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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성욕은 재앙인가?

  • 입력 2018.04.09 09:57
  • 기자명 박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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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요즘 미투운동(Me too)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60억 지구의 역사를 통해 진화생물학적으로 남자는 되도록 많은 씨를 뿌리도록, 그리고 여자는 남자를 보수적으로 승낙하도록 진화해왔다. 그래서 남자들은 여자의 미소와 친절을 자신을 좋아하는 것으로 과장되게 해석을 해 왔고, 여자들은 아무리 남자들이 많은 선물을 주어도 신중하게 그 남자의 진심을 확인하도록 진화를 해 왔다.

남자와 여자는 그렇게 다르게 진화를 했다. 그 이유는 지구가 지금처럼 문명화되기 전에 의학이 발전하고 산업혁명이 발전하기 전에는 태어난 애들 중에 소수만 살아남았고, 역병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고, 인간의 노동력이 중요했기 때문에 많은 자손이 필요했다. 그래서 되도록 많은 아이를 낳아야 했다.

산업혁명 이후로, 1950년대 피임약이 노벨상을 받아 여성이 원하는 시기에 출산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안 낳고를 여자가 결정할 수 있었다. 여성에게 선거를 할 수 있는 참정권이 생기고, 여자에게 재산이 허락되었으며, 사회적 진출이 활발하고, 여성과 남성이 똑같이 교육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전쟁이 없어지고, 자원이 풍부해지면서 세상은 바뀌었다. 가슴 아프던 자궁의 역사와 여성의 역사가 종지부를 찍고, 이제는 여성과 남성이 평등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성은 특히 권력의 특성이 강하다. 권력이 있는 사람이 즉 ‘갑’이 ‘을’에게 다른 것을 요구하듯이 성을 요구하게 된다. 특히 거절하기 힘든 상황에 있는 을에게 갑이 다른 것을 요구하듯이 성적으로도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 지금의 ‘미투운동’으로 인해 어떤 사람에게는 그동안 쌓아놓은 명성과 가정을 내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떤 여자는 속이 시원하다고 얘기하고, 어떤 남자는 모든 남자를 미투의 희생자로 만들어서 사회가 삭막하고 앞으로 살기 어렵게 되었다고도 말한다.

남자의 지나친 성욕은 재앙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권력이 있거나 돈이 있는데 부인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섹스 파트너가 없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여자에게 호감을 표현하거나 친절을 베풀어도 미투운동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성희롱이나 성폭행은 ‘여자’가, ‘을’이 그렇게 느끼면 죄가 성립이 되기 때문이다.

21세기에 사는 남자들은 매우 혼돈스러울 것이다. 남자의 뇌는 이미 60억 역사의 DNA가 새겨져 있는데, 행동은 21세기 식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인권이 강화되고 있어서 성문화를 바꿔야 하는 과도기이거나 또 다른 흐름이지만 테스토스테론이 어떤 순간에 많이 분비되고 넘쳐나서 조절이 어려운 청소년기와 오랫동안 굶어서 이성과 욕망을 조절하기 어려운 남성이 범죄자가 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성에 대해서 연구하고 상담하는 의사입장에서 남자와 여자가 적대적인 관계가 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고통이다. 남자가 여자를 두려워해서, 마치 벌이 나비에게 꿀을 나르지 않듯이 되어 버리면 점점 세상은 AI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물론 지나친 기우이길 바란다. 성을 권력으로 사용하는 남자 혹은 갑은 정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가 성적으로 위축이 되어서 사랑의 꽃이 피지 않을까봐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