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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학’,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현대의학의 선택, 대한임상통합의학회 장석원 회장

  • 입력 2019.06.11 10:41
  • 수정 2019.06.11 10:46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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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임상통합의학회 장석원 회장
대한임상통합의학회 장석원 회장

[엠디저널]“현대의학이 지금의 주류의학인 것은 분명하지만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통합의학이란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의학들을 검증해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활용하며 현대의학의 한 부류로 받아들이자는 의미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급성기 및 아급성기 치료는 거의 완벽하게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의학은 100여 년의 시간 동안 엄청난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한가지 놓치고 있었던 것이 바로 암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질환으로 현대의학의 발전과는 무관하게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의학과 한의학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지만, 그와는 무관하게 직역이 아닌 환자를 중심으로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으니 대한임상통합의학회가 바로 그들이다.

대한임상통합의학회 장석원 회장(관악구 충민내과의원 원장)은 “현대의학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부류로 암과 난치성 피부질환, 그리고 통증을 꼽습니다. 이 질환에 통합의학을 접목해 치료하면 의외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통합의학을 이용한 암 치료는 꾸준히 연구 중이며, 최근에는 통증 치료에 많은 의사가 관심이 있습니다. 본 학회는 임상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회원들에게 통합의학의 증례를 활용해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MD 저널은 암 전문가이자 통합의학의 대가인 장석원 회장을 통해 현대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내과 의사, 암 전문가가 되다!

“불과 20~30년 전에는 암 환자들이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오면 상담할 곳이 없었습니다. 항암이 끝나고 나면 환자들은 그야말로 허허벌판에 내몰린 심정이 되는 것이죠.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환자들이 믿고 의지하며 상담하고 또 새로운 정보를 전하고자 암 전문 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장석원 회장이 암 치료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990년대 초반, 그리고 충분한 연구와 임상 사례를 갖추며 본격적으로 암 전문 클리닉을 개설한 것은 2000년부터다.

“새로운 약들은 끊임없이 개발되고, 암 치료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낸 것은 사실입니다. 또 한편으로 보면 대학병원, 소위 Big 5라 불리는 병원이 앞다퉈 짓는 것이 암병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되지 않는 암 환자들은 예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당시 암 치료의 현대의학적 접근에 회의가 들기 시작하면서 뭔가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낀 장 회장은 암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암을 진단받기 전까지는 건강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암의 크기가 0.8~1cm 정도 되려면 10~1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때는 암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살았을 것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암은 매일 생겨나며, 우리 몸은 암과 끊임없는 싸움을 펼치고 있습니다. 암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역시 암세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몸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암은 다시 재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 회장은 몸속에 암세포가 있더라도 직접 활동하지 않는 암을 ‘동면암’이라고 표현하며, 수술로도 제거되지 않은 미세암을 동면에 빠지게 한다면 재발이나 전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 필요한 것이 바로 ‘암 대사’다.

“암의 특징은 당을 소비하며, 빠르게 분열합니다. 그리고 주변환경을 산성으로 만들고, 주위의 기질로부터 영양분을 뺏어 살아가는데, 이러한 특징을 ‘암 대사’라고 합니다. 우리가 먹는 영양분과 산소를 이용해 공생하며 살아가는 암을 단순히 제거의 대상이라고 여기지 말고, 암이 이용하는 대사를 적극적으로 차단해 암을 휴면상태에 빠지게 함으로써 관리의 대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암은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기 때문에 자란 것이고, 내 몸을 바꾸면 주변 환경이나 면역기능이 암세포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장 회장의 말하는 보완요법 치료의 핵심이다.

암을 치료하는 보완요법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암 수술, 항암, 그리고 재발이 마치 규칙 같은 순서였습니다. 세포적으로 악성 암은 반드시 수술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 바로 항암입니다. 항암제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암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해진 운명입니다. 항암제 용량을 정할 때는 암세포를 모두 죽이는 정도가 아니라 정상 세포가 회복할 수 있을 정도의 용량을 사용합니다. 항암치료에서 살아남은 암세포는 더욱 악성일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다른 항암제도 듣지 않습니다. 내성을 가진 암세포에는 항암제가 듣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도 답은 암이 생기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암 대사’입니다.”

장석원 회장은 암 대사를 활용하면 암세포가 자라는 사이클이 차단되면서 자연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암 치료를 위해서는 맑은 공기가 필요하지만, 꼭 산으로 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수술, 항암, 그리고 방사선을 제외한 이러한 방법을 보완요법이라고 정의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보완요법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는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현대의학으로 안 되는 것일 뿐이지 분명히 길은 있습니다. 암도 우리가 찾지 못해서 그렇지 분명히 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옛말에도 ‘불에 강하면 물로 치라’고 했습니다. 최근 면역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암도 생존을 위해 진화를 할 것입니다. 인간의 예측 밖에 있는 것이 암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방법은 있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한 갈래가 아닐 것입니다.”

장 회장은 이같이 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서적을 내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책이 ‘희망을 주는 암 치료법’, ‘암 치료법의 선택’, ‘암 안 생기는 힐링 영양요법’, ‘암 예방과 치료’이며, 그 외에도 많은 공저가 있다. 그리고 특히 이 가운데 ‘희망을 주는 암 치료법’은 ‘문화관광부 2001년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명의가 들려주는 ‘운명을 바꾸는 네 가지 방법’

장석원 회장은 현대의학을 바탕으로 하는 의사이지만 동양적 성찰은 암 치료와 건강한 삶을 위한 중요한 무기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강의에서도 ‘운명을 바꾸는 네 가지 방법’을 강조한다.

그 첫 번째는 ‘눈 밝은 스승을 만나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글을 많이 읽고 바른 스승을 말하겠지만, 지금으로 말하자면 좋은 의사를 만나라는 뜻이겠습니다. 모두가 지식적으로는 뛰어날지 모르겠지만 정말 좋은 의사를 만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산천지이(山川地異)’다. 

“울릉도에 있는 처녀가 서울로 오면 삶이 완전히 바뀌겠지요. 우리 몸도 같은 이치입니다. 암에 잘 걸리는 체형이라면 암에 잘 걸리지 않는 체형으로 바꿔야 합니다. 또 암을 잘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다면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는 쪽으로 가야겠지요. 한국 사람이 미국에 가면 미국인이 잘 걸리는 병에 걸리는 것처럼 암에 강한 곳으로 가면 암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진리입니다.”

장 회장이 말하는 세 번째 방법은 ‘명상’이다.

“명상은 생각을 집중하는 것과 아예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암으로 진단을 받고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암은 암세포가 만들지만, 여기에는 스트레스가 매우 큰 원인을 차지합니다. 명상은 당장 암을 낫게 하지는 않지만, 긴장을 풀어주고 면역계가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을 주어 생체항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생체항상성을 되찾음으로써 자연치유력을 높여줍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독서’다.

“독서를 하게 되면 자기 성찰이 생깁니다. 물론 어떤 책을 읽어야 한다는 규칙은 없습니다. 인문학도 좋고 사상이나 철학에 관계된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흥미를 느낀다면 어떤 것이라도 상관이 없지요.”

장 회장이 말하는 ‘인생을 바꾸는 네 가지 방법’을 정리하자면 ‘눈 밝은 스승’과 ‘산천지이(山川地異)’, 그리고 ‘명상’과 ‘독서’다. 당장은 의아하게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그래도 명의의 조언이니 한번 따라 보아도 좋지 않을까.

대한임상통합의학회는 소통하고 나누는 열린 공간

대한임상통합의학회는 앞서 말한 것처럼 장석원 회장과 같이 현대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온 의사들의 모임이다. 장 회장이 암을 연구했다면 누군가는 만성질환을, 그리고 또 누군가는 통증에 대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연구해 왔다.

“암이나 만성질환, 그리고 통증은 언뜻 다르게 비칠지 모르지만, 결국은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맥락을 찾기 위해 대한임상통합의학회라는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한 것입니다. 암 전문가라고 하지만 조금 앞서가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런 임상의 결과들을 회원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나누고자 합니다.”

대한임상통합의학회는 올해 장석원 회장이 취임하면서 ‘학회 명칭 변경’을 비롯해 ‘홈페이지 개편’, 그리고 ‘강의 프로그램 강화’를 본격적으로 실시했고, 지난 4월 있었던 춘계학술대회에는 25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학술적 강화를 위해 소규모 세미나를 구성하고, 최근 회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통증이나 SB 주사에 대한 지식도 소개할 예정이다.

“지식이라는 것은 나만 가지고 있을 때는 그것이 남들에게 훌륭하게 비칠 수 있지만, 그것을 공유하면 전체의 발전이라는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한임상통합의학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의학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현대의학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의학에도 분명히 한계는 존재하지만, 장석원 회장의 말처럼 분명히 ‘방법’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한 분명히 현대의학의 장벽은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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