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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에 의한 혈당 상승과 장내 세균의 역할

  • 입력 2018.05.20 10:59
  • 기자명 김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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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인공감미료의 범람 
최근 비만에 대한 의식이 향상되고, 건강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설탕을 대체하여 칼로리를 낮추었다는 제품이 넘쳐 나고 있다. 이런 식품에는 설탕을 대체한 감미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감미료에는 우리 몸에서 소화, 흡수, 대사되는 당알코올이나 비당질계 감미료(천연 또는 인공감미료)가 있다. 인공감미료는 인공적으로 합성된 감미료이며, 설탕보다 소량으로 단맛을 내서 칼로리가 낮은 특징이 있다. 

미국 당뇨병학회와 미국 심장학회는 인공감미료 사용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으며, 설탕을 대체하는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면, 섭취하는 칼로리나 섭취 후 혈당 상승이 억제되므로 비만이나 당뇨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에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인공감미료의 당대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모른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그런데 습관적 인공감미료 사용이 혈당을 올리고 당대사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등장했다. 칼로리가 낮은 인공감미료가 당대사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 기전으로 장내 세균총의 역할을 생각할 수 있다. 

인공감미료의 종류 
인공감미료는 설탕처럼 자연에 존재하던 것이 아니며 화학적으로 합성된 감미료이다. 대표적 인공감미료에 아스파르탐, 아세스르팜, 스크라로스가 있다. ‘아스파르탐’은 2종류의 아미노산 아스파라긴산과 페닐알라닌을 축합시켜 제조한 감미료이며, 1 그램당 칼로리는 4 칼로리이지만, 감미도는 설탕의 200배이므로 설탕에 비해 소량으로 단맛을 낼 수 있어 저칼로리가 된다. ‘아세스르팜’은 지케텐과 산성 세제로 이용되는 파민산을 반응시키고 3산화유황으로 반응시켜 수산화칼륨으로 중화하여 결정화한 것으로 1 그램당 칼로리는 0 칼로리, 감미도는 설탕의 200배이다. ‘스크라로스’는 설탕을 원료로 만들며 설탕의 수산기 3개를 염소 원자로 치환하여 합성한다. 감미도는 설탕의 600배이며, 1 그램당 칼로리는 O 칼로리이다.

인공감미료는,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사카린이나 다른 감미료에 비해 쓴 맛이 적고, 단맛 지속 시간이 길며, 열에 비교적 안정되고, 물에 녹기 쉬운 특징을 이용하여 다이어트 음료나 커피 등의 음료, 껌이나 과자에 사용하고 있다.

인공감미료의 혈당치에 대한 단기 효과 
인공감미료가 혈당이나 인슐린 치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정상인에 포도당, 과당, 또는 3 종류의 인공감미료(아스파르탐, 아세스르팜, 스크라로스)를 투여하여 당대사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포도당 투여는 혈당과 인슐린, 그리고 소장에서 나오는 인크레틴으로 글루카곤 유사펩티드(GLP)-1 상승이 있었으나, 인공감미료 투여에 의한 혈당, 인슐린, GLP-1 상승은 없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다이어트 청량음료나 감미료가 들어 있지 않은 탄산수를 마신 후 당부하 검사를 시행하여, 당부하에 대한 혈당, 인슐린 변화는 양군에 차이가 없었으나 GLP-1의 곡선하 면적은 다이어트 청량음료 투여군에서 컸다. 이런 결과는 다이어트 청량음료가 인크레틴 분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다이어트 청량음료와 같은 양의 인공감미료를 섭취 후에 당부하 검사를 시행해도 당부하 후 GLP-1의 추가 분비 반응 증가가 없었다. 따라서 다이어트 청량음료를 마신 후 GLP-1 분비 증가는, 다이어트 청량음료에 들어있는 인공감미료 이외의 성분이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인공감미료에 의한 당뇨병 발생
인공감미료가 혈당을 올리지 않지만 당뇨병 발생을 증가 한다는 연구가 있다. 다이어트 청량음료를 섭취하면 비만과 관계없이 새로운 당뇨병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이다. 다이어트 청량음료를 주 1컵(237 mL) 이상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이 1.7배 높았다는 결과이다. 이 연구는 관찰 연구이며, 원래 당뇨병 위험이 높은 비만한 사람이 다이어트 청량음료를 많이 섭취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뇨병 발생률을 비만으로 조정해도 유의성이 있다는 결과는 비만 이외에 인공감미료에 의한 당뇨병 발생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즉 인공감미료가 단기적으로 혈당이나 인슐린 반응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면 혈당이나 인슐린에 대한 작용 이외의 기전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미각의 비만, 당대사에 대한 영향
인공감미료 사용에 의한 비만과 당뇨병 발생 원인의 하나로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므로 칼로리가 낮다는 생각에 방심하여 과식하는 경향을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며 체중이 느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약을 먹으니까 안심하고 식사를 많이 해서 체중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인공감미료 사용에 의한 심리적 영향 이외에 인공감미료가 미각에 미치는 생리적 반응이 섭식 행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알려졌다. 사람들은 단맛을 느끼고 이어서 혈당이 상승하며 기분이 좋아진다는 조건 반응에 익숙해져 있다. 인공감미료를 섭취하면 단맛에 따른 혈당 상승이 일어나지 않고 몸 안에 에너지는 없으므로 뇌에서 더 먹으라는 섭식 행동을 유발하여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또 인공감미료의 강한 단맛에 습관이 되면 단맛에 대한 감각이 둔해져서 단맛이 있는 당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도 알려졌다. 실제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단맛에 대한 감각이 민감하지 않아 식사를 많이 해야 만 만족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혀의 미뢰에 존재하는 미각 세포가 장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에서 단맛을 감지하면 인크레틴을 분비하며, 장의 나트륨/포도당 공수송체(SGLT1)가 발현되어 장에서 포도당 수송이 일어난다. 이렇게 장에서 단맛의 감각이 당대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대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를 주고 인크레틴 분비가 없어 장의 미각 수용체를 통한 당대사의 영향은 연구가 필요하다. 

인공감미료는 장내 세균총에 대한 영향을 주어 당대사에 관여한다
장내 세균총과 다양한 생활 습관병 관련성은 잘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감미료가 장내 세균총에 변화를 일으켜 내당능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도 보고되었다. 
인공감미료의 하나인 사카린(5% 사카린, 95% 포도당)을 투여한 마우스는 포도당만 투여한 마우스와 장내 세균총 분포가 달랐으며, 당부하 검사에서 내당능 이상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이 항생제를 투여하여 개선되었다. 또 사카린을 투여한 마우스의 장내 세균총이나 사카린을 첨가하여 배양한 장내 세균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면 내당능 장애를 일으켰다. 
사람에서도 사카린 투여에 의해 내당능 이상이 나타난 경우에 투여 전후에 장내 세균총 변화가 있었으며, 투여 후 장내 세균총을 마우스에 이식하여 내당능 이상을 일으켰다. 이런 결과는 사카린에 의한 내당능 이상 기전으로 장내 세균총 변화를 생각할 수 있다. 

사카린을 투여하면 장내 세균의 글리칸 분해 경로를 활성화시키며, 그에 따라 에너지 흡수 증가를 일으키는 장내 단쇄지방산 증가가 있었으며, 이것이 내당능 이상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쇄지방산이 인크레틴 분비를 통해 내당능을 개선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장내 세균총 변화에 의한 내당능 이상 발생 기전은 보다 복잡하다고 생각된다.

사카린에 의한 장내 세균총 변화는 연구되었으나 다른 인공감미료에서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지 아직 불명하고, 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대상자 수가 적어 근거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 

인공감미료를 꼭 먹어야 할까
 인공 감미료는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로 혈당 상승이나 섭취 칼로리를 억제하는 효과가 기대되어 비만이나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 유용할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면 미각을 변화시키고, 장내 세균총 변화를 통해 당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인공감미료를 칼로리가 낮다는 이유에서 안이하게 계속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며 식사 전체의 칼로리, 영양이나 미각의 균형을 고려한 인공감미료 활용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