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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폐암환자 대부분 흡연경험 없는데, ‘왜?’

  • 입력 2018.12.07 12:15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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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기준 여성폐암환자 발생 연간 7,000명, 2000년 3,592명에 두 배

폐암 진단 여성 90%는 비흡연 여성, 흡연 외 발생원인 찾아야

[엠디저널]지금까지 폐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단연 ‘흡연’을 꼽았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는 여성성의 폐암발병률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여성 폐암환자 10명 중 9명은 전혀 흡연을 하지 않은 비흡연자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여성폐암은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치명적인 암이어서 더욱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 위원장 겸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김승준 교수(서울성모병원 내과 교수)는 “최근 수년 간 국내 여성폐암 환자 발생은 연간 7,000명을 넘어 2015년 기준 7,252명의 여성이 폐암으로 진단받았는데, 이는 2000년도 3,592명 발생자 수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며, “더욱 심각한 사실은 폐암으로 진단받은 여성의 약 90%(2014년도 기준 87.6%)에서 한 번도 흡연한 경험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흡연 외에 다른 발생 원인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성폐암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에 대해 김승준 교수를 통해 들었다.

 

남편 흡연량 증가할수록 여성폐암 발생률도 함께 늘어

김승준 교수는 대한폐암학회 연구위원회와 함께 2017년부터 2년간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여성폐암환자 487명과 비흡연여성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총 70개 항목의 설문 내용에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정도, 평소 운동량 등의 일반적인 건강 정도를 측정하는 것 외에 주방환경, 취사연료, 요리종류, 머리퍼머와 염색 등으로 더 익숙한 생활패턴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간접흡연 역시 직접 흡연과 마찬가지로 폐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간접흡연 노출 정도, 특히 남편의 흡연 여부, 집안에서의 흡연 여부 등도 설문 내용에 포함시켰다.

김 교수는 “설문 결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일주일에 4일 이상 겪는 경우 3일 이하인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5배 높았으며, 주방이 분리돼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서 요리를 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1.4배 높았고, 요리 시 눈이 자주 따갑거나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환기가 안 되는 경우 폐암 발생률이 각각 5.8배, 2.4배로 높았다”며, “특히 남편의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폐암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대한폐암학회의 춘계학술대회 연구발표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춘계폐암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 여성에서 폐암특성은 흡연력 유무에 따라 증상, 병기, 세포형태, EGFR 돌연변이 여부, 치료방법에 큰 차이를 보였다”며, “비흡연여성의 경우 흡연 여성에 비해 무증상인 경우는 17.7% : 9.8%, 1기의 조기폐암은 41.1% : 27.1%, 선암 발생빈도는 80.2% : 39.1%, EGFR 돌연변이 빈도는 49.8% : 32.5%, 완치를 위한 수술적 치료는 48.5% : 28. 6%로 모든 부분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위험인자 노출 개선 및 저선량 CT를 통한 조기검사 중요해

김승준 교수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제47차 워크숍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라돈과 비흡연여성의 폐암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라돈은 지각의 암석 중에 들어 있는 우라늄이 몇 단계의 방사성 붕괴물질을 거친 후 생성되는 무색무취의 기체로 어디나 존재하는 자연방사능물질이지만, 지각에서 벽의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며, 고농도로 장기간 흡입 시에는 폐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O에서는 148 Bq/m3(4 pCi/L)의 노출수준에서 흡연자는 1,000명 당 62명, 비흡연자의 경우 1,000명 당 7명의 폐암 발생률을 보고했다.

한편 라돈노출은 비흡연폐암의 중요한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지난해 대한폐암학회에서는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흡연여성폐암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03년~2004년 일반건강검진을 수행한 비흡연여성 600만 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약 45,000명에게서 폐암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흡연여성폐암 환자의 지역적인 분포를 전국실내라돈지도(2015~2016)와 연계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해본 바, 라돈농도가, 기하평균 기준 74Bq/m3, 100Bq/m3(WHO 일반인 노출 권고기준), 148Bq/m3(환경부 일반인 노출 권고기준)으로 증가할수록 폐암발생이 증가했다(p<0.05).

이는 한국인 비흡연여성폐암 발생은 라돈 노출과 라돈의 기하평균 농도가 증가할수록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김 교수는 “흡연과 관련이 없는 여성폐암에 대한 위험인자 분석에서 나타난 흡연 외의 생활 습관이나 환경 등의 위험인자 노출에 대한 개선의 노력으로 충분히 비흡연여성폐암 환자의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고, 비흡연자의 경우에도 40세 이상의 여성은 매년 흉부검사와 저선량 CT 검사 등의 조기검진을 통해 폐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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