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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세균과 대사증후군

  • 입력 2018.03.20 13:33
  • 수정 2018.03.20 17:48
  • 기자명 김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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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세균에 의한 단쇄지방산 생산과 Treg 조절
▲ 내 세균에 의한 단쇄지방산 생산과 Treg 조절

[엠디저널]에너지 대사 이상을 일으키는 장내 세균의 특징

사람의 장내 세균의 구성은 개인차가 커서 다양성이 풍부하지만, 그 조성은 개인 내에서 안정되어 있는 것이 알려졌으며, 그 조성이 숙주의 에너지 대사 상태를 반영한다고 2005년 처음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비만한 사람과 비만하지 않은 사람의 장내 세균총의 비교에서 비만한 사람은 Firmicutes문에 속하는 장내 세균총이 많고, Bacteroidetes문에 속하는 세균총이 적다는 편위(dysbiosis)가 마우스 및 사람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또 비만한 사람을 식사 요법에 의해 감량 시키면 편위가 해소되며, 편위된 장내 세균을 무균마우스에 이식하자 마우스에 비만이 나타났습니다. 장내 세균총은 숙주 개체의 대사 상태를 반영하며, 변화된 장내 세균 자체가 숙주의 대사이상을 일으킨다는 에너지 대사이상증과 미생물의 관련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제시된 것입니다.
 
비만자와 비비만자의 장내 세균총 차이에 대해 많은 기초임상 연구가 있으나 반드시 의견이 일치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양자의 차이가 특정 장내 세균의 차이가 아니라, 세균총의 기능적 차이, 즉 비만자에서는 장내 세균이 가진 유전자 전체가 비비만자와 비교해 적으며, 기능적으로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같은 검토가 이루어져, 당뇨병 환자에게는 유산균이 많지만, 부틸산을 생산하는 장내 세균이 적으며, 특히 Roseburia속 장내 세균이 적다는 보고가 여러 민족에서 일치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대사 이상 환자에서 특정 장내 세균이 증감하는 일정한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관 내에서 단쇄지방산 생산의 변화 등 기능적 변화를 나타내는 소견이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대사증후군의 병태 형성에 대해 장관내 대사를 담당하는 장내 세균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장내 세균이 숙주의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주는 기전

장내 세균은 숙주의 에너지 대사에 에너지 회수, 에너지 분배, 소비, 만성 염증 유도 등에 의해 영향을 줍니다.

포유류는 식물 세포벽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 등의 섬유성 다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으며, 장내 세균에 의해 이것을 단쇄지방산 등으로 발효, 분해되어 에너지원으로 회수합니다. 이 에너지는 사람에서 1일 200kcal 정도이며, 따라서 무균 동물은 대변으로 에너지 소실이 많아 비만이 되지 않으며, 무균 마우스에 일반 마우스의 장내 세균을 이식하면 체지방 축적이 일어납니다. 비만 마우스는 일반 마우스에 비해 장내 단쇄지방산 양이 많고 대변으로 에너지 소실이 적습니다.
 
단쇄지방산은 에너지원이 될 뿐 아니라 에너지 분배의 신호로도 기능합니다. G단백 수용체 43(GPR43)는 초산, 프로피온산이 결합하는 수용체이며, 백색 지방조직에 많이 발현하고 있습니다. 장내 세균의 발효에 의해 장관 내에서 생산된 단쇄지방산의 일부는 혈중을 순환하여 백색 지방조직의 GPR43를 통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것이 GPR43 결손 마우스나 과잉 발현 마우스 연구에서 알려졌습니다. 말초 지방조직의 GPR43를 통해 장내 세균이 생산하는 단쇄지방산이 증가하면 말초에서 에너지 축적을 저하시키며, 생산이 저하되면 에너지를 축적하는 방향으로 숙주의 에너지 균형이 제어되고 있습니다.

대사 이상증에서는 경미한(low grade) 만성 염증이 지방조직 등에 존재하여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며, 그 염증에 장내 세균이 생산하는 엔도톡신 lipopolysacharide (LPS)도 관여합니다. 실제로 고지방식을 섭취한 마우스에서 장내 세균총 변화에 따라 혈중 엔도톡신이 증가하며 이것을 대사성 내독소혈증(metabolic endotoxemia)라고 합니다. 내독소혈증이 일어나는 기전은 고지방식 섭취에 의해 장상피의 치밀 결합(tight junction) 관련 단백 발현이 저하되며, 식사 성분이나 장내 세균총 변화가 장관 배리어 기능을 변화시켜 엔도톡신의 체내 유입이 증가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에서도. 고지방식 섭취 후 정상인 및 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중 엔도톡신 농도가 증가하며, 정상인에서 식사의 에너지 섭취와 혈중 LPS 농도의 관계가 보고되었습니다.

결론

대사증후군에서 장내 세균총의 편위에 의해 숙주의 대사이상을 일으키고 악화됩니다. 장내 세균이 형성하는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에 의해 대사이상증의 발생 연쇄 및 장기 노화 예방이 기대됩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