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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만학회 이규래 회장 “비만 예방 및 치료 위해서는 의료인들이 먼저 앞장서야!”대한비만학회, 한국인에게 맞는 비만 진단기준 제시

[엠디저널]한국인에게 맞는 비만 진단기준 및 비만 진료지침을 발표해 비만 치료 및 예방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대한비만학회는 지난 6일 열린 제50차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근거로 한 ‘비만 진료지침 2018’을 발표했다. ‘비만 진료지침 2018’에는 개정된 비만 분류와 비만 수술 기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고, 특히 사회적으로 비만 기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검진을 받은 84,690,131명의 성인 자료를 토대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증가하는 BMI(체질량지수)의 임계점을 바탕으로 비만의 기준을 검증했다. 이 진료지침을 통해 대한비만학회는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세 가지 비만 관련 질환 중 한 가지 이상을 가지는 BMI 기준점은 23kg/m2으로 재확인했고, 가능하면 23kg/m2 미만의 BMI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체질량지수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관계(출처. Seo MH, et al. J Obes Metab Syndr 2018;27:46-52)

한편 기존의 과체중 단계를 ‘비만전단계’로 명칭을 바꾸고, 비만은 3단계로 구분했다. BMI 수치 25kg/m2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하는 것은 바꾸지 않았지만, 당뇨전단계처럼 BMI 23~24.9 사이를 기존의 과체중이라는 표현 대신 비만 위험을 부각하는 의미가 있는 ‘비만전단계’로 명명했다. 또 비만의 정도에 따라 BMI 25~29.9면 ‘1단계 비만’, 30~34.9면 ‘2단계 비만’, 35 이상이면 ‘3단계 비만’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또한, 복부비만의 기준은 허리둘레 기준으로 남자 90Cm, 여자 85Cm로 정했다.

▲ 개정된 비만 분류 (2018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

위 내용은 대한비만학회의 국제학술지 JOMES의 2019년 3월호(제28권 1호)에 게재되었으며, 홈페이지(http://www.kosso.or.kr/)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MD저널은 비만학회 이규래 회장(가천의대 동인천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을 만나 비만의 최근 양상과 문제점,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들었다.

비만 예방하고 싶으면 시각에서 자유로워져라!

▲ 대한비만학회 이규래 회장

대한비만학회 이규래 회장 대한비만학회에 대해 소개하자면…

대한비만학회는 1991년 연구회로 시작해 이듬해인 1992년 공식적인 학회로 출범했습니다. 본 학회는 춘·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임상 및 기초의학, 영양과 운동 분야 등 비만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비만의 원인 및 치료에 관한 연구 활동 교류, 그리고 비만의 심각성 및 올바른 비만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학술지인 JOMES를 연 4회 발행하고 있으며, 비만 전문가를 위한 교육자 과정과 연수강좌, 그리고 연구집담회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비만의 실질적인 연구가 시작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다.

의학의 역사에서 1800년대까지만 해도 비만이라는 주제는 없었습니다. 가깝게 보자면 제가 의대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비만보다는 비타민이나 영양 부족이 더 크게 다뤄졌습니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비만이 실질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라고 보면 됩니다. 처음에는 비만보다는 표준체중이라는 용어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인간의 질병과 수명을 연구했는데, 대체로 키에서 100을 뺀 정도가 적당하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물론 그것은 미국의 기준이고, 각 나라로 퍼져가면서 거기에 0.9~0.95를 곱하는 브로카지수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브로카지수에는 여러 가지 결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지 브레이(George A. Bray) 박사가 이를 보완해 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통해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측정법, 즉 BMI(신체질량지수, body mass index)를 제창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980년부터 20년 동안 20대부터 40대까지 추적 조사를 하면서 BMI 공식이 정립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BMI 25를 기준으로 비만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비만의 추이는 어떠한가.

한국인의 경우 남성과 여성이 보이는 비만 양상은 차이가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BMI 25 이상은 남성이 40.7%, 여성이 24.5%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과체중과 비만에 의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직·간접 비용을 합해 1조8,000억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물론 지금은 이보다 더 높은 수치로 예상됩니다. 이런 차이는 문화적인 것에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문제는 최근 청소년 쪽의 그래프가 많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질병인데, 그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자면…

비만의 위험성을 말하려면 먼저 대사증후군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대사증후군은 이제 누구나 한번은 들어보았을 흔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대사증후군은 Geral. Reaven이 2002년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특정한 병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대사증후군이란 당뇨, 고혈압, 비만, 심혈관계 죽상동맥경화증 등 여러 질환이 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후군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대사증후군의 핵심은 바로 복부에 몰려 있는 지방입니다. 그리고 비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영향을 끼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먼저 얼굴로 가면 대표적인 것이 수면무호흡증입니다. 수면무호흡은 자는 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또 코골이가 심하면 기도가 꺾여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혈압이 올라갑니다. 또 이것이 폐로 가면 기관지에 환기가 되지 않는 특별한 증후군도 있습니다. 위로 가면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고, 다리로 가면 혈전이 뭉쳐 정맥류가 생깁니다. 각종 혈액성 질환도 지방과 관계가 있고, 고혈압과 심근경색, 그리고 뇌경색도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 중 가장 많은 데이터를 차지하는 것이 암에 대한 것입니다. 여성은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남성은 대장암과 관계가 깊다는 연구가 나와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퇴치를 통한 국민 건강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학문적 연구 성과와 대국민 관련 사업에 관해 설명해 달라.

현재 대한비만학회는 ‘Health people 202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매해 10월 11일을 ‘비만 예방의 날’로 지정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비만 예방의 날’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고, 대한비만학회에서 후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는 빅데이터 자료를 통해 본 학회와 같이 MOU를 맺고 연구를 진행하며, 이를 논문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4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통한 ‘Fact sheet’를 매년 추계학술대회에 발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년째 ‘Fun&Run Health Camp’를 진행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비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전문가 양성과정을 실시하고 있는데, 인증의와는 다른 개념인가.

본 학회는 비만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이에 대한 자격 여부를 판단하는 것에 대해 20년 전부터 논의해 왔습니다. 다만 전문적인 라이센스가 없더라도 교육은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입장이며, 올해로 네 번째 비만 전문가 과정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는 영양, 행동, 운동, 약물, 수술 등 비만에 관련된 모든 과정이 담겨 있으며, 지난해에는 68명의 비만 전문가를 배출했습니다. 올해는 6월에 교육을 시행하고, 이어 10월에 시험을 치를 계획입니다.

비만 예방의 기본은 실천에 있는데, 어떤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나.

비만 예방이 일반화되기에는 아직 사회적인 인식이 부족합니다. 지하철역만 보더라도 대부분 사람들이 계단보다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습니다. 비만은 예방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실천은 거의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체육 시간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세대를 흔히 ‘Z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의 특징은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세대를 컴퓨터가 장악했다면 이제는 그 자리를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차를 타거나 길을 걸을 때도, 심지어는 대화를 하면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통 놀 거리가 그 안에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비만을 예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먼저 스마트폰에 잡혀 있는 시각이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눈을 돌리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체육 시간을 늘리고,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합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서 뛰어놀 수 없다고 하지만 비만 역시 엄청난 해악이라는 것을 부모들이 깨달아야 합니다.

비만 예방을 위한 의사들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비만을 바라보는 시각은 일반인과 의사들에게 차이가 있습니다. 단순히 체중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체지방에 대해 일반인들에게 정확한 설명을 해 주어야 합니다.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이 줄어들면 괜찮습니다. 최근에는 비만대사수술의 급여화로 비만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중요한 것은 행동수정입니다.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약이나 수술이 나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인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강지명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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