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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대한 욕망을 다스리는 법 -Ⅰ

  • 입력 2019.01.11 12:01
  • 기자명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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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엠디저널]2,500여 년 전에 붓다는 목숨을 건 수행 끝에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본질적으로 어떤 존재이고 어떤 상황 속에 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붓다의 깨달음은 우리 존재는 본질적으로는 괴로움 속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괴로움 속에 있게 된 원인은 집착하지 말아야 할 것에 집착을 하였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집착의 대상은 무수히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이성에 대한 욕망을 포함한 감각적 욕망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는 이성에 대한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이 많습니다.

붓다가 『형상 등의 품』(앙굿따라 니까야 제 1권 70~73쪽)에서 “비구들이여, 이 형상(소리·냄새·맛·감촉) 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이렇게 남자(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나니, 그것은 바로 여자(남자)의 형상(소리·냄새·맛·감촉)이다”라고 말하였듯이 남자에 있어서 여자, 여자에 있어서 남자는 가장 큰 집착의 대상입니다. 그런 만큼 이성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행복해지기도 하고 불행해지기도 합니다. 진료실에서 이성에 대한 욕망을 잘못 다스려 배우자를 정신적인 고통에 빠뜨리고 자신도 괴로워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특히 남자들이 여자에 대한 욕망을 잘못 다스려 그런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믿었던 배우자인 경우 충격은 훨씬 큽니다.

어떤 중년의 여자 환자는 남편이 바람을 피울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의심이 가는 행동을 하자 남편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충분히 신뢰를 줄 만한 행동을 해도 믿지 않았으며 또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남편에게 폭력적이 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남편을 의심하는 생각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잠도 못 자고 불안 증세도 심했습니다. 약을 쓰고, 정신치료도 하고, 남편도 치료에 협조적이었지만 한번 무너진 남편에 대한 신뢰가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부부 모두가 상당 기간 힘든 생활을 했습니다. 이처럼 신뢰를 쌓기는 어렵지만 무너뜨리기는 쉽습니다. 미혼의 경우도 이성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정신과 진료실을 찾지 않은 경우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성에 대한 잘못된 욕망으로 불행에 빠지고, 인생에서 실패하고, 뼈저리게 후회하지만 도저히 돌이키지 못하고 괴로움 속에서 평생을 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성에 대한 욕망, 특히 남자의 여자에 대한 잘못된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요즘은 여자가 외도를 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남자의 잘못된 욕망에 국한해서 살펴보는 이유는 여성에 비해 남성이 생리적으로 성적인 유혹이 크기 때문입니다. 불교 경전에도 남자가 여자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에 대해 잘 나와 있습니다. 물론 남자가 여자에 대한 욕망을 다스리는 것을 남자와 여자의 차이 나는 점을 감안하여 조금만 응용하면 여자가 남자에 대한 욕망을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이성에 대한 욕망을 다스린 붓다의 제자들 이야기

붓다 당시의 비구(남성 출가자)에게도 여자에 대해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가는 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대반열반경』(디가 니까야 제 2권 268쪽)에 보면 돌아가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붓다에게 붓다의 시자인 아난다가 붓다가 돌아가시면 여래의 존체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 묻기 전에 다음과 같이 여자에 대해 질문합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여자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난다여, 쳐다보지 말라.”

“세존이시여, 쳐다보게 되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아난다여, 말하지 말라.”

“세존이시여, 말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난다여, 마음 챙김을 확립해야 한다.”

이외에도 많은 기록들이 있습니다. 비구가 여자에 대한 성적인 욕망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성적인 욕망을 다스리거나 아니면 동료 비구의 도움을 받아 성적인 욕망을 다스리는 내용이 경전에 많이 있습니다. 그 중 승단에서 시를 잘 짓기로 유명했던 방기싸의 경우를 소개합니다. 『출가의 경』(쌍윳따 니까야 제 1권 517~519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방기싸가 승단에 출가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는데, 그때 많은 여인들이 잘 차려 입고 사원을 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 여인들을 보고 방기싸에게 성적인 욕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방기싸는 ‘내게 성적인 욕망이 생긴 것은 나에게 해롭다. 참으로 나에게 유익함이 없는 것이다. 참으로 나에게 나쁜 일이 닥친 것이다. 어떻게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좋지 않은 생각을 없애고 좋은 생각을 일으킬 수 있는가. 내가 스스로 자신을 위하여 좋지 않은 생각을 없애고 좋은 생각을 일으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습니다.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내가 출가한 뒤에

어둠에서 오는 이러한 생각들이

완강하게 나를 엄습하고 있네.

훌륭한 사수인 귀공자들로서 잘 숙련된 강한 활을

가진 자들로 겁이 없는 사람 천 명이

나를 모든 방향에서 에워싼다 하더라도

또한 만약 그 이상의 여인들이 오더라도

나를 괴롭게 하지 못 할 것이니

나는 가르침에 확고하게 서 있네.

태양신의 후예인 붓다에게서

그 자신의 입을 통해 나는 들었네.

열반으로 이르는 길을.

내 마음은 그것에 머물러 즐겁네.

이처럼 살고 있는 나에게

악마여, 그대가 다가오더라도

나의 길을 알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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