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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에 대하여

[엠디저널]인터넷과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 덕분에 요즘에는 신경과나 이비인후과를 바로 찾는 어지럼증 환자가 많아졌다. 이전에는 어지럼증이 있으면 빈혈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가, 달팽이관 혹은 뇌혈관 문제로 어지럼증이 생긴다는 인식이 늘어나게 된 결과다.

사전적으로 어지럼증은 움직임에 대한 착각현상으로 나 자신이나 주위가 정지해 있음에도 마치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을 받는 회전감을 말하는데, 이 뿐 아니라 아찔한 느낌 혹은 휘둘리거나 붕 떠있는 듯한 느낌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사실 어지럼증은 우리가 흔히 느끼는 증상이다. 높은 산이나 빌딩 위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볼 때, 흔들리는 놀이기구나 배를 탔을 때, 혹은 극장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화면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볼 때도 가볍지만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어지럼증은 주로 전정계의 이상에 의해 발생되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달팽이관이라고 말하는 전정기는 귀의 고막 안에 위치한 세반고리관과 타원낭, 주머니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머리의 위치 감각을 담당한다. 여기에서 전달된 감각은 전정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이 전정기에서 뇌로 연결되는 회로에 어디든 이상이 생기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또 시력, 관절과 근육을 통해 전달되는 체성 감각의 이상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도수가 높은 돋보기를 쓰거나 흔들리는 차나 배를 타고 있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은 공간 인지와 자세유지의 일시적인 장애에 의해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전정계통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술에 취한 상태나 제자리에서 빙빙 돌다가 갑자기 섰을 때를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치 주위가 뱅글뱅글 도는 듯하고 내 몸이 기울어지는 것 같으면서 움직이려고 하면 더 어지러워 중심을 잡을 수 없으면서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느낌이다.

 이에 비해서 전정계통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어지럼증은 잘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 즉 마치 붕 뜬 것 같거나 머리가 개운하지 않으며, 꺼질 것 같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같은 그런 느낌이 대부분이다. 비전정계 어지럼증은 내과적 질환, 약물, 심리적 원인에 의해 초래된다. 전정계 어지럼증은 다시 귀 질환에 의한 말초성 어지럼증과 뇌질환에 의한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나누는데,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종양이나 뇌경색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진단이 늦어지거나 그대로 방치되면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말초성 어지럼증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양성 체위성 발작성 현훈>으로 특정한 머리 위치에서 짧은 일과성의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되는 경우이다. 갑자기 고개를 돌리거나 숙이거나 뒤로 젖힐 때 수초간 지속되는 어지럼증이 생겼다가 가라앉는 특징을 보인다. 세반고리관에는 림프액이 채워져 있는데, 이석이라는 작은 돌멩이가 이 림프액 안을 떠돌아다니다가 머리의 위치가 바뀜에 따라 신경을 자극해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머리 위치를 바꿈으로써 세반고리관에 떠다니는 이석을 제 자리로 이동시키는 술기를 시행하여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은 어지럼증의 원인은 전정신경염으로 환절기나 감기를 앓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런 심한 어지럼증, 구역, 구토를 보이면서 머리를 움직일 때 더 심해지고 눈동자가 좌우로 흔들리는 안구진탕을 보인다. 어지럼증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심한 공포감을 느끼고 응급실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항히스타민제 같은 전정기능 억제제와 항구토제를 복용하면서 안정하면 수 시간 혹은 수일 후에는 소실된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과 동반해서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무언가 차있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잘 안 들리며, 구토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어지럼증은 갑자기 발생하여 수 시간 동안 지속되지만 이명이나 청력 소실은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대증 치료와 함께 소금 섭취를 제한하고 이뇨제를 병용 투여한다. 심한 경우에는 증상이 호전되면 전정 재활운동을 시행하기도 한다.

 

중추성 어지럼증

숨골이나 소뇌에 일시적인 혈액순환 장애가 있거나 뇌경색 혹은 뇌출혈이 발생하면 어지럼증을 호소하게 된다. 완전히 혈관이 폐색되어 뇌경색이 초래된 경우에는 어지럼증 외에도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거나 발음이 어눌해지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 등 다른 신경학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시적인 혈액 순환장애에 의해 어지럼증이 생기는 경우는 다른 이상 증상이 없이 어지럼증만 몇 분에서 몇 시간 지속되다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무심코 지나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많거나 뇌혈관 질환의 위험인자, 즉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으면서 반복적으로 어지럼증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과 의사의 자세한 문진과 진찰이 필요하다.

전신성 어지럼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와 같은 내분비질환, 심장 부정맥, 기립성 저혈압에서도 어지럼증이 발생될 수 있으며, 노인에서는 백내장, 노인성 난청도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전정계에 독성을 지닌 약물을 오래 복용할 때도 나타나는데, 일부 항생제, 항경련제, 진정제가 여기 포함된다. 이 밖에 공황장애, 불안, 히스테리와 같은 심리적 원인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위와 같이 어지럼증은 그 원인도 다양하고 원인에 따라 치료도 달라지므로 자가진단은 금물이다. 특히 중추성 어지럼증은 매우 위험한 질환을 암시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밀한 검사가 필요한데, 고령, 뇌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어지럼증은 심하지 않은데도 걸을 수 없을 때, 어지럼증과 함께 심한 두통이 동반되었을 때, 어지럼증과 함께 다른 신경학적인 이상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신영인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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