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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과 선율로 승리를 축하하다

  • 입력 2018.11.22 10:41
  • 기자명 진혜인(바이올리니스트/영국왕립음악대학교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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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HWV 351
- 장르: 관현악
- 작품형식: Occasional Music
- 작곡년도: 1749
- 초연: 1749-04-27, Green Park, London, England
- 구성: 1. Overture (서곡)
       2. Bourre、e (부레)
       3. La Paix: Largo alla siciliana (평화)
       4. La Re、jouissance: Allegro (기쁨)
       5. Menuets I and II (미뉴엣 1, 2)
- 감상 링크: http://youtu.be/fNqJ8mED1VE 
  (2012년 BBC Proms(프롬스)에서 헨델 당시의 원전 악기로 연주)

'Royal Fireworks', 이미지 출처 Youtube
'Royal Fireworks', 이미지 출처 Youtube

[엠디저널] 이 곡은 1749년 봄, 독일의 아헨(Aachen)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전란이 조정된 것을 축하하는 불꽃놀이를 위해 헨델(George Frideric Handel)이 작곡한 모음곡으로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수상음악(Water Music)’과 함께 아일랜드의 명지휘자이자 작곡자인 해밀턴 하디(Sir Herbert Hamilton Harty)가 재편성한 연주가 가장 알려져 있다. 
‘왕궁의 불꽃놀이’는 야외 축전 음악으로 1749년 런던의 그린파크에서 축하 행사의 불꽃놀이에서 초연되었다. 8년 동안 계속되었던 전쟁 후 1748년 10월 엑스 라 샤펠 조약(또는 아헨 조약)이 맺어지고 영국의 조지 2세가 직접 참전한 전쟁에서 승리의 기쁨을 얻어내게 되어 영국 왕실은 대대적인 환영 축하행사를 열 계획을 세웠다. 전쟁 후 영국의 국왕 조지 2세는 헨델에게 종전과 승리를 축하하는 음악을 만들도록 하였다.
이듬해 봄 작품이 완성되었고 이 곡의 리허설을 보기 위해 1만 2천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는 바람에 마차들이 런던 브리지에서 3시간 동안 막혀있어 18세기 런던 역사상 처음으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조지 2세는 전쟁의 승리를 알리는 화려하고 웅장한 연주를 요구했다. 국왕은 헨델에게 단순히 곡만 의뢰한 것이 아니라 금관, 목관 그리고 타악기로 구성된 군악대(martial instruments)를 위한 곡을 원한다는 세부적인 요구까지 있었다. 국왕은 음악뿐만 아니라 불꽃놀이 행사의 기획 전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요구사항을 표할 정도로 적극적인 면을 보였다. 
 
고귀한 음악, 그 시대를 향해 말하고 영원으로 가는 길을 만들다
축제 분위기 속 불꽃놀이가 이어졌고 전쟁의 승리를 알리는 트럼펫과 호른 등 관악기 54개와 팀파니 3개 등 대규모 편성으로 그 소리는 지축을 울릴 정도로 우렁찼다. 야외 행사 음악을 예술적 경지에 끌어올린 이 곡은 승전을 축하할 뿐만 아니라 64세 헨델의 ‘제2인생’을 상징한다. 이는 3년 후 그가 시력을 잃게 되는 불행을 겪기 전 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려한 무대였다고 할 수 있다.
음악 작품들은 주로 콘서트 홀에서 연주될 목표로 만들어지지만 때로 이 곡처럼 행사 음악(혹은 절기 음악, occasional music)으로 다른 목적으로 쓰여지기도 한다. 헨리의 생애에 두 사람의 영국 국왕이 있었는데 조지 1세에게는 ‘수상음악’이, 조지 2세에게는 ‘왕궁의 불꽃놀이’가 바쳐졌다.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는 불꽃을 쏘아 올리기 전의 서곡, 불꽃과 불꽃 사이에 연주되는 무곡풍의 여러 소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랑스풍 서곡으로 드럼의 트레몰로로 장중하게 시작하여 경쾌한 알레그로로 이어진다. 두 번째로 프랑스 풍의 빠른 춤 곡 부레(Bourre、e)와 세 번째 곡 ‘평화, 시칠리아노 풍으로’는 평화를 예찬하는 노래로, 귀에 익은 선율이다. 네 번째 곡인 ‘환희, 빠르게’와 마지막 곡 2개의 미뉴엣(Menuets)으로 점점 더 웅장하게 하늘을 수놓는다. 
악기의 구성은, 왕의 요구에 맞춰서 24대의 오보에, 12대의 바순과 콘트라바순, 9대의 트럼펫, 9대의 호른, 3쌍의 팀파니, 그리고 몇 개의 사이드 드럼으로 이루어 진다. 축제가 끝난 후 헨델은 기존에 본인이 원하던 바 대로-국왕은 현악기 편성을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현악기를 보강하여 연주회용 관현악곡으로 수정하여 그 해 5월 런던의 자선 음악회에서 개정판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한편 이 곡은 230여년이 지난 1981년에 영국왕실에서 다시 헨델 시대의 불꽃놀이를 재현하기 위해 공연되며 더욱 유명해졌는데 이는 찰스 황태자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런던의 불꽃놀이', 이미지 출처 Daily Express
'런던의 불꽃놀이', 이미지 출처 Daily Express

영국 런던 템즈 강변의 불꽃놀이는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가지고 있다. 템즈 강(River Thames)은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닌 바다의 물이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조류의 현상이 있는 가장 큰 특징을 가진다. 화약을 이용한 근대적 의미의 불꽃놀이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하여 영국에서 화려하게 꽃피었다. 13세기 화약이 중국에서 아랍으로 전해지며 불꽃놀이도 함께 전파되었고 이로 인해 불꽃놀이를 ‘차이니즈 플라워’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후 마르코 폴로가 화약을 전파하면서 유럽의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14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성 요한 축제에서는 입에서 불을 뿜는 인형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유럽에서 불꽃놀이의 시초로 전해진다. 

'왕궁의 불꽃놀이'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은 전쟁의 종결과 평화 성립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작곡되었다. 그는 그 시대까지의 음악의 모든 요소를 기반으로 하여 하나의 새로운 음악 세계로 발전을 이뤄낸 작곡가이다. 〈엠디저널〉 지의 창간을 기념하고 축하하며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작은 평화와 기쁨이 우리 곁을 찾아올 때마다 우리만의 축하의 불꽃놀이를 하며 함께 이 곡을 들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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