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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범의 공동정범 횡격막 탈장 사건과 같은 의료과오사건에서의 법리 적용에 관하여

[엠디저널]2018년 10월, 횡격막 탈장을 진단하지 못하여 3명의 피고인 의사들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고 모두 법정구속이 되었는데, 이후 항소심에서 1명의 의사에게는 무죄가 선고되었지만 나머지 2명의 의사에게는 유죄가 인정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해당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의사 중 2명이 공동하여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하여 피고인 의사 중 2명에 대하여 형법 제30조에 따른 공동정범으로 의율하였다.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하여 ‘공동정범’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위 횡격막 탈장 사건의 경우 의료업무에서의 과실이 문제되는 과실범에 관한 사건으로, 법원은 2명의 피고인 의사들이 공동하여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범하였다고 하여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을 긍정하는 견해인 것으로 생각된다.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을 긍정할 경우 가장 큰 실익은 여러 피고인의 개별적 과실로부터 발생한 결과를 피고인 각자의 단독 과실에 의한 과실의 동시범으로 보아 개별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의 과실을 공동과실로 보아 공동과실에 의한 결과의 전체 인과관계 증명만으로 손쉽게 가벌성의 근거를 찾아 피고인들의 형사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고, ‘공동가공의 의사’란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의 의사인데, 고의범이 아닌 과실범에까지 공동으로 범행한다는 의사의 주관적 요소가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위 횡격막 탈장 사건의 경우 서로 다른 진료과에 소속되어 근무하는 의사들이 피고인인데, 수사단계 또는 공판단계에서 공동가공의 의사가 있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피고인들에 관하여 공동 범행의 의사가 있었다고 하는 것은 부당할 것이다. 또한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범죄사실 뿐만 아니라 범죄사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서도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엄격한 증명이 요구되는데,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이 긍정될 경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증명대상이 축소되면서 검사가 인과관계 증명을 위한 노력을 회피하고, 법관이 수월하게 가벌성의 근거를 찾을 수 있어 형사처벌이 지나치게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

비록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던 환자가 사망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애석한 일임이 분명하지만, 위 횡격막 탈장 사건에서의 피고인 의사 2명에 대하여 과실범인 업무상과실치사죄의 공동정범으로 의율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부당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향후 유사한 사건이 벌어진다면 ‘과실범의 공동정범’법리가 아닌 ‘과실범의 동시범’법리가 적용된 재판이 이루어져서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판결을 통해 진정한 범인은 처벌하되, 억울하게 처벌받는 피고인이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강지명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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