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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습격Ⅰ

- 당신을 노리는 회색의 암살자

  • 입력 2018.08.14 16:46
  • 기자명 신영순(누리사랑 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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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올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덥다. 언론에서는 24년만의 무더위라고 하고 누군가는 난생 처음 맞는 날씨라고 한다. 한반도가 아열대화되어 간다는 우려, 환경오염에 따른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며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초열대야가 지속되는 한여름 날씨에 모두들 헉헉거리고 있다. 공기도, 물도, 땅도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진 것들이 그 한계를 벗어날 때 우리의 생활도 속도가 더디어 진다. 그리고 삶의 질도 때로는 함께 나빠진다. 

축복처럼 주어진 공기나 물은 우리가 그 소중함을 잘 인지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숨을 쉬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만약 공기가 없다면 단 한순간도 견디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실제로 30초만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의 파괴가 시작된다고 되어있고, 저산소증이 1분 이상 지속될 때에는 의식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마시는 물이나 우리의 먹거리를 공급해주는 토양의 질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인류의 문명이 발달 할수록 이러한 환경 조건들이 나빠지고 있다. 특히, 1930년대 시작된 화학의 시대 이후 수많은 오염물질들로 환경의 황폐화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염된 공기가 우리에게 당장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가 크게 대두된 것은 1952년 런던에서 대기오염 상태가 일주일동안 지속되면서 어린이와 노약자 등 4천여 명이 사망한 ‘런던 스모그’와 1960~70년대 자동차 배출 가스와 이상고온 현상, 분지 지형의 여건이 결합하여 생겨난 광화학 스모그로 인한 건축물 부식 및 호흡기질환 사망 사건이 일어난 ‘LA 스모그’두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 관심이 대기오염으로 쏠렸고 특히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인한 LA 스모그는 현대의 대도시에도 생길 수 있는 문제로 남아있다. 서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대기오염은 건물의 부식, 자연 생태계의 변화 뿐 아니라 인체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특히 호흡기계 관련 질환들의 증가와 악화를 유발한다.

오존, 황사, 미세먼지 등이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대기환경 보전법에 따라 예보 및 경보를 하게 되어 있다. 요즘은 거리 전광판에 매일 현황이 개시되어진다. 그뿐 아니라 휴대폰 어플로도 개인이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황사는 몽고와 중국의 사막지역 및 황화강 유역의 황토지대가 발원지가 되며 봄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 분진 입자는 대부분 미세한 모래와 지각의 일부로 구성되지만 요즘은 오염물질들이 섞이면서 인체에 더 심한 해를 끼친다.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분진, 즉 머리카락 7분의 1 굵기이며 그 중, 2.5마이크로미터 이하는 ‘초미세먼지’로 분류되며 머리카락의 30분의 1 정도의 굵기이다. 그 중 0.1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작은 경우는 ‘극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미세먼지는 수백 가지의 다른 화학물질들로 구성되어 있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입자들로써 고체와 액체 방울이 섞여 있다. 이들은 대부분 발전소, 제조 공장들, 자동차에서 나오는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 등 화학물질들의 복잡한 반응으로 만들어지며 일부는 건설현장이나 비포장도로, 굴뚝연기, 화재 등을 통해 생성되어 진다. 

요즘 논란이 많은 디젤차의 배기가스 미세먼지는 2013년 WHO에서 1군 발암 물질로 분류된 바 있다. 미세먼지(PM10)는 상기도나 큰기관지 혹은 폐 깊숙이까지 도달할 수 있고 초미세먼지(PM2.5)는 소기도와 폐포에까지 이른다. 특히 극초미세먼지(PM0.1)는 폐포 및 혈관, 림프계를 거쳐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데 뇌에 도달하거나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에게까지 전달된다. 

미세먼지에 단기간 노출되었을 때에는 원래 천식이나 COPD가 있던 환자들에게서 호흡곤란이 악화될 수 있고, 호흡기 감염으로 입원하는 횟수가 늘게 되며, 기존에 심질환이 있던 환자들도 심장발작이나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중 천식환자에서 증상악화와 폐기능 저하, 심지어는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으며 소아와 성인 모두에서 해당된다. 그리스, 뉴욕, 홍콩 및 한국의 역학적 조사에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 되었다. 그 영향은 입자가 작을수록 영향이 더 크고, 소아와 노인군에서 더 위험하다. 건강한 어린이나 성인의 경우에는 눈, 코, 인후 자극증상, 기침, 흉부 압박감, 호흡 불편감을 일시적으로 느낀다. 즉, 천식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서도 폐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코호트 연구에서도 PM2.5 농도가 기준보다 낮은 중등도의 미세먼지의 노출도 폐기능을 감소시키는 영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단기간 미세먼지 농도 증가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을 증가시키며 특히 심혈관계에 의한 사망과 호흡기계 원인으로 인한 사망, 폐암으로 인한 사망 증가에 큰 영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수년이상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직업적인 노출 포함)  정상인이라도 폐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고 만성 기관지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조기사망을 초래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폐암, 심장 및 뇌혈관 질환, 관상 동맥질환, 선천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태아시기에서 부터 유아기의 폐 발달의 장애 및 아동기 전반에 걸친 폐기능의 부정적인 영향과 성인에서의 폐암 증가와 상당한 유의성이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천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이는 네덜란드, 독일, 한국, 스위스, 미국 등의 여러 나라 코호트 연구에서 그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천식 환자에서 장기간 노출로 폐기능 저하, 잦은 악화로 조절 자체가 힘들게 되므로 지속적인 미세먼지 농도의 감소 노력이 중요하다.

미세먼지가 천식에 영향을 끼치는 기전으로는 산화스트레스의 유도, 기도 염증의 증가, 알레르겐 감작의 촉진, 기도과민성 유발, 천식의 동반 질환이자 악화요인인 비염의 악화, DNA 메칠화(유전 감수성과 후생유전학) 등이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증가하는 이러한 질환에 대한 대책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정부 주도의 대기 오염 물질 감소 노력 외에 외출 금지, 보건용 마스크 착용, 공기 청정기 사용의 개인적 노력과 가능한 조기 발견 및 관리 등의 일반적인 대책 외에는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의 문제에 실제로 많은 이들이 꽤 무관심하다. 그러기에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관심과 환자군의 조기발견, 관리 등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며칠 전 폐암으로 치료 후 관리를 받고 있는 지인이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고로 심하다고 휴대폰 어플에 떠서 외출도 못했다고 하소연 하셨다. 겨울뿐 아니라 한여름에도 이제는 마음 놓고 숨도 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오염이 있다고 모두가 아픈 것은 아니다. 성별, 연령, 비만여부, 유전적 감수성 등의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차이점이 있다. 병의 경과나 치료에 있어서도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지난 25년간 OECD국가들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7ug/m3에서 15ug/m3으로 낮아진 반면 한국은 26ug/m3에서 29ug/m3으로 증가하여 COPD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였고, 그중 COPD 환자수는 340만 명에 이르고 40세 이상 유병율은 13%에 이른다. 그에 따라 호흡기 질환 사망률도 암, 뇌혈관질환, 허혈성 심질환에서 감소하는 것과 달리 계속 증가하여 2013년 인구 10만 명당 70명으로 OECD 평균보다 높고(인구 10만 명당 64명) OECD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률이 회원국 중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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