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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終末

  • 입력 2019.01.23 14:26
  • 기자명 신승철(블레스 병원 병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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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한설北風寒雪 몰아치고 있다. 신나게, 모질게,

 

벽이며, 지붕들, 나무들을 할퀴고 있다. 거리에

움직이려는 것들 매섭게 때리고 있다. 골짝과 들판

끝까지 날아가며 힘없는 것들 덮친다. 거칠 것 없는

도적들, 자랑한다. 미친 듯 마구 웃어댄다.

내 안의 사물들, 꿈적도 않고 시련도 없이 숱한

시련 겪고 있다.

 

새벽녘에 길 떠난 사람들, 지금쯤 어디에서

눈사람이 되었는지, 돌장승이 되었는지,

벙어리 산이 되었는지, 그 소식 알 길이 없다.

 

<조형>, 김무기, 한국미술협회/서울조각회
<조형>, 김무기, 한국미술협회/서울조각회

하늘 북소리 그친 뒤

속까지 훤해진

 

적막강산 -

 

온갖 곤욕 치르고

가진 것 몽땅 털리었지만

종국에 와선

 

너 나 없이

한 마디

말도 할 수가 없는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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