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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움, 손을 내밀다.
▲ 'About wish'. 27x27cm. 장지에 채색과 바느질. 2018

[엠디저널]◇ 실로 엮은 우아함, Elegance. ‘About wish’ 

한지 위에 바느질. 고단하게 반복되는 되새김질은 이러저러한 많은 생각들을 동반하게 되고 그 시간보다 더 길고 깊은 스스로의 잠행(潛行)에 들게 한다.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행위의 흔적들은 끊임없이 거듭되는 일상의 짧고 긴 호흡이며 무의식에 감춰지거나 억눌린 상처의 기억들이다. 느리지만 오래된 경험들과 교감하는 시간들이며 드러나는 형상에 자신을 투영하여 돌아보게 한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지루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겹겹이 얽힌 미세한 감정의 결들을 드러내는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이 되기도 하며 마음을 서서히 비워내는 심적 평형의 상태에 이르게 하며 섣불리 풀어버리지 못하는 내밀한 속내를 삭히는 치유(治癒)와 자정(自淨)의 시간이기도 하다. 더불어 자신으로의 관찰과 의식의 집중, 그리고 명상적인 눈으로 자신과 세상을 읽게 하며, 무언가 담길 수도 있고 비워질 수도 있는 내면의식의 변이를 함축한 심상의 표현방법이다.

◇ 작품 ‘About wish’ 속 실의 의미

김 작가의 작업과정에서 바느질행위를 매개로 하는 실의 의미를 추론해보면 자기내면과의 소통이며 또한 타자와의 연결통로이다. 끊어진 것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화면의 전면과 뒷면을 왕래하며 형상을 쌓아가는 실의 집적은 내면과 또는 주변과 소통하며 삶을 이어주는 생명과도 같은 자존의 의미로 해석되어진다. 이것은 자연의 순환 하늘, 땅, 인간과 물의 순환체계의 표상이며 철학적 형상의 사유로 풀어낸다. 대지위로 뿜는 봄의 기운 그것은 마성의 잔인함을 꿰뚫어야 다시 겨울후의 봄이 다가오는 계절과 마주 한다.

실은 오랜 작업과정에 의해 겹겹이 쌓여 수용적인 기호의 그릇으로 그 형상을 드러내며, 그 시간 속엔 이미 지나간 기억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설렘이 공존한다.

실은 생활에 꼭 필요한 일상적이고 친근한 재료이다. 공기처럼 너무 익숙함으로 존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돌잡이가 돌상에서 실을 잡으면 무병장수하는 의미로 해석되듯이 실은 생명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의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여 직물이 짜여짐에 포커스를 두어 확대한다. 모든 인연을 이어주는 끈 또한 실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어진다. 너무 친숙해서 귀하게 여겨지지 않는 지극히 일상적인 존재인 실이 작품에서 연결과 소통을 뜻하는, 생명과도 같은 자존의 의미로 현대의 소통의 언어로 재해석되어 주변과의 연결소통의 이미지로 부각된다면, 예술이 일상 속 친근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소통의 통로가 된다.

에디터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편집위원)
자료제공 gallery Blue

양지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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