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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받는 국민 없이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나라’ 만든다

중앙치매센터 김기웅 센터장 INTERVIEW

  • 입력 2018.09.05 11:21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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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치매는 암과 함께 국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양대 질환 중 하나로 이제는 그 누구도 ‘나는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치매가 무서운 이유는 본인이 겪는 고통은 물론 그 가족까지 모두 경제적인 부담과 함께 삶의 질도 급격히 황폐해져 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관심과 함께 국가가 직접 나서서 치매환자를 돌보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에 앞서 대한민국의 치매 돌봄을 선진국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치매는 영혼의 죽음’이 아니라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병’으로 사회적 인식을 바꾼 곳이 있으니, 바로 ‘중앙치매센터’가 그곳이다. 
MD 저널은 진단과 치료, 그리고 재활에서 요양까지 치매에 관한 모든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노력하고, 치매 완전정복을 꿈꾸며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나라’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앙치매센터 김기웅 센터장을 만났다. 

대한민국 치매 현황과 앞으로의 추세에 대해 알고 싶다.
현재 국내에는 76만 명의 치매 환자가 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 중 10명 중 1명이 치매이며, 유병률은 10.2%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50대 이상부터 치매는 급격히 늘어나며 80세 이상은 4명 중 1명이 치매환자입니다. 현재 평균 수명이 83세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국민 4명 중 1명은 죽기 전에 2~3년 동안은 치매에 노출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치매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치매는 10분에 한 명씩 생기고, 그 비율이 17년마다 2배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치매 역학 조사로 추정한 바에 의하면 2041년이 되면 대한민국의 치매 인구는 200만 명이 넘어서고,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치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2015년 대비 2050년까지 150%의 증가율을 예측하고 있는 반면 한창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아시아나 남아메리카는 300~400%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약 500%로 엄청난 증가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치매라고 하면 경제적인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치매의 치료 및 관리에 사용되는 의료비는 어느 정도인가.
단일질환으로 가장 많은 의료비가 지출되는 질환이 치매입니다. 현재 치매 환자 한 명 당 1년에 2천만 원이 소요되며, 국가적으로는 연간 13~14조 원이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금액도 10년 단위로 2배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GDP의 0.8%가 치매에 쓰이고 있으며, 2050년에는 약 3.8%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치매 쓰나미’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치매의 부담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막대할 것입니다.

이처럼 치매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선진국의 4배입니다. 외국의 경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데 100년이 걸린 반면, 우리나라는 25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추정치는 변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고령 치매 환자는 저학력자가 많았는데, 앞으로 이에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2050년까지는 굉장히 많은 요인들이 치매 동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했을때 앞으로 정책은 치매 환자를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도될 것입니다. 

치매는 예방이 가능한가.
치매의 예방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중 가장 확실한 것은 자신의 노력만으로도 치매 발병률을 1/3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2/3도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우리가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중증으로 갈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또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과 같이 우리가 흔히 아는 치매는 비가역적이지만, 정상압수두증이나 우울증, 그리고 갑상선저하증으로 인한 치매는 치료가 가능합니다. 

중앙치매센터의 개설 배경과 역할은 무엇인가.
치매 극복을 위한 사회적인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2008년 9월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2차례에 걸쳐 치매종합관리대책을 수립해 추진했습니다. 이어 국회는 2011년 8월 ‘치매관리법’을 제정해 치매와의 전쟁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012년 2월 발효된 ‘치매관리법’에 따라 2012년 5월에 분당 서울대학교병원을 치매와의 전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중앙치매센터’로 지정했습니다. 본 센터는 2012년 8월 실종노인상담지원센터 업무를 시작으로 대학생치매서포터즈 발대식, 국가치매지식정보포털 관리,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 치매극복 한강걷기대회 주최, 중앙치매센터개소식 및 개소 기념 학술심포지엄 등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대한민국, 치매로부터 가장 먼저 자유로워지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앙치매센터가 그동안 이룬 성과에 대해 알고 싶다.

- 첫 번째로 국가치매전달체계 확립입니다.
현재 중앙치매센터에서 광역치매센터, 그리고 치매안심센터로 이어지는 공공부분 치매 관련 서비스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관리체계를 완성했습니다. 

- 두 번째는 민간봉사자의 완성입니다. 
아시다시피 치매는 공공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에 2020년까지 봉사자 50만 명을 목표로 했는데 2018년 현재 그 수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치매환자 대비 관리 봉사자 비율이 1:1의 수준으로 가능할 날이 조만간 올 것입니다. 치매 파트너 운동으로 치매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 세 번째는 치매에 대한 정보를 어느 채널이든 입체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인포메이션 포털의 구축입니다. 
노령층의 경우 아직까지 컴퓨터보다 전화가 익숙합니다. 그래서 365일 24시간 가동하는 치매상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홈페이지의 웹 포털을 통해 언제든지 국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봉사 참여 정보,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필요한 위치추적 서비스, 돌봄일지 작성 등이 PC나 모바일 모두에서 가능합니다.

- 네 번째는 치매 관련 종사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입니다. 
아무리 봉사자가 많아도 제대로 된 교육이 없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현재 중앙치매센터와 광역치매센터에서 이뤄지는 오프라인 교육과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교육을 통해 치매 관련전문교육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이를 통해 치매 관련 종사자들의 교육 이력관리, 종사자의 전문성, 우수 인력의 활동 내역까지 모두 관리가 가능합니다. 

- 다섯 번째는 치매 관련 R&D의 활성화입니다. 
대한민국 치매, 관리, 그리고 서비스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으며, 세계 치매 정책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어 정책과 제도의 내실화를 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외국과 비교해 치매에 대한 투자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들이 치매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그 나라 GDP의 1%를 치매 극복을 위해 사용하자고 권고했습니다. 현재 치매 관리 사업으로 400~450억 원이 사용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치매 연간 관리 비용은 13~14조 원이니 약 0.3%로 WHO의 권고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기검진이나 요양보험의 활성화로 국제적으로 손색없는 준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재 치매 관련 R&D 사업 실행이 국가치매연구개발위원회에서 기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10년 간 1,000억 원을 치매 R&D 사업에 사용하자는 것으로 빠른 시일 내에 통과가 된다면 치매 극복 사업의 진일보한 결과를 보여줄 것입니다.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김 센터장이 보는 효과는 무엇인가.
이것은 치매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정부가 함께 하겠다는 것으로, 중앙치매센터보다 확장된 정부의 슬로건입니다. 이제 치매관리가 범 정부차원으로 승격됐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는 대통령이나 수상이 직접 치매 계획을 발표하고 그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우리도 이제 그 반열에 올라선 것입니다. 그동안 각 부처별로 추진하던 치매관련 정책이 하나로 묶여 더욱 강력해질 것이고, 부처 간 협업도 긴밀해져 치매 관련 효율성은 충분히 높아질 것입니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가이드북’, ‘알짜정보내비게이션’, ‘치매체크’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는 치매관련 필수 정보안내서인 ‘나에게 힘이 되는 치매가이드북’을 2014년부터 발행했습니다. 치매가이드북은 우리나라 공공의료에서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이용자격과 방법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치매가이드북은 치매 예방과 진단에서부터 다양한 치매지원서비스와 돌봄 서비스까지 치매 어르신과 가족, 치매관련 종사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해 개정된 가이드북에는 치매안심센터 소개가 추가되었고, 장기요양서비스와 치매전담형 장기요양기관 등의 정보를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가이드북은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와 17개 광역치매센터 등을 포함한 치매관련 유관기관 총 649개 기관에 배포되었으며,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에서도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알짜정보내비게이션은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치매예방법, 치매체크, 치매지원서비스 등 유용한 정보를 개인의 상황에 맞게 종합해 안내하는 서비스입니다. 또 모바일로는 ‘치매체크’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치매위험체크, 뇌건강 트레이너, 돌봄서비스, 서비스 박스, 실전대응 가이드, 치매극복 함께하기 등의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배회감지 기능이 있어 치매 환자가 거주지역을 벗어나면 112에 즉시 연결이 됩니다. 또 복약 서비스 기능도 있어 가족들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현재 20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하여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9월 20일 진행되는 '제11회 치매극복의 날'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한다.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국가에서는 매년 9월 21일을 '치매극복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이번 9월에도 전국 17개 광역치매센터 및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극복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는 9월 20일 목요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치매극복 실버합창대회, 치매극복 박람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중앙치매센터의 계획에 대해서 치매 환자 및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전해 달라. 
올해 하반기 치매관리법이 개정이 되면 공공성년후견지원사업이 시작됩니다. 가족들로부터 적절한 케어를 받지 못할 때 공공에서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것은 치매관리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또 치매와 관련되어 보건의료에 빅데이터가 잘 연계되어 국가 전반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대 및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입니다. 빅데이터 시스템이 잘 구축이 되면 우리나라의 연구 및 보건산업 등이 전 세계적으로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치매의 1/3은 본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줄일 수 있고, 2/3도 가벼운 인지장애 정도 말고는 자기 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평소 치매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치매가 오더라도 자신과 가족에게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으면 본인이 직접 등록을 하면 되고, 치매안심센터는 일정 연령이 되면 치매와 관계없이 누구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절대 포기할 수준의 병이 아닙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국민 여러분의 곁에는 언제나 중앙치매센터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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