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쉬쉬' 하다 병 키운다, 요로감염

전 세계 여성인구 중 60% 평생 한 번 이상 경험,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방치하다 치료시기 놓치기 일쑤

  • 입력 2018.10.24 10:34
  • 기자명 강지명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디저널]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는데도 지속적으로 고열이 나면서 측복부 통증을 호소한다면 ‘상부요로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요로감염으로 인한 단순 방광염이 심해지는 경우 신우신염까지 발생하여 패혈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배뇨증상과 함께 원인모를 발열이 있을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에게 더 취약한 요로감염

요로감염이란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된 비뇨기계의 한 부분에 세균이 감염된 것을 말한다. 감염 부위에 따라 방광 이하에 발생하는 하부요로감염과 신장, 요관에 발생하는 상부요로감염이 있다. 하부요로감염으로는 방광염, 요도염 등이 있으며, 급성 방광염은 요로감염의 가장 흔한 형태이다.

여성에게서 유병하는 세균 감염 중 가장 발병률이 높은 것이 바로 요로감염이다. 전 세계 여성인구 중 10%가 1년에 한 번 이상 요로감염을 경험하고, 하부요로감염의 평생 빈도는 약 60%로 보고된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이는 폐경기에 들어서면서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보호역할을 하는 락토바실러스균의 수가 현저히 감소하면서 방광염 등 요로감염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 없이 열나면 요로감염 의심해봐야

평소 수분섭취가 부족하거나 바쁜 업무로 제때 화장실을 갈 여유조차 없는 직장인들에게 요로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며 증상을 악화시킨다.

요로감염은 발생한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방광에 감염이 되어 염증이 있을 경우(방광염)에는 갑자기 소변을 자꾸 보게 되고, 보고도 본 것 같이 않아 또 소변이 마렵고, 소변을 볼 때 요도가 찌릿하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요관염이나 신우신염 같은 상부요로감염 증상으로는 열이 나는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방광염 증상과 함께 옆구리나 허리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요로감염 염증이 전신에 퍼질 수 있으며, 결국에는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 특히, 요로감염으로 인한 방광염은 신우신염으로 진행할 수 있고, 급성신우신염을 방치할 경우 패혈증과 같은 치명적인 상태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수다.

고대 구로병원 오미미 교수는 “일부 환자들이 비뇨·생식기계에 발생하는 요로감염을 성병으로 오해받을까 두려워 치료를 쉬쉬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 타이밍을 놓칠 경우 치료가 쉽지 않고 큰 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 고대 구로병원 제공
사진 고대 구로병원 제공

재발 잦은 요로감염, 임의로 항생제 복용 중단 금물!

요로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초기에 철저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 하부 요로감염은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므로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면 약 1주가량의 항생제만 복용해도 완치될 수 있다.

요로감염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유병율과 함께 잦은 재발과 다제내성균의 발현이다. 적절한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요로감염 이후 6개월 내에 16~25%, 1년 이내 40~50%의 매우 높은 재발률을 보인다.

재발이 잦은 요로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배뇨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습관은 매우 좋지 않다. 평소에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 수분을 유지하는 것은 요로감염 예방의 기본이다. 변비 또한 요로 감염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요로 생식계의 정상 세균을 보강하고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 유산균을 복용하면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미미 교수는 “요로감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와 올바른 항생제 복용”이라며 “증상이 호전됐다고 항생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남아있던 세균이 다시 증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 고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오미미 교수]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