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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을 다스리는 법 Ⅰ
  •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승인 2019.03.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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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살다보면 잠이 안 올 때가 있습니다. 평생 한 번도 이런 경험 없이 잘 자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잠이 안 올 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불면증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불면증은 못 자는 병이 아니라 못 잘까 두려워하는 병입니다. 왜 이렇게 말하느냐 하면, 잠을 자고 못 자고는 문제가 아니라 그럴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병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잠이 안 올 때 못 자더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대처하면 다시 잘 잘 수 있지만 또 못잘 까 두려워하면 불면증이 됩니다. 실제로 ‘빅터 프랭클’이라는 유태인 정신과 의사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몇 년을 보낸 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을 보면 “잠을 못잘까 두려워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생명을 가진 개체는 누구든지 자기 자신에게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잠은 잔다고 하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잠을 못자는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잠을 못 자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어떤 사람은 ‘잠을 못 자면 피부가 나빠지지 않을까’하고 두려워하고, 어떤 사람은 ‘앓고 있는 병이 악화되지 않을까’하고 두려워하고, 어떤 사람은 ‘잠을 못 자면 잘 생활하지 못할까’ 두려워합니다. 사람마다 잠을 못 자는 이유가 다릅니다. 공통점은 잠이 안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는 것입니다. 잠을 푹 자면 피로가 덜 풀리고 몸 상태가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생활이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생각과 실제는 다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잠자는 것에 집착할 때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잠이 안 오는 여러 가지 원인들

대게 정상적인 경우 낮에 활동하면 밤에는 잠이 옵니다. 밤이 되면 마치 스위치를 꺼 불이 꺼지듯 잠이 옵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잠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일이 일어나면 잠이 안 오게 됩니다. 근심, 걱정거리가 있어 생각을 계속한다든지, 불안하거나 우울하다든지 망상이나 환각과 같은 정신병 증상으로 머리가 계속 움직일 때와 같은 정신적인 원인 때문에 잠이 들지 않을 수도 있고, 술이나 카페인, 니코틴과 같은 물질의 영향으로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신체적인 상태로 인해 잠이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어떤 사람은 머릿속에서 온통 잡념이 떠나지 않고부터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 전에는 못 잔 적이 없었습니다.

어떤 여자 분은 아이를 낳고 새벽에 모유를 주어야 해서 하룻밤에도 몇 번씩 깨는 생활을 1년 정도 한 후 아무 이유 없이 자다가 한 번 이상씩 깼습니다. 깨면 다시 잠이 안 오기도 했습니다. 일반인들이 수면제 대용으로 많이 쓰는 멜라토닌은 어떤 연구에 의하면 수면 혼란의 예방과 치료에 역할을 한다고 하고, 또 어떤 연구에 의하면 잠을 유도하고 지속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나 특수한 수면장애나 상태에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어떤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임상 연구가 거의 없습니다. 적절한 용량, 투여 시간, 치료 기간, 약물 상호 작용, 사용했을 때 어떤 사람이 위험한지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약보다는 건강 보조 식품으로 다루어집니다. 그러나 건강 보조 식품으로서의 안정성도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잠이 안 올 때 불면증으로 발전하지 않으려면 두 가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나. 잠이 안 오는 원인을 알아서 그 원인 해결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 원인을 알아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근본적으로 해결이 됩니다. 잠이 안 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이 안 오는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잠을 잘 자다가 갑자기 잠이 안 올 때는 최근에 일어난 변화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속에 원인이 있습니다.

어떤 은행원은 잠을 잘 자다가 주식에 투자한 것이 실패하자 그때부터 잠을 못 잤습니다. 인생이 끝났다는 느낌에 불안하고 절망감이 들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혼자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면 주위 사람과 의논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우울증이 원인이면 우울증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걱정거리가 많아 잠이 안 오면 걱정하는 생각을 어떻게 하든 멈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카페인이나 니코틴과 같은 물질이 원인이면 그에 맞게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둘. 잠이 안 올 때 올바르게 대처

앞서 이야기한 잠이 안 오는 원인을 찾아 그것을 해결하는 것과 잠이 안 오는 것에 대해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 이 둘을 꾸준히 실천하면 불면증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잠을 잘 자기 위해 일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

자기 전에 카페인, 술,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이나 오후에 운동을 합니다, 자기 전에 가볍게 먹습니다, 침실의 온도나 소음, 빛을 적절하게 합니다, 자기 전이나 잘 때 걱정을 안 합니다, 낮잠을 안 잡니다 등등. 이런 일반적인 사항은 잠을 잘 자는데 항상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제시하여 많은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잠이 오든 안 오든 평소 잠을 자는 시간에 눕는 것이 좋습니다. 불을 끄고 누워서는 눈을 감습니다. 어떤 사람은 하루 잠을 못 자면 그 다음 날은 일찍 누워서 못 잔 잠을 보충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잠이 더 오지 않습니다. 잠은 일종의 생체리듬에 따라 일어나기 때문에 평소 잠자는 시간이 아닌 시간에 누우면 생체 시계가 혼란을 일으킵니다. 잠을 못 잔 다음 날, 잠을 꼭 잘 자고 싶으면 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잠이 더 잘 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능하면 잠을 잘 자고 싶다는 마음을 다스리고 평소 자는 시간에 눕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평소에 잠을 자는 일정한 시간에 누운 다음, 억지로 잠을 자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이라는 것은 자율신경계를 통해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잠을 자고 싶다고 잠이 오고, 안자고 싶다고 안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잠이 올 수 있는 조건이 되면 오고, 조건이 안 되면 안 옵니다. 잠 오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이 오는 조건은 교감신경이 억제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될 때입니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상태는 느긋하고 편안하고 풀어지고 뭔가를 잡고 있는 것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에 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 상태는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서고 흥분되고 뭔가를 붙들고 있는 상태입니다. 잠을 자려고 애쓰는 상태는 교감 신경이 자극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잠을 자려고 애쓰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저 하루 동안 움직였으니까 ‘쉰다’, ‘피로를 푼다’ 하는 마음으로 누워있습니다. 잠이 오면 자고, 안 오면 쉬면서 좋은 시간을 갖는다는 마음으로 누워 있습니다.

사실 눈을 감고 누워 있는 것 자체가 가수면 상태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잠자는 것이 아니고 단지 눈을 감고 누워 있을 때라도 뇌파를 찍어보면 눈을 뜨고 누워 있을 때와 뇌파가 다릅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우리도 모르게 깜빡깜빡 자기도 합니다. 그럴 때 피로가 많이 풀립니다. 눈을 감고 누워 있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이 날 수 있습니다. 과거와 미래의 생각이 주로 날 것입니다. 이때 생각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에 집중하지 않는 한 생각이 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생각이 나면 생각의 구체적인 내용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생각이 났구나’하고 생각이 난 것을 알아차리면 그 생각은 사라집니다. 그러면 다시 피로를 푼다는 마음으로 누워 있도록 합니다. 그러다가 또 생각이 나면 구체적인 내용은 생각하지 않고 ‘또 생각이 났구나’하고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하는 가운데 너무 답답하면 눈을 감은 상태로 잠시 앉아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일어나서 돌아다니면 잠이 완전히 깹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렇게 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날 시간이 되면 일어나 봅니다. 일어나야 할 시간에 일정하게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일어난 후 상태가 괜찮으면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일어났더니 어질어질 하면 다시 좀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괜찮아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일어났을 때의 몸 컨디션에 맞게 하루를 보내겠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실제로 잠이 안 올 때라도 동요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서 밤을 보내면 아침에 일어날 때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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