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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치료, 대한민국이 하면 세계의 표준이 된다!

대한온열의학회 최일봉 회장

  • 입력 2018.06.11 12:58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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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의학의 역사에서 열은 가장 오래 된 치료 요법 중 하나다. 수술·항암·방사선은 가장 확실한 암 치료의 표준이지만 암 세포와 정상세포 모두를 공격하면서 많은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삶의 질은 물론 암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온열치료가 ‘새로운 암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스의 의성 히포크라테스는 ‘약으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수술로 고치고, 수술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열로 고친다’고 했습니다. 암 세포가 열에 약한 것을 이용해 온열치료를 이용했지만 정상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고 암 조직에만 열을 전달하는 기술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온열 치료의 발달과 함께 여러 가지 효과가 입증이 되면서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온열치료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의학이자 암 치료의 대안을 제시할 미래의학의 열쇠입니다.”
온열치료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로부터 각종 질병 치료에 근원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으로 인식이 되어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원전 3,500년 전 작성된 이집트의 파피루스 문서에도 유방암에 열을 이용해 치료한 기록이 남아 있고, 중세에도 열을 이용한 치료가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국내 온열치료는 1990년대 이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가 최근에 들어 암 치료에 다양한 효과가 증명되면서 온열치료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온열치료의 중흥기를 선도한 곳이 바로 대한온열의학회다. 
특히 대한온열의학회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2018 Asian Congress of Hypermetric Oncology(아시아온열의학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대한민국 온열의학의 수준을 알리고, 국제적인 메카로 그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이에 MD 저널은 세계 온열치료를 선도하고 있든 대한온열의학회 최일봉 회장을 통해 온열치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들었다. 

온열치료의 원리는 무엇인가?
찜질, 뜸, 온욕 등은 전 세계적으로 효과를 인정받은 보완대체요법으로, 온열을 인체에 가하면 혈류가 증가되고 혈관 확장으로 인해 영양소와 백혈구, 항체 등이 유입되며, 대사산물과 조직 파편들이 배출되어 염증 반응의 해소를 촉진시켜 면역기능이 활발해 지게 됩니다. 19세기말 이후, 암이 정상세포보다 열에 약하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전염병으로 장기간의 고열에 시달린 환자들에게서 육종이 치료되거나 완화되는 현상들이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최근 의료계에서는 암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심부까지 열을 전달하기 위해 0.1MHz 이상의 고주파를 이용하여 암 세포에 약 38.5~43℃의 열을 가해 암 세포를 파괴시키는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정상조직의 세포는 체내 온도가 증가하게 되면 혈관이 확장되어 열을 배출하게 되지만, 암 조직의 신생혈관은 혈관이 확장되지 않아 열을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소적으로 온도가 상승합니다. 이렇게 온도가 상승되면 열로 인해서 혈전이 생성되어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암 세포는 영양공급이 차단되어 괴사하게 되는 원리입니다. 이러한 온열 암 치료는 방사선 치료와 병행 시 세포의 대사를 촉진시켜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높일 뿐만 아니라, 항암 치료와 병행 하는 경우 세포막의 투과도를 높여 항암제의 효과를 높여 주게 됩니다. 최근에는 고주파를 이용한 Local Hyperthermia(국부 온열 치료기) 뿐만 아니라, wIRA(Water-filtered Infrared A)를 활용한 전신 온열 치료용 장비(WBH, Whole Body Hyperthermia), 초음파를 이용하는 HIFU(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고강도 집속 초음파)등의 장비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온열 학회는 1990년 이후 2015년 새롭게 창립을 했다.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알고 싶다. 
온열치료는 1980년대 미국에서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85년 그 유명한 ’RTOG 8504’ 프로젝트를 실시합니다. 미국에서 실시한 전국적인 내셔널 임상시험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실험은 실패했습니다. 온열치료는 43℃까지 열을 올려야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40℃까지밖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온열치료를 포기했지만 유럽과 일본에서는 그 이후로도 꾸준히 치료를 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새로운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 43℃에 미치지 못했는데 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가 향상된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암 세포를 파괴하지는 못했지만 체온은 1℃만 상승해도 피돌기가 빨라집니다. 체온이 높아지면 몸을 냉각시키기 위해 혈관이 넓어지고, 이때 항암제를 사용하면 암 세포와 접촉하는 시간이 많아지니 효과가 올라가게 된 것입니다. 또한 방사선 치료에서 산소 공급은 필수인데, 혈액순환이 잘 되니 결과적으로 암 세포가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방사선과 항암치료에 효과가 입증이 되면서 다시 한 번 온열치료에 관심이 커졌고, 2015년 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대한온열의학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온열치료를 통한 면역력 증대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온열치료를 통해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우리 몸에는 여러 종류의 면역세포가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T 세포인데, 문제는 암 세포가 이에 대한 방어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T 세포가 암 세포를 알아보지 못하게 가면을 쓰는 것입니다. 그러면 T 세포는 암 세포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하지만 자연살해세포, 즉 NK 세포는 암 세포의 위장에 관계없이 공격합니다. 면역세포는 주로 학습을 통해 암 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획득하는데, NK 세포는 본능세포라 어떤 위장도 통하지 않습니다. 몸에 고주파 온열이 가해지면 감마인터페론이 분비되고, 이 물질이 NK 세포를 활성화됩니다. 정상적인 NK 세포의 활성도는 500UNIT 정도인데, 온열치료를 받은 환자는 2,000UNIT 이상 활성화되기 때문에 암 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이 높아집니다. 

온열치료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내는 의학자도 많다. 이에 대한 최 회장의 입장은 무엇인가.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먼저 의학의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의학에서 ‘효과가 어느 정도 있더라’는 설명만으로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실상 ’RTOG 8504’ 프로젝트의 실패로 당시 많은 의학자들이 온열치료에 등을 돌렸습니다. 분명한 것은 당시와 지금의 치료 원리는 완전히 다릅니다. 엄밀히 말하면 온열치료는 수술·항암·방사선, 즉 3대 표준 치료의 보조요법입니다. 표준 치료를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회의적이라기보다는 ‘어디에 더 중요성을 두고 있냐’라고 보아야 합니다.

임상에서 온열치료의 효과를 증명한 사례를 소개한다면…
대한온열의학회 학회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공 사례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고농도셀레늄(셀레나제짋)와 온열치료(리미션 1℃)를 활용한 췌장암과 유방암 환자의 임상케이스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췌장암 환자의 경우 암 세포가 혈관에 붙어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는데, 온열치료를 통해 암 크기를 줄여 수술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췌장암의 경우 수술을 하느냐 못하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온열치료의 객관화를 위해 임상 데이터를 수집중이며, 국내에서는 약 100여 명의 치료 결과를 모아 올해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한 중국과도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체온을 올리는 방법이라면 찜질이나 온천, 그리고 가정에서 흔히 할 수 있는 반신욕도 있는데,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나.

온열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피부온도가 아니라 심부(深部)온도입니다. 얼마나 오래 가온을 할 수 있느냐인데, 미국에서는 12시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임상에서는 6시간이라고도 하지만 우리의 연구에서는 3시간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찜질이나 온천을 3시간씩 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특히 체력이 약한 암 환자의 경우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찜질이나 온천과는 달리 의료용 온열기는 심부에서 열을 올리기 때문에 면역세포가 빨리 활성화됩니다. 

온열치료에 대해 알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표준 치료를 하는 의사들에게 온열치료의 효과를 제대로 알리는 것입니다. 대한온열의학회는 지난 해 온열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올해 5월부터는 서울에 온열치료연구센터를 설립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초 연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임상과의 수준을 맞춰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내 기기 회사와의 연계를 통해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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