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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급식

  • 입력 2019.05.23 11:45
  • 기자명 강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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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급식, 추억의 단어이다. 급식의 사전적 의미야 매우 광범위하지만, 한국에서 ‘급식’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먹는 식사를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그런 급식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학교 급식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 후반으로, 비교적 젊은 사람들의 추억이다. 하지만 눈을 조금 돌려, 옆 나라 중국을 보면 학교 급식의 역사는 꽤나 긴 편이다.

이것은 사회주의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2차대전 직후 중국의 국공내전이 끝나고 중국은 모택동의 중국공산당이 권좌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서 전 중국이 사회주의 제도로 굴러갔고, 이에 따라 모든 것이 집단화되어갔다. 교육도, 노동도, 심지어 식사와 수면까지도 가족 단위가 아니라 ‘노동집단’단위로 굴러갔다. 때문에 이 시기에 식사란 ‘부모님’이 만들어주시는 것이 아닌, 직장 또는 학교 식당에서 ‘배급’하는 것이었다.

이 시기를 지낸 중국의 중장년층은 자연스레 위와 같은 인식이 뿌리박혔고, 그들의 슬하에서 태어난 새로운 세대의 중국인들 역시 ‘집밥’에 대한 개념 자체가 비교적 희미해진 상태이다.

좌우지간, 때문에 중국의 학교 급식은 매우 발달했고, 매우 작아 식당을 설치할 예산이 부족한 학교가 아니라면(중국 교육제도도 굉장히 부익부 빈익빈이라 획일화할 수는 없다) 2~3층짜리 식당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흔한 편이다. 무엇보다 그 큰 식당을 채우는 메뉴가 엄청난데, 매일 한가지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백화점의 푸드코트처럼 원하는 메뉴를 파는 창구로 가서 골라 먹는 것이다.

물론 메뉴마다 가격이 다르기도 하고, 학생마다 원하는 사이드 디시도 다를 수 있으니 급식비를 선결제하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결제하고 먹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보조금이 기본적으로 나와 매끼 평균 1100원가량에 (성장기 학생기준으로)든든하고 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건강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일은 초창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유아기와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먹는 ‘급식’이 생을 통틀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생각해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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