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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환자에서 고혈압 관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엠디저널]비만은 고혈압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지방 조식의 증가가 고혈압의 발생 기전에 직접 연관될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들이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의 목적은 심혈관 질환으로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이므로 혈압을 정상화시킴과 동시에 비만인에서 동반되기 쉬운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를 파악하여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생활 습관 요법은 비만인에서 체중과 혈압을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권장되고 있는 고혈압 치료 지침은 비만인의 고혈압 치료에서 특정 강압제를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차단제가 비만인의 고혈압 치료에 특히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 비만인의 고혈압은 치료 시 여러 종류의 강압제의 사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치료에 반응이 적을 경우 수면 무호흡증의 감별이 필요하다. 비만은 고혈압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국인 연구에서도 체질량 지수와 수축기/이완기혈압 사이에 선형 관계(linear relationship)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핀란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모든 고혈압의 85% 이상이 체질량 지수가 25kg/m2 이상인 사람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비만과 고혈압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고, 비만인에서 적절한 혈압의 평가 및 치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비만과 고혈압의 역학적 연관성

역학 연구들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체질량 지수가 증가할수록 고혈압의 유병률이 증가하며, 체질량 지수는 이완기 혈압보다 수축기 혈압과 더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ramingham Heart Study에서 비만은 남성에선 78%, 여성에선 65%의 고혈압 위험도를 예측하였다. 또한 고혈압 발생은 복부 비만과도 연관이 있어서 고혈압 발생에 복부 비만이 기여한 위험도가 미국 남성에서 21~27%, 여성에서 37~57%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NHANES III 자료). 비만이 고혈압의 중요 원인이라는 것은 본태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임상 연구에서 체중을 감소시켰을 때 혈압 강하 효과가 있음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비만인에서 고혈압의 발생이 증가될 뿐 아니라 혈압이 높은 사람에서 체중이 증가하기도 쉬워 보인다는 것이다. Framingham, Tecumseh 연구에 따르면 정상 혈압인 사람에 비해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서 장래의 체중 증가가 의미 있게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므로 비만과 고혈압의 관계는 일방 관계가 아닌 양방향 관계일 가능성이 있다.

비만과 고혈압의 연관 기전

지방조직의 증가가 고혈압의 발생 기전에 직접 연관될 것을 시사 하는 연구 결과들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추정되는 비만과 연관된 고혈압 발생의 대표 기전으로는 비만인에서의 1)교감신경계 활성 증가, 2)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 이상, 3)선택적인 렙틴 저항성(렙틴에 대한 식욕 억제 효과는 둔화되나 교감신경 활성 증가 반응은 유지되는)이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신장에서는 염분과 수분이 저류될 수 있고 심박출량과 심박수가 증가한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과 혈중 유리지방산 증가, 응고인자 활성의 변화, 염증 반응과 내피 세포 기능의 부전 등도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고, 아직 증거가 부족하긴 하나 비만인에서 ghrelin과 adiponectin이 감소되어 있는 것도 비만과 연관된 고혈압 발생에 관여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beta2-아드레날린 수용체 다형성(polymorphism)이 교감 신경 활성 증가와 연관되어 비만인에서의 고혈압 발생에 유전적 소인이 중요하다는 보고도 있다. 비만이 장기간 지속되면 사구체 과여과(glomerular hyperfiltration)와 신경 내분비 활성 증가, 신장의 pressure natriuresis의 이상이 더욱 심해져 신장이 손상되고 고혈압은 더욱 악화되게 된다.

비만인의 고혈압 치료

1. 혈압 측정

비만인에서 혈압을 측정할 경우에는 적절한 크기의 커프(cuff)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너무 작은 커프를 사용할 경우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될 수 있다. 혈압 측정 전 최소 5분 동안 안정하고, 1~2분 시간 간격을 두고 적어도 2번 이상 측정하는 것이 좋으며, 팔의 80% 이상 감을 수 있는 낭대(bladder)를 사용한다. 백의 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이 의심되거나 강압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을 때, 간헐적인 고혈압이 있거나 자율 신경 장애가 있을 경우엔 24시간 활동 중 혈압 측정(ambulatory BP monitoring)이 유용하다.

2. 심혈관 질환 위험도의 평가

고혈압의 치료 목적은 심혈관 질환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므로 고혈압 이외의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 유무의 평가가 필요한데, 비만인은 다른 심혈관 위험 인자를 동반한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평가가 더욱 중요하다. 위험 인자가 동반된 경우 각각의 경우에 맞는 관리가 필요하다.

3. 개선 방안

체중 감량은 비만한 고혈압 환자의 치료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Aucott 등에 의하면 10kg의 체중을 감량하였을 때 장기적으로는 수축기 혈압을 6mmHg 이상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체중을 감량하면서 염분 섭취를 함께 제한하면 체중 감량의 강압 효과가 더 증가된다. 또한 Engeli 등은 체중 감량을 5%하면 혈중 안지오텐신을 27%, 레닌 43%, 알도스테론 31%, 안지오텐신-전환 효소 활성 12%, 지방 조직의 안지오텐시노겐 발현을 20% 감소시킨다고 보고하였다. Meta-analysis 결과에 따르며 orlistat는 의미 있게 체중과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sibutramine은 비만인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혈압과 심박동수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반응은 특히 치료 초기에 흔하다. 그러나 최근의 meta-analysis 결과에 따르면 sibutramine에 의한 혈압 상승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초기 체중의 5%이상 감량된 사람의 경우엔 혈압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잘 조절되고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는 금기가 되지 않는다. 고위험 환자에서 sibutramine의 사용 여부에 대하여는 SCOUT(Sibutramine Cardiovascular Morbidity and Mortality Outcome Study)trial 이 현재 진행 중이다. 한편, 새로운 약제인 rimonabant를 이상 지혈증이 있는 과체중 환자에게 일일 20mg씩 1년 간 투여하였을 때 유의한 수축기/이완기 혈압 감소 효과가 있었으며 이 효과는 정상 혈압인 사람보다 고혈압인 사람에서 더 뚜렷하다는 보고가 있어 향후 사용이 기대되고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4. 강압제의 처방

비만과 고혈압을 연결 짓는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고혈압 환자가 비만을 동반한 경우에 적용할 약물 치료의 특정한 지침은 없는 상태이다. 주된 이유는 지금까지 비만한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연구가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비만인에게도 일반적인 고혈압의 약물 요법 지침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비만인은 고혈압 외에 다른 심혈관 질환 위험 요소(이상 지혈증, 인슐린 저항성, 포도당불내인성 등)를 동반한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강압제를 선택할 때 개개인이 가진 동반위험 요소와 약제의 종류에 따른 장점과 단점을 고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매년 고혈압 치료 환자의 2%에서 새로 당뇨병이 발생하며, 고혈압 치료 도중 새로 발생한 당뇨병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위험은 고혈압 치료 전부터 있던 당뇨병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위험과 유사한 수준으로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은 고혈압 환자에 비해 약 3배 높다는 보고가 있다. 비만인은 당뇨병 발생 위험이 비비만인보다 높기에 장기간 이뇨제와 베타 차단제를 이용한 강압 치료가 다른 약제에 비해 새로운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며 특히 그러한 위험이 당뇨병전기(prediabetes)에 있는 사람에서 높다는 최근의 보고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혈압은 140/90mmHg 이하로 낮추어야 하고 당뇨병이나 신장 질환을 동반하였을 때는 130/80mmHg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 이뇨제는 혈장량이 증가되어 있는 비만 고혈압 환자에서 지금까지 널리 쓰여 온 유용한 강압제이나 앞서 애기한 바와 같이 당뇨병 발생 위험 증가의 우려가 있고 통풍 발생도 증가시킬 수 있어 사용할 경우엔 hydrochlorthiazide 12.5~25mg의 용량이 권장된다. 베타 차단제는 협심증, 심근 경색 후, 빈맥성 부정맥 등 적응되는 질환이 있으면 사용하는 것이 좋으나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당뇨병 발생의 위험도 증가한다.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길항제(ARB)는 강압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표적 장기를 보호하고 대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ACEI와 ARB가 비만과 연관된 고혈압 치료에 특히 유용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TROPHY(TReatment in Obese Patients with HYpertension)연구에서 비만한 고혈압 환자들은 hydrochlorothiazide보다 ACEI에 대한 반응이 더 좋았고, LIFE(Losartan Intervention For Endpoint)연구의 sub-analysis에선 비만한 좌심실 비대 환자에서 atenolol 치료군보다 losartan 치료군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이 더 적었다. 무작위 대조 연구들의 meta-analysis 결과에 따르면 ACEI나 ARB가 새로운 당뇨병 발생을 약 25% 줄일 수 있다고 하고, 대상자가 소수인 연구이기는 하나 몇몇 ARB들은 PPAR r 활성을 증가시켜 지방 세포로부터 아디포넥틴을 유도하고 열량 소비를 증가시켜 식이로 인한 체중 증가를 억제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칼슘 길항제는 ACEI나 ARB를 사용할 수 없을 때나 변이형 협심증이 있을 때 유용하고 대사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알파 차단제는 전립선 비대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당 및 지질 대사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나 최근 심부전을 악화시켰다는 보고가 있어 현재의 고혈압 치료 지침에서 1차 약제로는 추천되지 않는다. 비만인의 고혈압은 비비만인의 고혈압보다 적절히 조절되는 경우가 적다. 보고에 의하면 140/90mmHg 이하로 조절되는 환자 비율이 정상체중인을 1로 보았을 때 과체중인 경우는 0.8, 1단계 비만에서 0.6, 2단계 비만에서 0.5, 3단계 비만에서 0.7이라고 한다. 2가지 이상의 약제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일반적으로 이뇨제를 포함한 3가지 종류 이상의 약제를 병용하여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는 저항성 고혈압(resistant hypertension)이다. 외국의 자료이긴 하나 저항성 고혈압 환자 중 남성의 97%, 여성의 65%가 수면 무호흡 증후군을 갖고 있었다는 보고가 있다.

결론

고혈압 치료의 목적은 심혈관 질환으로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이므로 혈압을 정상화시킴과 동시에 비만인에서 동반되기 쉬운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를 파악하여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생활 습관 요법을 통해 체중과 혈압을 감소시키고 이상지혈증 등의 대사이상을 교정하여야 하며, 목표 혈압의 달성을 위해서 필요시엔 여러 종류의 강압제를 병용하여야 한다. 현재 권장되고 있는 고혈압 치료 지침은 비만인의 고혈압 치료에서 특정 강압제를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으나 대사 이상의 위험이 적고 비교적 강압 효과가 좋은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차단제가 특히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환자가 가진 동반 질환의 경중과 강압제의 장단점을 고려한 처방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향후 비만과 관련 질환의 연관 기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신영인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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