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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힘들게 하는 과거로 간 마음 Ⅱ
  •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승인 2018.07.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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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이제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불건전하다고 보는 이유를 보겠습니다. 좋은 과거 생각과 안 좋은 과거 생각이 있듯이 미래에 대한 생각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걱정이 되고 불안하게 만드는 암울한 미래에 대한 생각이 한 가지고, 계획을 세우는 형태 또는 앞으로 다가올 설레는 생각이 또 한 가지입니다. 
과거에 대한 생각처럼, 우선 우리에게 주로 떠오르는 미래는 걱정되고 불안한 내용의 미래입니다. 걱정거리가 있다든지 해결해야 될 일이 있으면 그것이 해결될 때까지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게 됩니다. 
반면에 계획을 세운다든지 앞으로 다가올 것을 생각할 때 설레게 하는 미래는 떠오르는 힘이 약합니다. 이처럼 우리 마음이 자주 찾아가는 미래는 우리를 걱정되게 하고 불안하게 합니다. 
이러한 안 좋은 미래 생각은 불건전합니다. 안 좋은 미래 생각을 하는 정도에 따라 정신건강이 결정됩니다. 많이 하면 할수록 정신건강이 안 좋게 됩니다. 걱정되고 불안한 정도가 아주 커지면 불안장애로 진행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좋은 미래 생각조차 왜 불건전한 것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보겠습니다. 계획을 세운다든지 앞으로 다가올 것을 생각할 때 설레게 하는 미래 생각은 좋은 추억처럼 긍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미래 생각을 본질적으로 불건전한 것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좋은 추억이 불건전한 것으로 분류되는 이유와 같습니다. 
먼저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 종류의 계획은 회사나 국가에서 몇 개월 후 몇 년 후 일을 어떻게 진행할지 그것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세부적인 것을 정하는 계획들입니다. 
두 번째 종류의 계획은 막연히 미래를 그려보고 계획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종류의 계획은 미래 생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현재적인 성격을 띠는 계획입니다.
 왜냐하면 이 계획은 실제 벌어질 일을 위하여 현재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할 일에 동원될 사람, 물품, 장비 등과 일의 진행 순서가 이 계획에는 들어 있고 계획을 세운 순간부터 계획을 세운 일이 달성될 때까지 실제로 그 계획에 따라 진행됩니다. 
이러한 준비 작업 없이는 어렵고 복잡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건전한 대상에 속하는 미래 생각은 두 번째 종류의 계획입니다. 막연히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획하고 그려보는 것은 불건전합니다. 
현재 정말 풀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여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짜내거나 남과 의논하여 대책 등을 세우기보다는 공연히 자신의 생각에 기반을 두어 현실적이지 않은 계획을 세우고는 실천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시간만 낭비한다면 불건전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잘 실천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하기는 싫고 안 하고 있자니 불안하여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계획을 세우는 것을 통해 자신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일시적으로 안심하는 것이, 계획을 세울 때 심리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러고는 실천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또 계획을 세웁니다. 시간만 낭비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앞서 말한 마음의 속성에 의해 그 쪽으로 길이 생겨서 일이 잘 안 될 때 쉽게 계획을 세우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또 마음을 설레게 하는 미래 생각조차 왜 불건전한지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를 걱정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드는 미래 생각이 아니라 내일 갈 소풍을 생각하거나 앞으로 여름 방학에 할 일을 생각하는 것과 같은 미래 생각도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는 있지만 앞서 말한 좋은 추억이 그런 것처럼 진행되는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재의 가치나 소중함을 모르고 현재를 당연하게 여기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뭘 기다린다는 것은 지금보다는 앞으로 올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현재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 현재가 좋지 않으면 우리는 불행해집니다. 
예를 들면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지금 빨간불 동안에는 안 좋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빨간불이 켜져 있는 동안 좋으면 굳이 파란불로 바뀌는 것이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빨간불이 켜져 있는 동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빨간불이 켜져 있을 때는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고, 파란불이 켜지면 파란불이 켜졌을 때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좋습니다. 
어떤 것을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학생이 방학이 기다려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기 중이 안 좋다는 것입니다. 방학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학이 오기 전에는 학기 중입니다. 좋아하지 않는 학교를 다녀야 하니 학기 중에 학교를 다니는 동안 불행합니다. 뭔가를 기다리지 않는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시간을 쓰다가 가는 존재이고 가장 소중한 것이 시간인데 앞으로 벌어질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하는 미래 생각을 하는 것도 불건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모든 과거 생각, 미래 생각은 본질적으로 볼 때 정도차이는 있지만 모두 불건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마음이 현재에 있는 것이 왜 건전한지 그 이유를 보겠습니다. 마음이 현재에 있을 때 우리에게 진정하게 이익이 되는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건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마음이 현재에 있으면 과거와 미래로 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속성상 한 순간에 한 곳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과거와 미래로 갔을 때 빠질 수 있는 상태인 화나 불안에 빠지지 않고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둘째는, 현재에 집중함으로써 특히 우리의 몸과 마음에 집중함으로써 몸과 마음의 본질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는, 세상의 이치와 순리를 알 수 있습니다. 
넷째는, 현재에서 뭔가를 함으로써 항상 축적이 됩니다.
다섯째, 현재에 마음이 오롯이 와 있으니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이익이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후회되거나 화가 나는 과거에 가 있거나, 걱정되고 불안한 미래로 가있는 한 우리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화가 나거나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와 같이 정신치료(심리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정신과 의사나 정신치료자들은 “정신불건강, 노이로제, 정신병은 과거와 미래에 사는 것이고 정신건강은 현재에 사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숲 속의 경」(쌍윳따 니까야 제1권 117~118쪽)에도 현재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경에는 천신과 붓다와의 대화가 나옵니다. 천신이 “숲 속에 사는 비구(승려)가 하루에 한 끼만 먹고도 어떻게 얼굴이 그렇게 맑고 깨끗합니까?”하고 질문하니 붓다는 “숲 속에 사는 비구가 하루에 한 끼만 먹고도 얼굴이 그렇게 맑고 깨끗한 것은 지나간 것에 마음을 애태우지 않고 앞으로 올 일을 바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잘 지키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환자들이 병이 난 과정을 보면, 어떤 문제에 봉착하여 그것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도 못하고, 주위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해결도 못하고, 그 문제와 씨름하다가 병이 납니다. 이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보다는, 문제와 관계된 과거와 미래로 엄청나게 많이 가 있다가 병이 납니다. 본질적으로 볼 때 어떠한 생각이든 생각은 과거와 미래로 간 것입니다. 나는 누가 생각이 많다고 하면 ‘그 사람은 과거, 미래로 많이 가 있구나’하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가 인생에서 괴로움을 느끼거나, 콤플렉스를 가지거나, ‘이것은 도저히 내 인생에서 해결이 안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어떠한 것도 자세히 보면 그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 것입니다. 똑같은 일을 당해도 그에 대해 생각을 안 하면 생각을 많이 한 것에 비해 괴로움이 훨씬 적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에 대해 생각을 줄이면 줄인 만큼 괴로움이 줄어듭니다. 이것은 실제로 해 보면 압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에게 생각을 줄이도록 도와주면서 환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줄이면 고통도 줄고 정신적인 증상도 주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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