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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개발과 발달의 역사 VI

 : 광섬유 그리고 광섬유스코프의 등장-1

  • 입력 2018.10.15 10:27
  • 기자명 심찬섭(건국대학교 병원 췌담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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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내시경은 위식도 그리고 췌담도 질환을 진단할 때 매우 큰 도움이 되었고 수많은 치료 내시경 중에 광섬유스코프(fibrescope)가 단연 독보적이였다. 광섬유스코프는 아마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치료방식보다 더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살릴때 사용되었다. 물리학, 광학, 의학 등 많은 분야의 합작물인 광섬유스코프의 역사는 매우 복잡하다. 이 장비에 관심 있는 의료진은 Jeff Hecht의 유명한 책인 “City of Light”을 읽어 보기 권장한다. 
빛에 관심이 많았던 스위스 물리학자 Jean Daniel Colladon(1802-1893)은 빛은 직선으로만 곧게 뻗어나가지 않고 곡선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고 최초로 시범을 보인 인물이다. 그는 빛을 물의 방향을 따라 전달하였고 물줄기가 장애물을 만나 물이 흩어지면, 각 물방울마다 일정한 빛이 나눠진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전반사의 개념을 이용하여 빛을 물 안에 가두는 실험에 성공하였다. 그는 파리 오페라하우스에서 빛과 음향 효과를 연출하였다. 그밖에 콜라동은 레만호수에서 음파의 전달속도가 공기보다 물속이 더 빠르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보청기 발명과 변환기 설치에 크게 기여하여 명예를 얻었다.
프랑스 물리학자인 Jacques Babinet(1794-1872)는 콜라동의 여러 발견들을 더욱 발전시켰다. 콜라동의 실험에 큰 관심이 있었던 바비넷은 물 외에 다양한 모양의 유리접시를 이용해 빛의 운동을 실험을 해보았다. 그는 여러 실험들을 반복하면서 발견한 현상들을 사용하여 입안에 빛을 비추어 검사를 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생각하였다. 그 후로 그는 얇은 유리 막대에 빛을 전달하는데 성공하였고 이것이 광섬유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바비넷이 발명한 측각기(goniometer)는 전기공학 분야에서 전파가 오는 방향을 측정하기 위해 현재까지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광섬유의 역사

그림 1. 투광을 위한 특허 섬유 내부
그림 1. 투광을 위한 특허 섬유 내부

광섬유는 꽤나 오래전부터 만들어져 왔고 고대 이집트인이 유리구슬과 섬유를 사용해 장신구를 만들었다. 18세기 때, Rene Ferchauld de Reamur가 광섬유 제작을 최초로 성공하였다. 19세기부터 여러 제작사에서 더욱 얇고 균일한 광섬유를 만들려 노력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광섬유들은 가발 그리고 옷, 장신구들을 꾸밀 때 사용되었다. 더욱 발전하면서 내구성이 강해졌고 점점 길어져 최고로 3m 길이의 광섬유도 제작되었다. 그로 몇년 뒤, 약 1920년에 공장에서 유연하고 얇지만 충격에 잘 견디는 광섬유를 대량 생산하였고 유리솜(glass wool)이라고 불리었다. 그것은 현재까지 단열재로 많이 사용된다(그림 1).

광섬유의 성질

그림 2. 광섬유의 원리 : 전반사
그림 2. 광섬유의 원리 : 전반사

광섬유는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주로 지름이 약 5-100 마이크론인 광섬유 몇 천개를 묶어 다발로 만들어져 사용된다. 이제는 실처럼 얇고 길이도 50cm인 섬유들도 매우 유연하게 만들어져 아무리 꼬고 비틀어도 빛과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고 전달할 수 있는 성질을 유지한다. 그리고 빛 분산을 막기 위해 빛의 굴절을 줄일 수 있는 소재로 이 얇은 섬유들을 보호한다. 그림 2는 빛이 섬유 겉유리로 투과되는 빛이 없고, 모두 속유리로 다시 반사가 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반사된 빛이 다시 위로 올라오고 또 전반사가 일어나고, 그런 식으로 반복되면서 빛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이다. 빛의 굴절 없이 모두 반사되는 현상을 전반사라고 불리며 광섬유의 기본 원리이다. (그림 2)

섬유광학의 시작: Heinrich Lamm

그림 3. Heinrich Lamm의 장비
그림 3. Heinrich Lamm의 장비

섬유광학 역사가들은 광섬유의 위대한 혁신은 뮌헨 의대생인 Heinrich Lamm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논문에 광섬유 다발이 구부러져 있어도 끝과 끝까지 빛이 전달된다고 발표하였다(그림 3). 

하루는 Rudolf Schindler가 시행하는 내시경 검사를 참관하였는데 환자가 불편하게 경성내시경을 삼키는 모습을 알아챘다. 그 모습은 본 후, 그는 알맞은 광섬유를 이용하여 빛 외에 이미지도 전달할 수 있을 거라 믿고 환자가 편한 검사를 위해 장비 발명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름이 40 마이크론 광섬유 다발과 백열전구 필라멘트로 만들어진 장비는 “V” 이미지를 전송하는데 성공하였고 1930년에 이 실험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였다(그림 4).

그림 4. Heinrich Lamm의 논문
그림 4. Heinrich Lamm의 논문

그의 논문에 만족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하지 못해 실용적인 결과는 없지만 그는 논문과 실험에 도움을 준 뭔헨 광학업체 Rodenstock과 물리학교수인 Schindler와 Gerlach에게 감사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그리고 광학업체들이 그의 결과와 더 많은 실험을 통해 의학에서 더욱 유용하게 사용될만한 연성 광학내시경을 제작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덫붙혔다. Lamm은 애초부터 실험을 Schindler와 함께 하고 싶었으나 Schindler는 그가 개발하고 있던 내시경에 집중한 나머지 Lamm의 장비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30년뒤 그는 Hirschowitz가 Lamm의 결과를 공부하여 만든 첫 광섬유스코프를 보고 Lamm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그림 5. Moller-Hansen이 직접 그린 그의 장비
그림 5. Moller-Hansen이 직접 그린 그의 장비

 

섬유광학의 발전: Moller-Hansen
시간이 흐르고 많은 섬유광학 연구원들은 Lamm의 아이디어를 응용하여 내시경을 개발하려고 하였다. 그 중에서 우선 언급하고 싶은 인물은 광섬유를 이용하여 이미지 전달을 원리로 하는 연성내시경 개발을 목표로 한 Holger Moller-Hansen이다.

(그림 5) 공학을 공부한 그는 Lamm과 비슷한 개념의 장비를 개발하였다. 다만 Moller는 굴절률이 낮은 성분인 기름과 마가린을 광섬유에 칠해 보았고 둘다 투명색 코팅에 빛이 밖으로 확산되지 않게 도와주어 전반사가 일어나 빛에너지가 전달되게끔 하였다. Moller는 이 장비 특허권을 신청했지만 덴마크 특허청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고 그후 광섬유 관련 개발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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