증상 중 하나이지만, 이 현상이 감소된 부신 pregnenolone 가용성 , 즉 ‘pregnenolone steal’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가장 명백한 이유는 cholesterol의 pregnenolone 전환이 각 호르몬을 생산하는 각각의 부신 피질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 그림 3
▲. 그림 3

다시 말해서, 다른 세포로부터 가져온 pregnenolone의 부신 저장소가 입증된 바가 없으며 미토콘드리아의 서로 다른 세포(이 경우는, 미토콘드리아내 망상대(zona reticularis)의 세포에서 속상대(zona fasciculate)의 세포로의 이동)간에 pregnenolone의 이동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기전도 없다. (그림 3과 그림 4 참조) 불행히도 스테로이드 생산 기전을 가르치는데 제일 흔히 쓰이는 그림은 통상적인 경로만을 보여주며, 서로 다른 스테로이드성 조직 간에 존재하는 효소들의 상이한 작용까지 명시하는 경우는 잘 없다. 

이런 학습 과정은 부신 내의 모든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에 이용 가능한 pregnenolone 원천이 전부 동일한 한 곳이라고 오해하게 만든다. 이것을 알려주는 훨씬 좋은 방법은, 부신 피질의 각 세포에서 작용하는 서로 다른 효소들을 보여주는 것인데 이들은 cholesterol을 pregnenolone을 거쳐서 다양한 필수 호르몬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다음 그림은 Thomas Guilliams가 쓴 ‘The Role of Stress and the HPA Axis in Chronic Disease Management’에서 발췌한 것으로 앞서 언급한 개념을 설명하는 바람직한 방식을 보여준다.

정리하자면 ‘pregenolone steal’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이 논란을 잠재운 게 Thomas Guilliams다. 다음 그림3은 실제 부신피질의 조직에 따라 호르몬을 생산하는 부위, 생화학적 대사에 차이가 있다. Hormone cascade categorized by zones of the Adrenal gland: Dr. Thomas Guilliams

덧붙이자면, ACTH유도 부신 cortisol의 합성은 DHEA보다 몇 배나 높으며 24시간 주기로 변동한다. 아침 혹은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cortisol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충분한 pregnenolone 전구체를 가진 부신 ‘pregnenolone pool’이 있다면, cortisol 합성이 약간만 떨어져도, 이 pool에서는 훨씬 적은 양만 DHEA 생산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성호르몬이 부신에서 고환, 난소보다 더 많이 생산될까!

▲.  그림 4
▲.  그림 4

생산 부위가 중요하다. Androgens는 코티솔이 생산되는 속상대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난소 theca세포, 고환의 Leydig 세포 등에서 성호르몬인 estrogens, testosterone 등이 생산된다. DHEA는 일부가 부신의 망상대에서 생산된다(그림 4 참조).

몇 십 년에 걸친 스테로이드 합성 연구 결과, 부신 호르몬 생산량의 조절은 세포 특이적 효소 농도와 부신 외부에서 오는 신호에 의해 대부분 조절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cortisol과 DHEA방출량과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 부신 DHEA생산을 보조하는 경구 pregnenolone 치료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건 좀 복잡한 부분이다. HPA axis stress와 이에 잇단 cortisol합성과 분비가 DHEA의 생산 감소(즉 DHEA의 스트레스 유발성 하향 조절)의 가속화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지만, 이 연관성은 정상적 과정(되먹임 억제, 수용체 신호, 유전자 단계에서의 효소 조절 등: feedback inhibitions, receptor signaling, genomic regulation of enzymes)에 의해 촉진되는 것이지, 여타 호르몬의 전구체로써 pregnenolone의 부신 내 고갈에 의해 야기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실험적으로 유도된 고혈당증과 고인슐린혈증이 DHEA와 androstenedione 생산에 영향을 주는 것이 밝혀졌다.

증가된 cortisol과 낮은 DHEA값을 보이는 조절 불량한 2형 당뇨군 연구에서, 망상체(17,20lyase)에서 DHEA형성에 필요한 효소가 DHEA생산을 제한하는 것이 드러났다. 이 효소의 활성도는 혈당조절을 위한 6개월간의 식이와 약물조절을 시행한 후 바로잡혔다(더불어 cortisol, DHEA, DHEA-S 레벨도 거의 정상화되었다).

부가적으로, 세포배양연구에서는 염증 스트레스(IL-4와 다른 사이토카인)하에서, ACTH가 존재한다면 망상체는 DHEA생산을 하향조절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들을 포함 수많은 다른 요인들(예; 노화)은 cortisol(HPA axis에 의해 활성화되는)과 측정된 DHEA 혹은 DHEA-S 레벨간의 역동적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촉진요소인 것 같다. 부신 피질 호르몬 합성의 스트레스 관련 변화를 유도하는 특이적 기전을 재평가하고 낡고 부정확한 설명들은 접어둠으로써 만성 스트레스가 진행되는 동안 부신 호르몬 분비를 실질적으로 조절하는 다양한 신호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주제와 경구 pregnenolone과 DHEA가 스트레스 관련 기능장애를 앓는 환자들의 예후를 어떻게 호전시킬 수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The Role of Stress and the HPA Axis in Chronic Disease Management 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2016년 12월 MD저널에 ‘부신피로는 없다’ 편을 참조하면 부신피로 가설의 오류에 대해 지적하면서 기존의 타액호르몬 검사의 한계, 대안으로 떠오른 게 소변대사물질을 검사할 수 있는 DUTCH검사에 대해 소개하였다. 오히려 free cortisol은 저하된 경우에도 DHEA는 정상범위로 나타난 예! 이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Cortisol, DHEA 두 호르몬 모두 부신피질에서 생산하고 있다.

아래 논문은 PTSD환자에서 타액으로 측정한 Cortisol은 저하되고 DHEA가 상승한 이유를 시상하부의 CRH가 직접 부신에 작용하여 DHEA를 생산하는데 관여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여기서 주목할 것은 기존의 ‘Pregenonolone Steal or Cortisol Steal’에 대한 가설도 이제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아래 논문은 그런 연유에서 주목 받고 있다.

▲.  표 2
▲.  표 2

더 이상 부신 피로라고 부르지 않는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는 진단명이 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축 조절장애(HPA dysregulation, HPA dysfunction)로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러 학자들이 모여 잘못된 정의를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명명해 고심을 해야 억울한 환자들의 피해가 없을 것이다. 진단에 잘못이 있으면 치료에도 문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호르몬의 남용에 대한 문제점, 대사과정, 병태생리를 직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검사, pregnenolone steal 논리의 한계 등을 알 수 있는 DUTCH 검사에 대해서 도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James Wilson이 부신피로를 상업적으로 이용 한 결과 환자증상과 병태생리를 억지로 짜맞추기식 해석이 15년 이상 난무하여 이러한 폐해가 발생하였고 이제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합기능의학은 개인별 맞춤의학이란 전제하에 사람은 각자 다르다. 그래서 치료법도 똑 같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