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생명이 숨 쉬는 바다를 만듭니다!

지구를 살리는 바다 사나이,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조상희 단장

  • 입력 2018.04.13 13:47
  • 기자명 신영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디저널]사람 몸의 70%가 물로 되어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70%도 물로 덮여 있다. 혈액이 탁해지고 몸에 수분이 빠지면 병이 생기고 늙는 것처럼 지구는 사람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과 바다를 깨끗하게 하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자연이 준 가장 큰 선물인 바다를 인간은 발전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오염시켜왔다. 하지만 그 뒤로 묵묵히 죽어가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으니,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조상희 단장은 “대원들이 매일 바다를 청소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끝도 없이 올라오는 바다의 쓰레기들을 보면서 ‘우리가 멈추면 바다는 죽는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바다는 우리가 후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재산입니다”라고 말한다.

바다를 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기에 오늘도 아무런 대가 없이 바다에 생명을 불어 넣는 이들,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조상희 단장을 MD 저널이 만났다.

◎ 고통을 잊기 위해 시작한 봉사, 지금은 전국 규모의 봉사단체로…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는 2014년 2월 조상희 단장의 주도하에 바다를 살리자는 마음으로 뜻을 같이 한 대원들과 일반인들이 모인 작은 조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부산에 150명, 그리고 전국적으로는 300여 명의 정회원으로 가진 봉사단체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는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을까, 그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7년 해군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 수중폭파대)를 제대한 조 단장은 전문 잠수사로 근무를 했다. 그러던 2012년 7월, 그는 경남 통영에서 작업을 하던 중 샌드펌프(스파이럴펌프로 물을 토사와 함께 빨아드리는 펌프 전문 장비)에 팔이 빨려 들어가는 오른쪽 팔꿈치 아래가 모두 찢기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무려 40년 간 바다와 함께한 그였지만 한 순간에 일어난 사고는 피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잠수 일을 할 수 없다는 허탈감과 사고로 잃은 팔은 그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고통은 계속 되었지만 그의 방황은 길지 않았다, 바로 봉사를 결심한 것. 조 단장이 처음 찾은 곳은 부산진역에 있는 급식 봉사단체, 이곳에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날 무렵, 그는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듣게 된다.
“요즘은 장애인도 봉사를 다 나오네.”
“그런데 한 팔로 무슨 봉사를 하겠다는 거지?”

그들의 수군거림은 비수가 되어 꽂혔지만, 그것은 조 단장의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봉사를 하자, 장애인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 조 단장은 곧바로 잠수사의 경력을 살려 봉사단체를 설립을 했고, 그렇게 2014년 2월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가 드디어 첫 걸음을 내딛게 된다.

◎ 이재민의 가슴에 희망을 심는 ‘한 팔 의인’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는 부산에 적을 두고 있는 만큼 처음에는 부산 이기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매일 4시간씩 40포대의 쓰레기를 모았다. 민간 잠수부들과 일반인들로 구성된 대원들은 바다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봉사를 해 나갔지만 쓰레기들은 전혀 줄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다는 깨끗해졌고, 이기대 일대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말 그대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기적을 이룬 것이다.

여기서 힘을 얻은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는 전국적인 규모로 봉사를 확대해갔다. 수해를 입은 지역은 물론 조상희 단장은 천안함 사태와 세월호 참사에 직접 참여해 민간 잠수부들을 직접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2014년 부산 기장에 집중호우가 났을 때도, 2016년 대규모 수해를 입은 울산 태화시장에도 그는 그 자리에 있었다.

“수해 지역은 말 그대로 전쟁터입니다.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그리고 목숨줄과 같은 장사 밑천을 잃은 사람들의 아비규환 속에서 봉사를 하고 있노라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해마다 수해는 반복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대원들은 흙구덩이 속에서 오물을 건져내고 있지만 그것이 이재민들의 가슴 속에 조그만 회생의 불씨를 심어 넣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결코 봉사를 멈출 수 없다.

또 지난 해 충북 괴산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났을 때 조 단장은 차 안에서 홀로 햇반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각종 오물과 수해 잔재물을 250포대나 수거해 ‘한 팔 의인’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아무런 대가 없이 순수한 봉사의 일념으로 전국을 누비며 수해 현장을 복구하며 이재민을 돕고 있는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조상희 원장에게 봉사 중 애로점을 묻자 뜻밖에 대답이 나왔다. 그것은 대원들이 수거한 쓰레기 포대를 해당 관청에서 신속히 처리해 달라는 것이었다.
“한번 봉사를 나가면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포대가 쌓입니다. 일단 물가 도로로 옮긴 다음 빨리 집하장으로 옮겨야 하는데 해당 관청에서 빨리 처리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주민들에게 집단 항의도 종종 받곤 합니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해당 관청에서 수거한 쓰레기 포대를 치워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번은 해변 도로에 쓰레기 포대 800포대를 쌓아 뒀는데 담당 직원의 늑장으로 이를 치워주지 않아 조 단장이 분통을 터트린 일도 있다.
이런 행정적인 문제 외에도 사실 더 큰 고민거리는 쓰레기를 담는 포대나 종량 봉투, 그리고 집게와 같은 봉사 도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는 현재는 정식 사단법인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후원을 받을 수 없어 운영비의 대부분 조 단장 개인이 충당하고 있다. “돈을 벌자고 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요즘 같은 때는 후원금을 개인이 유용하는 사건이 많아서 먼저 후원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얼마 전에는 한 방송인께서 우리 본부를 어떻게 아셨는지 쓰레기 포대를 200장이나 후원해 주셨어요.” 나라가 해야 할 일을, 그리고 내로라하는 수많은 환경단체들도 하지 않는 일을 개인이 사재를 털어 해 나간다는 것이 과연 지금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그런데도 정작 조 단장 “봉사가 뭘 바라기 시작하면 이미 그 생명은 끝난 것이죠. 그래도 지금 벌써 다섯 분이 제 통장으로 매월 만원씩 부쳐주고 계십니다. 제가 뭘 보고 믿을게 있다고 그렇게 도와주시는지, 정말 고마운 일이죠”라며 사람 좋은 얼굴로 웃어 보인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봉사를 이어나가고 있는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오늘도 어디에서 이들은 부족한 집게를 나눠가며, 그도 모자라면 목장갑에 의지한 채 사람들이 버려놓은 각종 쓰레기와 오물을 치우고 있을 것이다.

바다를 숨 쉬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관심과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당신이 UDT 바다살리기운동본부와 조상희 원장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는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