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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히 내주는 숲의 아늑함, 국립산림치유원

  • 입력 2018.06.22 15:45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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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복지. 다소 생소한 말로 들리지만 숲이 지닌 수많은 순기능을 국민에게 돌려주어 건강과 행복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다. 경북 영주에 위치한 국립산림치유원은 산림 복지 서비스를 실제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

산속에 위치한 치유원 전경
산속에 위치한 치유원 전경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가 바로 등산이다. 산에 오르면 기분도 건강도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이 좋고 숲이 좋은 이 ‘느낌’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숲을 체험한 뒤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코티졸이 감소한 연구 결과나 담낭 제거 수술 환자를 숲이 보이는 병실과 벽돌로 둘러싸인 병실에 각각 입원시키자, 숲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가 진통제 복용 횟수도 적었고 퇴원도 먼저 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거기에 산림 공원을 자주 찾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병원을 찾는 횟수가 적었다는 연구 결과 등 수많은 데이터가 숲이 사람의 건강에 관여하는 순기능을 입증하고 있다. 숲에서 대량 방출되는 피톤치드나 음이온은 또 어떠한가. 숲의 치유력을 상징하는 단어처럼 여겨지는 피톤치드나 음이온이 건강에 미치는 좋은 영향 역시 충분히 밝혀졌으며, 이에 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숲은 도시의 삶에서 지친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에너지 보고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국립산림치유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더 반갑다. 국가가 제공하는 산림 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산속 비밀 별장의 밤

국립산림치유원은 당일이나 1박 2일 등 단기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들을 위한 주치마을과 수련센터, 치유정원, 수(水) 치유센터, 건강증진센터 등이 들어선 '주치지구'와 장기 체류자를 위한 문필마을이 위치한 '문필지구'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 공간들을 '치유의 숲길'이라 이름 붙은 9개의 숲길이 감싸고 있다.

한적한 산골 별장촌을 연상시키는 주치마을과 문필마을의 숙박 시설은 자연 재료인 목재와 황토로 만들었다. 특히 단기 여행객을 위한 주치마을의 숙박동은 복층 구조의 단독 빌라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2인실을 신청한 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추가 요금을 내고 서너 식구가 사용해도 좋을 크기다. 마을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덕분에 마치 산속 비밀 산장에 들른 듯 입구부터 여행의 설렘을 준다. TV가 없으니 소곤소곤 이야기 나누기 좋고, 인터넷이 안 되니 그동안 치웠두었던 책을 꺼내 들기 좋다. 자정이 되면 산림치유원 전체가 소등을 하는데, 그때부터 본격적인 밤 이야기가 시작된다. 온 천지가 별이다. 하늘인지 땅인지 구분이 안 가는 깊은 산중에서 만나는 별빛이 꽃잎처럼 사뿐사뿐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 같다. 테라스에 앉아 별빛을 조명 삼아 고요한 밤 명상을 즐겨도 좋겠다. 
이곳의 밤은 심심해서 오히려 보이는 것이 많고 들리는 소리가 선명해진다. 아침이 되면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숙소동에는 주방도 없다. 언덕길을 되짚어 내려가면 저염식으로 조리한 찬과 유기농 쌈채를 곁들인 식사가 준비돼 있다. 속까지 정갈하게 다듬어주는 제철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는 즐거움은 하루를 시작하는 에너지가 된다. 숙박 프로그램에는 세끼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숲과 물, 향기가 어우러진 산림 치유 프로그램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당일형, 숙박형, 장기 체류형으로 나뉘는데, 첫 방문이라면 1박 2일 숙박형을 신청해보기를 권한다. 입소를 하면 건강증진센터에서 혈압, 체성분 등 신체 측정과 악력, 배근력 등 7종의 체력 측정기를 이용해 건강 측정을 한다. 특히 건강 측정 시 스트레스 지수와 원인 등도 체크해볼 수 있어 반응이 좋다. 건강 측정 후 음파반신욕기, 수압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아쿠아라인 등 6개의 최신 건강 치유 장비를 이용해 정신과 신체를 모두 이완한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네 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촘촘히 스케줄을 짜면 1박 2일 동안 ‘숲, 테라피’, ‘수, 테라피’, ‘휴, 테라피’, ‘DIY, 테라피’ 프로그램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다. 치유원에 조성된 마실길로 치유지도사와 함께 트레킹에 나서는 ‘숲, 테라피’가 가장 대표적이다. 운동 방법 등에 따라 숲 감성 충전, 활력 충전 트레킹, 낭만 충전 트레킹, 밸런스 워킹 등으로 나뉜다. 활력 충전 트레킹은 웨어러블 장비를 착용한 뒤 운동 강도에 맞춰 심박수를 확인하며 걷는 프로그램. 심박수 체크 운동은 내 몸이 보내는 사인을 확인하며 운동하는 것으로, 무리 없이 지속적인 운동을 할 수 있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밸런스 워킹은 노르딕 스틱을 이용하는 트레킹으로 상·하반신을 균형 있게 사용하는 전신운동. 웰빙 다이어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숲 감성 충전은 숲속 걷기, 놀이, 산림 체조 등으로 스트레스를 낮추며 자연과 교감하는 프로그램이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물을 이용한 치유도 가능한데, 바로 ‘수, 테라피’다. 물의 흐름과 수압을 이용해 심신에 활력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벤치젯, 버블젯, 넥 샤워 등 총 9종의 효과적인 물 치유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그 밖에 노천탕, 족욕탕도 있다. 입장 시 수영복과 활동복을 모두 제공해준다.

‘휴, 테라피’는 명상과 마사지, 향기 치유요법을 접목한 몸 깨우기, 약재차를 시음하는 프로그램 등 몸과 마음의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DIY, 테라피’는 향기 치유요법과 공예요법을 접목한 프로그램. 아로마 테라피 안내를 받고 향초 만들기, 석고 방향제 만들기 등을 선택해 배우는 과정에서 심신 안정을 꾀할 수 있다.

1박 2일 등 숙박형을 선택하면 입소와 함께 이뤄지는 상담을 통해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적절히 섞어 가족 맞춤 치유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 

숲, 수(水), 휴(休), 향기 등을 테마로 다각도의 치유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취향과 건강 상태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다. 중식이 포함된 당일형은 2만7,000원. 보통 많은 이들이 선택하는 1박 2일 숙박형은 숙박과 세끼 식사, 6시간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주중 2인실 2인 기준 12만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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