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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관련 행정처분과 재량권 일탈·남용
  • 최민호(법무법인 세승 변호사)
  • 승인 2018.07.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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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의료법 제23조의3 제1항 본문은 의료인 등이 의약품공급자로부터 의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 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의료인 등이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88조 제2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더욱이 같은 법 제66조 제9호는 이와 같은 ‘리베이트’ 행위를 면허자격정지처분의 사유로 정하고 있다.

한편,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제4조 등은 행정처분의 세부적 기준을 정하고 있다. 특히 ‘리베이트’의 경우 그 수수액을 처분의 기준으로 삼는데, 과거 수수액이 300만 원 미만(1차 위반)이라도 ‘자격정지 2개월’이던 것이, 2013. 3. 29. 개정(같은 해 4. 1.부터 시행)에 따라 ‘경고처분’으로 완화되었다. 다만, 개정 부칙 제3조는 2013. 4. 1. 이전 300만 원 미만(1차 위반)의 리베이트를 받은 경우에도 종전 규정에 따라 처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3. 4. 1. 이전 300만 원 미만 리베이트 수수를 이유로 2013. 4. 1. 이후 면허자격정지처분을 받은 의료인 등이 법원에 처분의 위법·부당함을 수차례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매번 보건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최근 법원의 태도가 바뀐 것으로 평가되는 판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사안에서, 원고는 서울 소재 재활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로 2011. 10.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제약회사 영업사원 등으로부터 의약품 판매촉진 목적으로 합계 152만 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다. 원고는 이를 이유로 2016. 8. 26.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기소유예처분을 받고, 같은 해 10. 26.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 2개월을 받았다. 이에 대해, 원고는 첫째, 현행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의 소급 적용과 둘째, 자격정지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첫 번째 주장은 배척하였으나, 두 번째 주장을 인용하여 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다. 법원은 원고의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 의약품 처방의 연관성이 떨어지고, 자격정지처분 당시 리베이트 수수액이 300만 원 미만인 경우 ‘경고처분’이 적정하다는 새로운 규범 상태가 생겼다고 보았다(서울행정법원 2017. 6. 15. 선고 2017구합51044 판결).

피고인 보건복지부장관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항소하였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 역시 현행 개정 시행규칙은 그동안 제도 운용 과정의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는 취지로 처분의 경중을 합리적으로 개정한 것이라면서, 보건복지부장관의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7. 11. 22. 선고 2017누56867 판결).

보건복지부장관은 이후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도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8. 3. 15. 위 상고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하였다(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7두73389 판결).

한편, 서울행정법원은 최근에도 유사한 사안에서 이상과 같은 이유로 보건복지부장관의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판결을 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8. 5. 10. 선고 2017구합76128 판결).

이에 따르면, 의료인 등이 2013. 4. 1. 이전 리베이트를 수수하였더라도 보건복지부장관이 2013. 4. 1. 이후 위 행위에 대한 처분을 하는 경우 개정 시행규칙을 참작하여 ‘경고처분’을 내릴 수 있음에도 그러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법원의 이와 같은 태도 변경은 형사처벌의 공소시효 및 자격정지처분의 처분시효(5년)를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번에 소개한 법원의 판단은 ‘리베이트’ 외에도 위반행위 시 법령과 처분 시 법령이 변경된 사안에서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료법 등 의료관계법령은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이 함께 문제 되는 경우가 많고, 때에 따라서는 형사처벌보다 행정처분이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는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통한 효과적인 권리구제수단 강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민호(법무법인 세승 변호사)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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