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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고 환호하는 K-Pop 팝의 본고장, 그 중심에 서다

  • 입력 2018.06.25 12:03
  • 기자명 진혜인(바이올리니스트/영국왕립음악대학교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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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하 “BTS”로 표기)이 미국 ‘빌보드 200(Billboard 200)’ 차트에서 1위에 오르며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미국의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에서 2년 연속 수상으로 화제에 오른 이후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이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으로 그들의 성공적인 업적을 축하했다. 
빌보드 차트는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대중성이 있으며 높은 권위와 공신력을 가진 전세계 대중음악계의 중심에 있는 차트로 빌보드(Billboard)라는 음악 잡지에서 매 주 앨범과 싱글(한 곡)의 성적을 합산하여 발표하고 있다. 그렇기에 전 세계 대중 음악계의 목표가 되고 있다. 
빌보드 차트 내에서도 수십여 개의 분야 중 가장 중요한 분야로 두 가지가 있다. 흔히 우리가 빌보드 차트 혹은 빌보드 순위라고 하면 떠올리는 싱글 차트인 ‘빌보드 핫 100 (Billboard Hot 100)’과 한 주간 미국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모든 장르의 앨범 판매량을 포함하는 메인 차트 ‘빌보드 200’이 그러하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에서 모습을 보인 것은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1년 김범수가 히트곡 ‘하루’를 영어로 리메이크한 버전 ‘헬로 굿바이 헬로(Hello Good-Bye Hello)'가 부문별 차트인 ‘핫 싱글스 세일스’에 51위로 처음 진입했다. 이후 빌보드 메인 차트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는 ‘아시아의 별’ 보아와 뒤를 이어 ‘빌보드 200’과 함께 메인 차트로 꼽히는 ‘핫 100’에 처음 진입했던 원더걸스가 있다. 그 후 2012년 가수 싸이(PSY)가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열풍을 일으켰다.

이는 과거 영국 밴드 ‘비틀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해 빌보드 차트를 점령했을 때 ‘브리티시 인베이전(영국의 침략·British Invasion)’라고 불리었던 것과 비교될 정도로 외신들에서 ‘코리안 인베이전(한국의 침략·Korean Invasion)’이란 신조어를 내놓으며 보도하고 있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차트 1위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된 음악과 그 앨범이 12년만에 앨범 순위의 정상을 차지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팝 음악이라고 부르는 서양의 대중음악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9세기 중후반 남북 전쟁 전후에 유행했던 미국 엔터테인먼트 쇼 중 하나인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얼굴을 검게 칠한 분장을 한 백인이 연출된 노래와 춤, 독자적인 희극의 형태-가 대서양을 건너 영국으로 전해졌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재즈와 블루스, 로큰롤이 미국에서 영국으로 전파되었다. 1910년대 이후 이런 음악은 레코드 산업, 소비자, 미디어와 결합하면서 이런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그렇기에 대중 음악계에서 그 음악의 본고장인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모든 아티스트들의 꿈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 축전
문재인 대통령 축전

우리말의 가사로 세계가 노래하다
이번 BTS의 수상이 대중 음악사의 팝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해도 될 만큼 미국의 빌보드를 포함한 그래미 상,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브릿 어워드 등의 팝 음악 시상식은 비서구권 출신 가수들에게 폐쇄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인종적인 면으로 보자면 백인들 중심의 문화에 20세기 중반 흑인 음악이 발을 얹고 80년대 히스패닉 계들의 음악이라 할 중남미의 라틴 팝이 어우러지며 그들 중심으로 진행이 되어왔다. 
그러던 중 이번에 아시아권 음반으로는 처음으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비영어권의 언어로 낸 앨범이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한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유명한 독설가로 잘 알려진 프로듀서 사이먼 코웰(Simon Cowell)이 기획한 그룹인 일 디보(Il Divo)가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으로 노래한 앨범 <앙코라(Ancora)> 이후 12년 만이다. 다만 일 디보의 경우에는 비 영어권이라 할지라도 미국의 제작자와 메이저 레코드사를 통해 발매, 유통되며 미국의 자본과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와 달리 BTS는 철저하게 한국의 제작자와 시스템을 통해 기획되고 성장한 그룹이기에 폐쇄적이었던 팝의 시장에 정상을 차지한 것은 더 의미가 있다. 보통 해외 진출의 경우 발매되는 해당 나라의 언어로 앨범을 내는 것이 관례이지만 그들은 국내와 해외 음반이 모두 한국어 가사를 그대로 살려냈기에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해외 팬들의 입에서 정확한 한국어 가사로 제창하는 광경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이다. 이에 국내외 언론을 포함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축전을 보내 그들의 성공에 격려와 박수를 보냈다. 이를 통해 각국에 한국을 알리는 큰 원동력이자 문화 교류의 에너지가 될 수 있는 앞으로의 날들을 기대해볼 만하다. BTS가 미국을 사로잡은 요소 중 하나는 그들의 홍보 방식이다. 데뷔 초부터 기존의 전파를 타는 방송이 아닌 트위터나 유튜브와 같은 자체 소셜 미디어(SNS) 채널을 활용하며 영국의 가디언지(the Guardian)에서 ‘the K-pop kings of social media (소셜 미디어계의 K팝 제왕)’라고 소개될 만큼의 활동량을 보였다. 
이러한 그들의 활동은 소셜 미디어에 익숙한 국내외의 밀레니엄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SNS를 통해 해외 팬들과 소통하며 그로 인해 강력한 팬덤(fandom; 열광자, 광신자라는 의미의 fanatic과 세력, 범위를 뜻하는 dom의 합성어로 특정 스타나 장르를 선호하는 팬들의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기존의 영미권의 팬 문화는 자신의 뮤지션의 앨범을 소비하는 정도에 그치는 모습을 보이며 국내의 모습과는 달리 적극적인 활동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2016년부터 북미권의 팬덤이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한국의 팬덤 문화와 연결되며 적극적인 팬 문화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BTS는 팬들의 홍보 활동 덕분에 해외에서 비주류 뮤지션으로 반짝인기를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류 시장(mainstream)에 오를 수 있었다. 팬들은 뮤직비디오를 끊임없이 SNS를 통해 공유하거나 그 동영상을 처음 접한 주변인들의 반응을 찍어 올리는 등 자체적인 홍보 활동으로 그들의 성공을 도왔다. 
특정 지역에 머물지 않고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에서 “노래를 사랑하는 일곱 소년과 소년들의 날개 ‘아미’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라고 밝힌 것과 같이 그들의 이뤄낸 성과에서 팬클럽 ‘아미(ARMY)’는 큰 역할을 차지했다. 
이렇듯 그들은 팝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모든 대중음악 아티스트들의 막연한 꿈이나 포부가 아닌 현실로 이루어낸 그들의 성공적인 발걸음에 주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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