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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수준으로 재활병원의 기준을 다시 제시한다청담병원 이규한 원장 interview

청담병원의 개원 배경을 알고 싶다

청담병원 이규한 원장

2006년 분당에서 개원할 때만 해도 재활전문병원이라는 형태가 거의 미비하고, 실제로도 거의 없었을 시기입니다. 당시는 요양병원이 서서히 생겨날 시기이며, 재활의학과 의사나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민간재활병원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약 10년간 분당에서 재활병원 운영을 했고, 서울에도 제대로 된 재활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지금 병원의 위치를 결정했고, 개원을 했습니다. 지금은 2000년대에 비해 재활병원이 많이 생기기는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재활전문병원으로 느끼는 보람은 무엇인가
재활의학은 수술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분야는 아닙니다. 하지만 환자의 삶의 질은 그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급성기 치료가 아무리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기능적인 부분을 되살려 회복시키지 않으면 사회복귀는 물론이고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됩니다. 급성기는 급성기대로 환자를 살리는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환자가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건강할 때는 느끼지 못하던 것들이 사고를 겪고 나면 전혀 다른 일상을 맞게 됩니다. 
음식을 먹고, 대소변을 가리고, 내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재활의학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재활의학에서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과 목표는 무엇인가
재활의학과 의사는 말 그대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어떻게든 그 장애를 최소화하고,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가정으로 복귀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환자만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료진이 한 팀을 이루고, 보호자는 물론 가정 내 환경에 대해서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은 좀 더 전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정은 물론 경제적 여건, 가족관계, 직업 환경까지 알아야 합니다. 전체적인 것을 바라보고 치료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재활의학과 의사들의 역할입니다. 

VIP 치료실 전경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언제인가
물론 환자가 재활을 포기하거나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겠지만, 그것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환자에게 가족이 없을 때입니다. 환자는 중증으로 굉장히 해결할 부분이 많은데 가족이 없거나, 분명히 재활을 하면 좋아지는 것은 확실한데 가족들이 지원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가족이 없거나 지원해주지 않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물쇠증후군’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뇌손상으로 몸의 모든 감각과 운동기능이 정지해버리고, 오직 의식과 눈, 그리고 소리만 들을 수 있는 증상입니다.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증상인데, 다시 기능을 회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의학적으로 기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환자들이 1년에 몇 차례씩 꼭 생깁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가족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헌신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절대로 ‘안 돼요’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암이나 만성질환 환자들을 많이 보는 급성기 계통 의사들은 희망고문을 하지 않기 위해 냉정하게 말하지만, 재활의학에서는 시간을 두고 치료에 임하다보면 좋아지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청담병원 재활로봇 워크봇(사진제공: 청담병원)

아직까지 환자를 위한 재활의학의 정착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의료제도가 급성기 병원의 틀 안에 있다 보니 재활병원의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심평원의 심사 시스템이 그렇습니다. 중추신경계 재활환자는 다른 급성기 환자처럼 1~2주 안에 끝나지 않습니다. 최소한 3~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가기도 합니다. 재활치료는 밀도 있게 반복적으로 지속해야 사회에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급성기 병원의 심사 기준을 적용해 환자의 입원 기간이 3개월이 넘어서면 입원료의 40%를 삭감합니다. 사실상 병원으로는 이를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입원할 때부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퇴원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병원도 피해지만 무엇보다도 환자들이 피해를 입습니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재활난민’이 생기는 것이죠. 이런 특수성을 인정해 더 이상 재활난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원장의 앞으로의 계획을 알고 싶다
사실 급성기 병원에 비하면 재활병원은 투입되는 자원에 비해 수익이 약합니다. 요양병원에 비하면 더 열악합니다. 일부에서는 왜 굳이 힘들게 재활병원을 고집 하냐고 묻기도 하지만 저희는 환자를 보면서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시설이나 치료법, 장비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물리치료사나 재활치료진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육에 투자를 하고, 재활에 관계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재활에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없습니다. 재활치료는 반드시 투자에 비례합니다.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재활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그것은 저희 청담병원의 자부심을 더욱 강하게 해 줄 것입니다. 저희 청담병원을 낮에 방문하시면 병실에 환자가 누워있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 것입니다. 재활병원은 환자들의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에 모두 재활치료실에 있습니다. 청담병원의 모든 의료진은 누워있는 사람은 설 수 있도록, 설 수 있는 사람은 걸을 수 있도록, 걸을 수 있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희 청담병원은 대한민국 재활병원의 기준이 되겠습니다. 

[엠디저널]

강지명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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