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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대한 욕망을 다스리는 법 -Ⅱ

  • 입력 2019.02.12 13:15
  • 기자명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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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지난 편에 이어서 다음은『아난다의 경』(쌍윳따 니까야 제 1권 523~525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방기싸가 하루는 붓다의 시자인 아난다를 따라 사위성이라는 그 당시의 큰 성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때 방기싸에게 성적인 욕망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방기싸는 아난다에게 시로 말했습니다.

나는 감각적 욕망에 불타고 있고, 내 마음은 그 불에 삼켜졌네.

고따마의 제자여, 연민을 베풀어 탐욕을 끄는 법을 말해 주소서

아난다도 시로 대답했습니다.

인식의 전도에 의해서 그대의 마음이 불에 삼켜졌네.

감각적 욕망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대상을 피하라.

형성된 것을 남으로 보고, 괴로운 것으로 보고, 자기로 보지 말라.

커다란 감각적 욕망의 불을 꺼서 결코 다시는 타오르지 않도록 하라.

부정관(不淨觀)을 닦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삼매에 잘 들라.

몸에 대한 마음 챙김을 확립하고 싫어하여 떠남에 전념하라.

대상을 여의는 명상을 닦고 아만(我慢)의 경향을 버려라.

아만을 부수어 버리면 그대는 적멸에 든 자가 되리.

비구가 환속한 경우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언급할 때 항상 여자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잘못 다스렸는지가 언급됩니다. 붓다도 비구들이 마을로 탁발을 갈 때 마음 챙김을 잘 하지 않을 경우 여자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물밀듯이 밀려오는지 말합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욕망을 없애는 길

이성에 대한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불교수행을 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욕망을 다스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2003년에 미얀마의 위빠사나 수행처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미국인 비구를 만났습니다. 그는 나와 대화를 하면서 성욕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치료하는 환자들에게 알려 주라고 했습니다. 그 비구는 성욕이 일어나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면 그대로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나도 100% 그 이야기에 동의합니다. 『바라드와자의 경』(쌍윳따 니까야 제 4권 435~440쪽)에 등장하는 우데나 왕과 바라드와자 비구와의 대화에는 여자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지 잘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제시된 이야기는 초기 경전에 일관되게 나오는 내용입니다. 우데나 왕이 바라드와자 비구를 찾아와서 “바라드와자여, 비구가 젊고 꽃다운 나이에 감각적 쾌락을 즐기지 않고 목숨이 다할 때까지 청정한 삶을 사는 원인이나 조건은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바라드와자는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어머니 같은 여자에 대해서는 어머니로 보는 마음을 가지고, 누이 같은 여자에 대해서는 누이로 보는 마음을 내고, 딸 같은 여자에 대해서는 딸로 보는 마음을 일으켜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이 원인이고 조건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왕은 그 대답에 만족하지 않고 비구가 그렇게 청정한 삶을 사는 다른 원인이나 조건을 다시 물었습니다. 바라드와자는 다시 대답하기를 “세존께서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이 몸이 발바닥에서부터 머리까지 여러 가지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관찰해야 한다. 이 몸에는 머리털·몸털·손발톱·이빨·피부·근육·각막·뼈·골수·신장·심장·간·흉막·비장·폐·장·장간막·위 속의 음식·똥·담즙·점액·고름·피·땀·지방·눈물·피부의 기름·침·콧물·관절액·오줌이 있다고 관찰해야 한다. 이것이 원인이고 조건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왕은 이 대답에도 만족하지 않고 다시 또 다른 원인이나 조건에 대해 물었습니다. 존자는 다시 대답했습니다.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감각의 문을 잘 지켜라. 눈으로 형상(소리·냄새·맛·감촉·법)을 보고 그것의 전체적인 상도 취하지 말고 부분적인 상도 취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이 밀려들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또 다른 원인이고 조건입니다.” 이 대답을 듣고 우데나 왕은 자신의 경우도 후궁의 처소에 들 때 몸이나 말, 정신에 대해 마음 챙김을 하고 감각의 문에 대해 제어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욕심이 일어나고 안 일어나고의 차이를 이야기하면서 바라드와자의 말을 이해하고 불교에 귀의합니다. 여기서 감각의 문을 잘 지킨다는 것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음식을 맛보고, 몸으로 닿는 느낌을 느낄 때 전체적인 상도 취하지 않고 부분적인 상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상을 취한다는 것은 예를 들어 사람을 볼 때 ‘저건 사람이다, 남자다 여자다’ 하는 것이고, 부분적인 상을 취한다는 것은 ‘옷을 잘 입었다, 못 입었다, 멋있다’ 등으로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음식을 맛보고, 몸으로 닿는 느낌을 느낄 때 전체적인 상과 부분적인 상을 취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뭔가를 보고 들을 때 항상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됩니다. 좋은 것은 가까이하려고 하고, 싫은 것은 멀리하려고 합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면 무엇을 보거나 들을 때 붓다가 제시한 대로 전체적인 상도 취하지 않고 부분적인 상도 취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제 개인의 생각으로는 100% 보거나 들어야 됩니다. 보통 우리는 100% 보지 않고 자기 생각으로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컵을 볼 때 ‘아, 컵이 있구나. 예쁜 컵이구나’, 혹은 ‘미운 컵이구나’하고 자신의 개념이나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것을 가지고 처리해 버리지 앞에 있는 컵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습니다. 컵에 대해 판단하거나 생각을 하는 동안에는 보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오로지 보고 있을 때만이 100%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100%로 보면 사람을 볼 때 남자다, 여자다 하는 것도 없어지고, 좋고 싫고도 사라지고 일체의 판단도 사라집니다. 그러면 붓다가 말하는 대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현재 있는 존재와 만나게 됩니다. 과거와 미래의 투사로서 사물을 대하지 않고 현재 눈앞에 있는 사물의 본질을 만나게 됩니다. 남자가 여자를 이렇게 볼 때 여자를 소중한 한 존재로 보지, 성적인 욕망 충족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아직 미혼인 20대 남자 환자가 직장에서, 결혼한 동료 여직원에 대해 잘못된 욕망이 생긴다고 해서 위의 경을 이야기해 주었더니 자신에게는 첫 번째 다스리는 방법인, ‘어머니 같은 여자는 어머니로 보고, 누이 같은 여자는 누이로 보고, 딸 같은 여자는 딸로 보는 것’이 제일 작용하기에 쉽겠다고 하면서 한 번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남자에게 세상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여자, 여자에 있어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한 남자에 대해 그리고 잘못된 관계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 지혜를 불교 경전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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