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에 마땅한 치료방법은 없을까.
1982년 비락(Ronald Virag)은 하지에 혈관수술을 하는 도중에 엉뚱하게 음경이 발기되는 모습을 보고는 파파베린(papaverine)이란 약물이 발기를 시킨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이후 80년대는 음경 해면체 조직에 작용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발기부전 치료에 자가주사요법이 개발되었다.
남성의 고민이던 발기부전 치료에 또 다른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자가주사 요법과 음경보형물 수술이 전부이던 발기부전 치료에 드디어 먹는 약이 등장한 것이다.
원인
발기란, 성적 충동을 느끼면 음경 내에 혈액이 유입되고 동시에 혈류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 성기가 커지는 것이다. 이때 음경해면체, 동맥 및 정맥혈관, 말초신경, 호르몬, 심리적 상태 등 음경 내 여러 구조물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발기부전이란 이중 하나라도 부실하여 정상적인 성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 원인에 따라 심인성과 기질성으로 나누며, 이중 기질성은 다시 신경인성, 혈관성, 내분비성 발기부전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심인성 발기부전(Psychologic Impotence)
심리적 불안감,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 스트레스, 성에 대한 무의식적인 태도, 상대방에 대한 성적 느낌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질성 원인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평가를 함께 받을 필요가 있다.
- 남성호르몬과 발기부전
남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해 성욕저하 및 발기부전이 온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성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행위를 하기 위해선 하고 싶다고 하는 성욕이 있어야 발기가 된다. 남성호르몬이 부족 하면 성적 흥미가 현저히 감소된다.
- 당뇨와 발기부전
연구에 의하면 당뇨환자가 당뇨 없는 사람에 비해 완전발기부전증이 3배나 많았다. 젊은 당뇨환자에서도 3명중 약 1명꼴로 발기부전증을 보였다고 한다. 원인은 당뇨병으로 인해 발기에 필요한 자율신경 손상과 해면체 혈관장애 및 내분비계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 비만과 발기부전
최근 정부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비만은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며 발기부전도 초래한다. 논문(Gundog)에 의하면 체질량지수(BMI) 30이상인 군에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95.7%로 체질량지수(BMI) 24.9이하인 군의 60.9%보다 의미 있게 높았다고 하였다. 비만남성에서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며 허리 4인치 증가되면 75%에서 호르몬 수치가 감소된다고 한다.
비만은 음경내의 혈관 내피세포 기능이상을 초래하여 발기부전이 온다. 지방세포 증가는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이 나와 혈관내피세포의 염증을 유발한다. 혈관 확장에 관여하는 산화질소(NO)가 감소하고 성적자극에도 혈관 확장이 되지 않아서 발기부전을 초래한다.
- 흡연과 발기부전
본 병원에서 한국성과학연구소와 함께 남성성실태조사를 한 바에 의하면 10년 이상 하루에 한 갑 반이상 흡연을 한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빨리 발기장애가 왔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성분이 음경 내의 말초혈관을 수축시킨다. 음경 내에 음경해면체 혈류량이 감소되고 발기를 방해한다. 또한 뇌신경에 작용하여 성적흥분을 감퇴시킨다. 심장마비가 있는 사람에서 흡연이 위험한 것처럼 동맥경화증의 위험도 함께 있다. 코카인 남용도 혈관 경화증을 유발시켜 발기부전을 유발시킨다.
- 알코올과 발기부전
한두 잔의 알코올은 분위기를 돋우고, 성욕에 도움이 되나 과음은 발기에 지장을 주고 절정감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지속적인 음주는 간기능 손상을 가져와 남성호르몬 대사에 지장을 초래하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만들어내 성욕을 떨어뜨린다. 또한 신경손상을 가져와 발기부전의 원인이 된다.
진단 및 치료
혈액검사를 통해 당뇨, 콜레스테롤 증가 등 생활습관성 질환이 있는지 알아보고 뇌하수체 및 남성 호르몬 수치를 측정한다. 시청각자극 음경발기검사(Rigi Scan), 신경학적 검사, 약물 발기유발검사, 복합이중 초음파 검사, 다면적 인성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알아본다.
발기부전의 예방 및 치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혈관이 더 이상 녹슬어 망가지는 것을 막아야한다. 적당한 운동, 균형 잡힌 식생활, 스트레스 없는 생활이 중요하다. 흡연 및 지속적인 알코올 섭취도 성기능에 영향을 준다.
1) 심리적 상담 치료
현대의 복잡한 생활은 일상에 스트레스를 준다. 회사업무나 승진 등 주변의 스트레스 및 잡념은 성행위에 몰두하지 못하게 만든다. 잠자리에서 몇 번의 실패는 정상적인 성생위에 대해 불안감을 가져오고 행위자체를 거부하게 만든다.
병원에 온 환자 중에는 임신이나 출산이후 성관계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출산 후 상대가 요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은 성관계를 할 생각이 나질 않는다고 한다. 수술을 하는 등 신체나 주변의 급작스러운 변화도 성생활에 영향을 준다.
2) 진공흡입기구
플라스틱 관으로 만든 흡입기 안에 성기를 집어넣고 공기를 빼면 음압이 만들어지면서 성기 속으로 혈액이 밀려들어간다. 발기가 완전히 되면 흡입기 끝에 감겨있던 고무 밴드를 성기뿌리 부위에 걸어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다. 발기된 상태가 한동안 유지되며 이때 성관계를 갖는다. 사정이 이루어지면 성기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치료성적은 성교 가능한 정도의 발기 유발률은 80%이상으로 보고되었으나 만족도는 27~90%로 다양하다.
3) 자가주사요법
발기유발약물을 소정의 교육을 받고 본인이 직접 성기를 주입하여 발기를 시키는 방법이다. 비아그라가 나오기 전에 주된 치료방법으로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주사에 사용되는 발기유발약물을 단독으로 혹은 서로 혼합하여 사용한다. 제품으로는 프로스타글란딘제제인 알프로스타딜(카바제트ⓡ업존 1995년)이 있다.
4) 요도 내 혈관확장제 주입
1996년 세계 최초로 요도주입식 발기부전 치료제(뮤즈ⓡ얀센)가 판매되었다.
5) 발기부전 복용약
- 작용기전
음경 내에는 백막으로 둘러싸인 해면체가 있으며 이곳은 평활근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혈관 내피에서 만들어지는 일산화질소(NO)는 평활근을 강력하게 이완시켜 해면체를 확장한다. 확장된 해면체 사이로 혈액이 신속하게 유입되면서 발기가 된다. 평활근 이완에 관여하는 물질로 cGMP가 있다. PDE5(phosphodiesterase type 5)란 물질은 cGMP를 분해한다. PDE5 작용을 억제하면 cGMP가 유지되고 발기를 지속하게 만든다. 반면에 PDE5 작용 하면 이완되었던 세포가 다시 수축되면서 유입된 혈액이 빠져나간다. PDE5 억제제가 바로 발기부전치료약이다.
- 발기부전 치료약 종류; PDE5(포스포디에스터레이즈)억제제
*비아그라ⓡ(성분; 실데나필, 화이자제약 1998년) *시알리스ⓡ(성분; 타다나필, 릴리제약 2002년) *레비트라ⓡ(성분; 발데나필, 바이엘 GSK 2002년) *자이데나ⓡ(성분; 유데나필, 동아제약 2006년), *엠빅스ⓡ(성분; 미로데나필, SK제약 2007년) *제피드ⓡ(성분; 아바나필, 중외제약 2012년)
-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없을까
약제의 선택은 첫째, 적절한 효과를 원하는 만큼 볼 수 있느냐, 둘째, 동반되는 부작용에는 어떤 것이 있느냐 등에 따른다. 사람에 따라서 나타는 부작용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약물의 원하는 효과와 비교하여 지속적으로 사용할 지를 결정한다. 발기부전약도 동반되는 부작용이 적지 않으며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의 작용기전은 해면체 조직 내에 PDE5(phosphodiesterase type 5)작용을 억제하여 발기를 시킨다. PDE란 효소는 모두 11가지가 있으며 사람의 몸 여러 곳에 존재하고 있다. 그 중 PDE5는 비뇨생식기 이외에도 신장, 뇌, 폐, 심장 등에 분포하고 있다. 부작용은 약물이 신체 내 여러 연관 장기에도 작용하다보니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게 된다. 흔히 보는 증상으로는 두통, 소화불량, 안면홍조, 코막힘, 심장 두근거림, 근육통 등이 있다.
비아그라는 눈에 있는 PDE6와 교차반응으로 주변이 파랗게 보이는 등의 시각관련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시알리스는 PDE11과 교차반응으로 요통이 있을 수 있다. 주의사항으로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심장약인 유기질산염제제를 복용 하는 환자는 발기부전 약의 사용이 절대 금기시된다.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의와 상의한다.
- 매일 먹어야 한다
발기부전치료 목적으로 적은 용량으로 매일 복용하는 용법을 개발하였다. 경미한 경우 원래 용량의 1/4을 매일 복용하면 원할 때 성관계가 가능하다. 원리는 시알리스나 자이데나 두 가지 약물의 경우 다른 약에 비하여 신체 내에 약효가 사라지는 반감기가 긴 것을 이용하였다. 복용하는 약이 작은 용량일지라도 전날 복용하였던 용량과 합하여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다른 질병에도 사용된다
진료실에서 약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쌓여가면서 새로운 질환에 대해 적응증을 찾아낸다. PDE5 억제제는 원래 심장약으로 개발되었으나 발기부전 치료약으로 판매되었다. 최근에는 발기부전 치료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폐동맥고혈압 및 전립선비대증 등이 있다.
6) 음경보형물 수술요법 - ‘음경 임플란트’
음경 보형물의 종류로는 비팽창형과 팽창형으로 나눈다.
- 비팽창형; 굴곡형이라고 하며 막대 형태로 구부러졌다가 펴졌다가 자유자제로 된다.
- 팽창형 세조각 보형물; 막대풍선 모양의 실린더, 그리고 펌프와 저장고 등 모두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실린더는 한 쌍으로 음경 내 발기기둥에 각각 들어간다. 펌프는 음낭 속에 위치하며, 저장고는 골반 속 방광주변에 공간을 만들어 넣어준다. 저장고 속에는 생리 식염수가 50~100cc 가량 들어있다. 발기를 원할 때 음낭 속에 있는 펌프를 몇 차례 눌러주면 저장고 속에 들어있던 식염수가 발기기둥 내로 들어가 완벽한 발기모습을 만들어낸다. 반대로 이완을 시킬 때는 펌프 윗부분 단추를 3-4초 눌러주면 발기기둥 내의 식염수가 다시 저장고로 빠져나간다.
7) 초음파발기부전치료기 Low Intensity Shock Waves Therapy (LI-SWT; ED1000)
최근 개발된 초음파발기부전치료기는 음경 해면체 내에 물리적인 자극을 가해 자연발기를 회복시켜 주는 혈관재생치료 장비이다. 음경에 적절한 초음파를 지속적/정기적으로 충격을 주면 새로운 혈관으로 재생이 일어나면서 발기력을 되찾게 만든다. 치료에 따른 합병증이 없으며, 아무런 통증 없이 시술 받을 수 있다. 시술은 적절한 시간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받게 된다.
<위 내용은 한국헬시에이징학회 2018 추계 학술대회 강연내용의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