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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수술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입력 2019.04.15 10:53
  • 기자명 강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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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두 자녀 기르기’, ‘한 자녀 기르기’의 기조아래 정책적으로 가족관리협회를 만들어 국가적인 차원에서 산아제한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가족관리협회에서는 조직적으로 정관수술을 권장해서 수술을 하면 아파트 분양권을 주기도 하고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

숙련된 협회 소속 비뇨기과의사는 10분미만의 짧은 시간에 수술을 마무리 했다. 그래서인지 정관수술이 정관을 묶는 간단한 시술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사실 정관수술은 정관의 재개통을 막기 위해 정관을 일부분 절제하고 그 외 다양한 조치를 병합하는 영구적인 피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가적인 홍보 때문인지,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인지, 70년대생이후 인구군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항아리형태의 인구 그래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최근의 저출산은 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말이다.

베이비붐의 부부에게 영구피임이 필요할 경우, 난관을 결찰하는 일명 난관수술을 통한 여성영구피임법이 한때 유행했다. 그러나 전신마취 하의 복강경수술을 해야 하고 자궁외임신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 때문에 현재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관수술을 통한 남성영구피임법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구피임으로 선택되고 있다. 현재에 이르러서도 자녀를 2명이상 갖고 있는 중년의 부부가 영구적인 피임을 원해 병원을 찾는 다면 정관수술을 추천되고 시행된다.

새로운 세태에 기존과 다른 정관수술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콘돔이 성관계에 충분한 만족을 주지 못해 피임을 해야 하니 정관수술을 받겠다는 20대 초반 남자, 현재 사귀는 사람과 서로 자녀를 갖지 않기로 합의해서 수술을 하겠다는 20대 후반 연인, 결혼 계획이 전혀 없어서 수술을 받겠다는 30대 미혼 남성, 부인 외 연애를 하는데 혼외자녀를 피하기 위해 수술하겠다는 중년 남성,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10대의 임신과 낙태의 사례가 늘면서 미성년 자녀의 정관수술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앞서 내용과 같이 정관수술은 영구피임을 목적으로 한다. 정관복원수술을 통해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임신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지 늘 가능한 것은 아니다. 복원수술을 통해 정관의 단순한 교통 만이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항정자항체 등의 다른 요인도 정관수술을 통해 야기되고 이것들은 회복이 불가능한 요인들이다. 그리고 정관을 차단한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그 복원마저도 쉽지 않다.

성문화의 개방으로 10대에서 성관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사실일 것이다. 현실적인 성교육이부족한 상태에서 부모가 먼저 나서서 정관수술을 자녀에게 권하고 알아본다고 하면 그것은 큰 문제가 있다. 자녀에게 임신과 그에 따른 양육 등의 책임을 알려 주어야 한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하기 위한 콘돔 사용법과 피임약 복용과 같은 제대로 된 피임법을 교육을 해야 한다.

정관수술과는 다른 내용일 수 있으나, 10대의 성전파성질환자가 의사를 찾는 경우를 많고 정상적인 연인관계에서 성전파성질환의 전염이 흔하다. 잦은 생식기 감염은 불임 및 요도협착 등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한다. 콘돔의 사용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충분한 교육이 부족한 탓일 것이다.

미성년의 남학생의 정관수술과 여학생의 생체유치형 호르몬제 문의를 자주 받는다. 대부분이 자녀의 성관계를 인정하는 부모의 상담이다. 그럴 때는 ‘시술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콘돔사용을 꼭 권유한다. 실제 10대 임신보다 10대 성병 환자가 더 문제다.

과거 산아제한 세대의 경험을 이어받은 탓인지 정관수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듯하다. 지금 아기를 갖길 희망하지 않을 수 있지만, 더 이상의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듯하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남상간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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