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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은 왜 오래 살지 못했을까?이집트·중국·조선 군주들의 단명…현대인에 반면교사
  •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 승인 2018.12.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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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숭앙(崇仰)의 자리, 곧 우러름의 대상인 왕들은 왜 대부분 오래 살지 못했을까. 그렇다. 양의 동서를 떠나 왕들은 거의 단명했다. 제국의 시대 왕들이 길게 살지 못한 이유는 현대인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적잖기에 궁금증을 풀어야 할 이유로 대두된다. 현대인에게 건강과 장수를 위한 반면교사가 되는 셈이다.

이미지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고대 이집트로 가보자. BC 3000년 전 안팎 당시 이집트의 왕 파라오들은 나일강이 홍수로 범람할 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식이 있었다. 이른바 '강의 여신 달래기'라는 것으로 파라오가 나일강을 향해 힘차게 자위해 정액을 뿌리는 일이다.

수천 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위하는 행위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일을 홍수가 멈출 때까지 매일 한다는데 있었다. 보통 나일강 홍수는 90일정도 지속됐다고 한다. 파라오들이 단명했던 이유를 과도한 사정에서 찾는 역사·문화인류학자들도 있다.

중국 최초의 황제인 진시황은 신하들에게 장생불로의 묘약을 구해 오라고 명령할 정도로 죽음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는 다섯 번째 순행길에 오른 기원전 210년 7월 허베이성의 사구(沙丘)에서 4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중국 황제 235명 평균 수명 38세 불과

중국 황제는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지만, 장수하지는 못했다. 시황제 이후 황제와 왕의 칭호를 받은 인물은 559명인데, 이 가운데 3분의 1은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또 제왕 235명의 평균 수명은 38세에 불과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황제들은 언제나 독살당할 수 있다는 긴장에서 오는 스트레스, 아편이나 술, 후궁들과의 잦은 잠자리, 나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환 등이 왕들이 일찍 숨을 거두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선왕조의 임금들이 단명한 원인도 대동소이하다. 왕들은 대변 기구인 매화틀까지 주치의들이 관리할 정도로 치밀한 보살핌을 받았지만 실제 평균 수명은 50대를 넘기지 못해 놀라울 따름이다. 백성들이 3첩 반상을 먹을 때 왕은 12첩에 이르는 건강식을 섭취했음에도 단명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과 김수진 교수가 조선왕들의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비위생적인 생활습관, 영양 섭취 과다에 따른 혈액성 염증질환, 과색(過色)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나친 교접(交接), 이른바 과도한 섹스가 지목되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조선의 왕들은 여러 후궁을 거느렸으며 특히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여색에 빠져 피로가 누적됐을 뿐 아니라 성병 등의 해를 입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조선 왕의 비와 후궁의 수는 태종·성종 12명, 중종 10명, 정종·선조 8명이었다. 자식 수도 세종 32명·태종 29명·성종 28명·선조 25명·정종 23명 순이었다. 조선 시대엔 피임기구·세정제가 없어 조선 왕은 성병에 취약해 임질·매독이 많았는데 성종·중종·숙종·정조·순조는 매독 증세를 보인 것으로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이미지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과도 섹스가 원인’… ‘일부일처’는 해당 안 돼

한데 과도한 섹스가 단명이라는 지목과 관련, 흥미로운 점은 중국 수(隋)나라 2대 황제 양제의 일화다. 양제는 성을 즐긴 대표적인 임금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성 파트너는 왕비 1명과 후궁 등 80여명이었다. 또 전국에서 모아 온 왕궁 시녀가 3천명이나 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하루에 상대해야 할 여성이 너무 많을 수밖에…. 이에 양제는 접이불루(接而不漏)라는 전래의 남성 ‘비방(秘方)’을 활용했다. 중국의 ‘소녀경’에 나온다. ‘교접을 하되 사정을 하지 말라’는 말이다. 남성이 사정 후에 느끼는 일시적인 피로감을 막기 위해 ‘정액을 아끼라’는 당부다. 그리고 또 이것이 정력증진의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접이불루는 황제에게만 국한된 처방이지, 일부일처제가 확립된 지금 써먹을 얘기는 아니다. 서구에서도 비교적 최근까지 과도한 성교는 사람을 쇠약하게 하게 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적절한 성행위는 기분을 부드럽게 하고 원기를 왕성하게 하며 남성호르몬수치를 올리기도 한다. 신체의 장기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는 것이 용불용설(用不用說)이다. 소모되는 에너지양에 비한다면 가장 지치지 않는 육체적 오락이라고 할 수 있다. 섹스는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이다.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섹스의 긍정적인 효과는 ‘정상적 섹스’라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반대로 순간의 쾌락만을 위한 난잡한 섹스는 신체에도 이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큰 불행을 낳을 수도 있다.

‘법구경’은 이렇게 설파하고 있다. “애욕이 마음속 밭이 되면 음욕과 어리석음의 씨앗을 뿌리네(愛欲意爲田 淫怨痴爲種).” 잘못된 성욕 분출은 패가망신의 길이라는 의미다. 적절한 식사와 운동, 교접, 그리고 내려놓는 하심(下心)으로 무병장수하길 기대한다. 왕조시대 요절한 임금들보다 윤기 있는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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