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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으로 다가오는 내적 필력

  • 입력 2019.06.04 10:29
  • 수정 2019.06.04 12:01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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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HEAR, FOR YOU 5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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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품 속에 보여지는 소박한 일상의 이어지는 모습의 부호는 나의 솔직한 날마다의 기록이다.’                                       - 작가 노트 발췌 수정

[엠디저널]작가의 작업의 진행은 자신의 생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그 거울에 비친 나의 선택받은 소중한 일상에서 한순간의 정지 화면으로 멈칫해 있을 때 내면에 비친 창백한 긴장감의 멈춤으로 돌아다보며 깊은 심연의 깊이로 가는 통과의례를 지난다.

김경화 작가의 작업은 자연과 일상의 충실한 내면의 구성이 되고 어느 경우 분절된 직선들은 이지적 화면구성에 따른 조형적 측면을 구성하며 다져진 그 위에 유기적 공존을 시도한다.

실제 자연을 연상시키는 배경과 허구적 자연의 대비 즉, 가시적 영역과 비가시적 영역의 공존으로 조율되고 있다. 평면적인 장식성과 함께 소소한 일상의 시간으로 켜켜이 쌓이는 기록의 대상을 화폭에서 화면 구성으로 가져오고 있다. 생생한 일상의 현장성을 이미지로 절취하여 그 대상의 물체들에 대한 극진한 관찰과 묘사의 동선을 작가 사상의 시선으로 정지화 시켰다. 작가의 눈에 들어온 선별된 동선의 기호화와 상호 유기적 배치는 대자연에 속한 상징들의 유기체들의 차용에서 나온다.

그 속에서는 혼자서 걸으라고! 더 자유로워지라고!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의 유명한 1876년 수필「도보 여행(Walking Tours)」에서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어와 그 소리는 곧 이리저리 굽이치며 삐걱이는 소리를 내는 풍금처럼 홀로 경험 쌓기와 자유함의 통로로 안내한다.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또한 그러하다.

순례의 길마저 그룹을 지어 걷는 시절에 소녀와 발을 맞추어 걸을 생각도 뒤로하고 저기 저곳으로! 작가는 그곳의 자유로움을 나누라고 말한다. 오지 않는 두려움을 뒤로하게 하는 믿음직함이 배어 있다. 일상과 다른 생생하고 강렬한 확신의 말이다.

산(山) 사람들은 남이 한 번도 밟지 않았던 길을 나섬을 말하는 등로주의(登路主義)와 이미 오르는 길에 이정표로 안내되는 등정주의(登頂主義)를 화두로 대담을 나누곤 한다. 결국 등로주의는 길 위에 단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셰르파도 없이 포터도 없이 온전히 본인이 소화한 짐을 지고 아무도 가지 않은 고독한 길을 가는 것이다. 산을 가는 길 위의 이야기를 가져오는 것은 작가의 고뇌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태양이 밝음에 낮에도 뜨는 별은 머리 위에 있는 그 자리에서 우리의 밤이 주는 안정의 휴식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이 소중한 이치를 우리는 안다.

갤러리에 걸린 작가의 작품에 빨간 방점이 붙여진 작가의 작품 수보다 그가 그려내고 싶은 화면을 더 작업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 작품의 수에 매진하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한다. 기력이 쇠잔해질 때 준비해 두는 믿음직한 작가의 조언이 가슴에 와닿는다.

혼자서 걸으라고!
더 자유로워지라고! 

자료제공 Galler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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