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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의 봄내음을 전하는 동강할미꽃”

  • 입력 2019.04.30 12:31
  • 수정 2019.04.30 12:36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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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강의 봄내음을 전하는 동강할미꽃, 39.4cmx54.5cm, Watercolor
▲ 동강의 봄내음을 전하는 동강할미꽃, 39.4cmx54.5cm, Watercolor

[엠디저널]동강의 할미꽃이 뿌리를 내린 곳은 석회암 바위틈이다. ‘뼝대’ 라는 이 지역 사투리가 눈에 들어온다. 문맥상으로 ‘바위 절벽’이라는 토속어이다. 쉽게 구분이 힘들 정도의 작은 꽃잎은 황새의 날개짓과 같다하여 비유적으로 ‘정선황새풀’로 불렀다.

동강할미꽃은 할미꽃의 한 종류로서, 동강의 석회암절벽에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종 식물이다. 여러해살이 풀로 보라색 계열의 꽃이 피고 암술 숫자가 적은 특징을 가지며 대부분 꽃이 하늘을 향하는 동강 일대 절벽이나 바위에서 자생하는 보호 가치가 큰 식물이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 고운 색의 동강할미꽃을 찍기위해 동강유역을 찾는다. 그럴듯한 사진을 얻으려 동강할미꽃 뿌리근처의 묵은 잎을 거둬내고 촬영하는 바람에 오히려 동강할미꽃의 죽음을 초래하고 만다.

그러나 동강할미꽃을 처음 발견한 이도 야생화 사진가이다. 1997년 정선읍 주변에서 최초로 동강할미꽃을 촬영했고, 이듬해 제작한 야생화달력의 4월 셋째 페이지에 이 사진을 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할미꽃으로 불리며 일본 식물학자가 명명한 ‘풀사틸라 코리아나 나카이(Pulsatilla Koreana Nakai)’라는 학명도 그대로 실었다. 다만 일반 할미꽃이 허리가 꼬부라진 데 반해 “이 할미꽃은 하늘을 향해 노란 꽃술을 보이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이 때문에 식물학자들에게 연구 대상인 꽃이다”라고 서술했다. 이를 본 식물학자 고 이영노 박사와 이택주 한택식물원장이 2년간의 연구를 거쳐 새로운 할미꽃임을 밝혀냈고 동강의 이름이 들어간 학명(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으로 등재하게 된다. 동강할미꽃이 정식 명칭을 갖게 된 내력이다.

고개를 푹 수그린 보통의 할미꽃과는 달리 동강의 봄을 알리는 팡파레처럼 하늘을 보고 피운다. 키가 15cm내외로 작고 여린 모습이지만, 척박한 석회암 절벽 틈에 뿌리박고 하늘을 바라본 모습은 작은 거인과 같다.

많은 이들의 눈에는 그저 시든 잎으로 보이지만, 이 시든 묵은 잎들은 동강할미꽃에게 수분보유력을 제공하여 척박한 바위틈에서 살아남게 하는 원동력이다.

“복잡다단한 인간의 삶도 동강할미꽃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작가의 말이다.

바위 절벽 사이좋게 동거하는 동강할미꽃과 동강고랭이, 이 둘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나란히 누워지내시는 정겨움을 표현했다. 동강할미꽃은 매년 4월 5일을 전후로 열흘 정도의 기간에 개화한다. 동강할미꽃 마을 보존연구회장의 전언이다. 800개체 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다. 보존회의 노력으로 군락을 넓히고 있지만 생존율은 높지 않다고 하며 안타까움을 말하고 있다.

축제라고 하면 즐기는 시간 여행을 생각하는 기존의 생각에서 그 선을 달리하여 보물찾기하듯 숨어있는 자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마음속에 담아가는 시간으로의 여행으로 여행자들에게 당부한다. 

자료제공 Galler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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