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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4차 산업혁명, 도전과 응전으로 대비하라!

대한민국 비뇨기과의 거목 장성구 교수

  • 입력 2018.03.20 13:45
  • 수정 2018.03.21 08:40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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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경희의료원에서 아주 특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바로 대한민국 비뇨기과의 거목으로 통하는 장성구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는 ‘MRC 미래의학 심포지엄’이 열린 것이다.

경희대학교 활성산소 연구소 김성수 교수와 경희의대 비뇨의학교실 이선주 주임교수는 심포지엄에 앞서 “1~3차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인류는 문화적인 혜택과 풍요로움 속에 번영을 만끽했지만 제4차 산업혁명의 결과에서 대한 기대와 함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실생활에 닥쳐 올 변화된 삶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 현재 의료계는 격변의 중심에 있는데, 이에 대해 경희대 활성산소 연구소와 경희의대 비뇨의학교실에서는 합동으로 미래에 관한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2부에서는 지난 35성상을 의학교육과 연구, 그리고 진료에 헌신해 온 비뇨의학교실 장성구 교수의 정년을 기념하기 위해 정년기념식과 특강을 마련해 금과옥조 같은 지혜를 전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장성구 교수는 두 번째 세션 ‘미래 의료인, 무엇을 준비할까’에서 ‘삶에 대한 도전과 응전’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도전과 응전의 가치를 장성구 교수의 삶을 통해 배우다!

“미래 의료가 바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데 의학교육은 아직도 정확하게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은 알고리즘의 세계로 변하고 있으며, ‘어떤 격물(格物)적 인지를 제공할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의학교육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또한 인간성을 회복하고 경쟁보다는 협업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장성구 교수는 이날 강의를 통해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도전과 응전을 통해서만 삶의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장 교수는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엄청난 변화는 분명한 현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의사들은 AI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미래의학은 미세의학과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의 발전에 따라 예측할 수 있는 의학으로 방향이 전환됩니다. 환자에 대한 감성적 접근과 업무의 협업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탈출구이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빅데이터, ICT를 이용해 진료와 병원경영의 플랫폼을 형성하는 자가 승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교수는 강의에 이어 그동안 의료인의 길을 돌아보며 ‘임상의학자의 삶’을 회고했다. 그리고 ‘從心所慾不踰矩(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35년의 여정을 통해 학자로 이루지 못한 꿈의 아쉬움을 나타냈다.

“임상의사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충실한 활동이야말로 삶의 기본적인 조건이며, 동시에 좋은 의사의 삶인데, ‘멋진 인생’이라고 하기에는 나라는 존재의 상실감이 듭니다.” 하지만 그가 학자로 이룬 무수한 업적과 선배이자 스승으로 누구보다도 존경을 받아왔던 장 교수임을 잘 알고 있는 심포지엄 청중들은 그의 겸손함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냈다.

앞서 장 교수의 강의 제목처럼 그의 인생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다. 무려 240편의 연구 논문(국내 166편, SCI 74편)을 발표하고, 2건의 물질 특허를 낼 만큼 연구자로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다.

또한 대한비뇨의학회에 몸담으면서 대한민국 비뇨기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렸고, 대한비뇨종양학회와 대한암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며 학회의 위상을 높였다. ‘의학자로서 학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삶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는 지론으로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의학회 차기 회장으로도 내정되어 열정을 가지고 봉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장 교수의 도전은 의학자의 길에서 멈춘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장 교수가 후학들의 위대한 스승으로 각인된 것은 바로 인문학적인 삶에서 비롯된다. 현재 순수문학지 ‘문학시대’의 연재 시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5권의 인문학 서적을 집필했다. 또한 (사)대한화서학회는 물론 항일의병사(抗日義兵史)를 탐구하며, 의사가 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의료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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