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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뒤, ‘비타민D’ 필요한 이유는?

비타민D 결핍, 피로와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 입력 2018.02.23 13:59
  • 기자명 노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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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학생 A씨는 몇 달째 이어지는 심한 피로감과 근육통에 몸살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게 된 A씨 질환명은 ‘비타민D 결핍증’. 비타민주사 처방을 받은 A씨는 단 하루 만에 활력을 되찾았다.

#50대 주부 B씨는 관절 뻐근함과 피로감 때문에 갱년기 검사를 받으러 내원했다가 ‘비타민 D 결핍’ 진단을 받았다. B씨는 골다공증도 함께 예방할 수 있도록 비타민D 보충제를 처방받았다.

비타민D는 햇볕을 쫴 자외선을 흡수하고, 체내에서 합성해야 하는데 일조량과 활동량이 적은 겨울에는 부족해지기 쉽다. 특히 지난 겨울에는 최강 한파 탓으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와 함께 체내 필수영양 성분인 비타민D에 대해 알아보자.

한파 뒤 2~3월에 비타민D 가장 부족

몸의 성장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비타민D는 햇빛을 통해 인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비타민 중 하나로, 체내 농도가 낮아질 경우 반드시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하는 필수영양소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80~90% 정도는 혈중 비타민D 농도가 기준보다 낮다고 보고되었다. 우리나라 위도는 35~38사이므로 비타민D를 바깥에서 충분히 합성할 수 있는 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이며, 햇빛 합성에 적당한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따라서 비타민D 혈중농도는 일조량이 줄어드는 9월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보통 초봄에 최저 수치를 기록한다. 또한 비타민D는 자외선B(UVB)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이 자외선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했을 경우 대부분 흡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SPF 30이상인 선크림 제품을 사용하거나 옷, 양산 등으로 가리는 경우 자외선은 98% 이상 차단돼 비타민D를 거의 생성할 수 없다. 특히 옷으로 몸을 되도록 많이 가리는 겨울에는 비타민 D생성이 더욱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어르신들의 경우 젊은 사람에 비해 간과 신장의 효소 작용에 의한 활성형 비타민D로 전환이 어려워져 비타민D 결핍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멀티비타민을 건강보조제로 복용하고 있다면 “적정량을 복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멀티비타민 보충제는 비타민C 함유량이 가장 높고 상대적으로 비타민D 함량은 적기 때문에 필요한 각종비타민을 충분히 채우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많이 섭취하면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D는 일정 농도 이상일 때 체외로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인 B나 C와 달리 체내에 저장되므로 체내 농도 상승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0세부터 100세까지, 구석구석 쓰이는 ‘감초’같은 비타민D

비타민D는 칼슘대사, 근력, 혈압과 혈당, 면역력 등에 관여한다.

장에서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 섭취를 많이 하더라도 칼슘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때문에 체내 뼈에 저장돼 있는 칼슘을 쓰게 만들어 뼈가 약해져 휘고 통증이 유발되는 구루병과 골연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소아의 경우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해 구루병과 성장 및 발육 지연이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성인의 경우에는 대사증후군 위험률이 정상 비타민 D 농도를 가진 성인에 비해 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60세 이상에서 비타민D 부족은 칼슘 흡수 저해와 칼슘 부족으로 이어져 결국에 부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증가되는데, 이 호르몬이 증가되면 뼈에서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게 되어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D는 근육 단백질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결핍일 경우 근육통을 유발할 수 있고, 전반적으로 근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중년 여성의 경우 성호르몬 변화로 인한 갱년기와 함께 골다공증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는데, 비타민D 결핍은 골다공증 진행을 촉진시키므로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혈중 비타민D 농도 검사를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또 비타민D는 혈압이나 혈당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비타민D는 혈압을 높이는 성분 ‘레닌’ 억제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 ‘인슐린’ 생성과 분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혈압이나 혈당이 높아져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발병위험이 높기 때문에 비타민D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비타민D는 일부 신경과 호르몬 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부족한 경우 우울증이 오기 쉽고,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어르신의 경우는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비타민과 같이 비타민D도 면역력 증가에 효과가 있다. 신생아의 경우 천식이나 당뇨병, 다발성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비타민D가 필요하다. 태양광을 통해 비타민D를 생성할 수 있지만, 날씨와 미세먼지 등 장애가 많다. 또한 직접적으로 자외선을 쬐는 것은 어린 신생아에게 무리를 줄 수 있어 비타민D가 함유된 분유나 보충제의 섭취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방치하지 말고 ‘처방’ 받으세요!

자외선을 통해 만들어지는 비타민D는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충분한 비타민 D 합성을 위해서는 한 주에 2~3번, 하루 10~20분 정도, 반팔 반바지 차림의 일광욕으로도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위도가 32이상인 지역에서는 그 이상의 일광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가급적 노출 부위를 많게 한 후 좀 더 자주, 더 충분한 시간 동안 일광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있다. 불가피하게 실내 생활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비타민D 농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다.

비타민D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연어, 계란, 우유 등이 있지만 비타민D의 적정량을 채울 정도로 섭취하려면 매일 계란 노른자 40개, 우유 10잔 등을 먹어야 하므로 음식으로 보충하기엔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비타민 한 알로 모든 비타민 필요량을 채우면 좋겠지만, 앞서 설명한 내용과 같이 종합비타민 안에 비타민D 함유량이 충분한 경우는 많지 않다.

따라서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보통 혈액검사 시 비타민D 수치가 30ng/mL 이상은 정상, 20ng/mL 이하는 부족, 10ng/mL 이하는 결핍 상태로 정의하며, 각 상태와 연령, 성별에 따라 필요한 섭취 용량은 다르다. 비타민D 결핍 상태시 고용량인 비타민D 주사 처방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로 손과 팔을 조금씩 노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자외선 노출은 비타민D 생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로 자외선에 피부를 오래 노출하면 저온 화상이나 피부노화 촉진 등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장기 어린이들은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더라도 낮에 실외 활동을 통해 뼈 발육과 면역력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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