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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의술은 손끝이 아닌 마음에서 나온다! 서울 서남병원 인공관절센터 김영후 박사
▲ 서남병원 인공관절센터 김영후 박사

[엠디저널]“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 중에는 힘들게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도 일흔인데 세탁소를 하시는 환자 수술을 했어요. 원래 수술이 있는 날이 아니었는데, 저 편해지자고 그분 사정을 모른척할 수 없잖아요. 제가 하루 쉬면 그분은 며칠 일을 못 하고, 그러면 또 생활은 그만큼 힘들어지지 않겠어요.”

서울시 서남병원 인공관절센터 김영후 박사, 그가 인공관절 수술의 세계적 명의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환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다.

김 박사는 무릎과 고관절 치환술의 대가로 지금까지 2만례 이상의 수술 경험이 있으며, 무(無)시멘트 고관절 인공관절을 직접 개발해 시술 및 연구는 물론 탁월한 임상 실적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또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 학술상을 2년 연속 수상, 미국 고관절과 슬관절 학회 학술상을 동시에 받은 세계 최초의 의사다. 미국 토론토 대학을 거쳐 시카고, 하버드, 미국 남가주 등 유명병원을 거쳐 국내에서도 세브란스, 이대의료원 등을 거쳤지만 지금의 서남병원이 가장 행복하다는 김 박사.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이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가슴으로 치료하는 명의 김영후 박사를 MD 저널이 만났다.

혈전증에 대한 동·서양인의 차이를 최초로 밝히다!

김영후 박사는 1983년 귀국 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인공관절 분야를 선도해 왔고, 2007년에는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 산하 고관절학회 3대 학술상을 수상했다.

“그간 의학계에서는 인공관절 수술 후 정맥 내 혈액이 응고되어 정맥을 막고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되어, 항응고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수술 후 약물 요법을 하지 않은 서양 환자에서는 70%가 정맥 혈전증이 발생했는데, 우리나라 환자는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연구를 통해 한국인에게는 인공관절 수술 후 정맥 혈전증과 폐색전증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불과 십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반드시 항응고제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서양의 논문에만 의존해 무조건 사용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었던 김 박사는 과연 한국인에게 항응고제가 반드시 사용되어야 하는지 알아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여러 케이스와 밤낮으로 계속된 연구를 통해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 사람에게는 인공관절 수술 후 발생하는 정맥 혈전증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밝혀내고 ‘인공고관절 전치환술 후의 혈전’을 제목으로 한 연구 논문을 발표한다. 당시 이 논문은 학계에 화제가 됐고, 이를 통해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 산하 고관절학회 학술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 논문은 미국의 권위 있는 정형외과학회 전문지에 게재된 것은 물론 국내 인공관절 수술의 흐름을 변화시키게 된다.

이후 2011년 김 박사는 전 세계 10명의 의사에게만 주어지는 ‘히포크라테스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 상은 미국인명정보기관이 전 세계 의학자들을 대상으로 미래 의학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연구성과를 올린 의학자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수여되는 것이다. 미국인명정보기관은 정치, 경제, 종교, 과학 등 각 분야의 발전을 이끌면서 성공을 거둔 인물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으며, 마르퀴즈 후즈후와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와 더불어 세계 3대 인명사전으로 꼽히고 있다. 이후로도 인공관절 분야에 대한 그의 행보는 계속 이어진다.

미국 고관절·슬관절학회 학술상 동시 수상한 최초의 의사

김영후 박사의 연구성과는 국내외 수많은 수상 성적이 말해준다. 국내 정형외과나 인공관절 분야 학회의 위상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이번 내용에서는 국외학회를 수상 내역을 주로 다루기로 한다. 김 박사는 미국 정형외과학회 산하 고관절학회 학술상에 이어 2017년에는 고관절학회 3대 학술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때 논문은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시술한 슬관절(무릎관절) 인공관절 수술이 의사가 수술한 것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김 박사는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시행한 슬관절 인공관절 수술과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는 슬관절 인공관절수술의 결과가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를 주제로 한 논문이 2017년 미국 정형외과 산화 고관절학회 학술상에 채택이 된 것이었다.

“보통은 비싼 기계를 사용하면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의학적인 측면보다는 환자 유치를 위해 상업적인 측면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 장비가 비싸니 의료비는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임상 환자의 한쪽 무릎은 내비게이션으로, 그리고 또 한쪽은 의사가 수술해 15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이 논문은 의학적 차원에서도 가치가 있지만, 의료비 절감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번 논문 역시 ‘꼭 필요한 수술이라면 환자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김 박사의 신념이 녹아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김 박사는 2017년에 이어 2018년까지 슬관절학회 3대 학술상을 수상하게 됨으로써 미국정형외과학회 학술상을 2년 연속 수상하고, 고관절과 슬관절학회 학술상을 동시에 받은 세계 최초의 의사로 기록된다. 이번에 수상한 논문은 ‘젊은 환자에서 세라믹 관절면을 사용해 시행한 슬관절 인공관절 수술이 우수한 결과를 보이는가?’로 가격이 30% 정도 비싼 세라믹 관절면을 사용해 시행한 슬관절 인공슬관절 수술 결과가 차이가 없음을 시사하게 된다.

‘솔선’하는 모습으로 ‘모범’ 되는 선배 되고 싶어

김영후 박사의 모든 연구와 논문의 공통점은 바로 ‘환자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박사가 개발한 고관절 인공관절인 ‘IPS(Immediate Postop Stability)’와 ‘프록시마(Prozima)’는 마모가 적고 인공관절과의 접촉면에 있는 뼈의 골 손상도 적고, 내구성이 우수하고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합병증을 감소시켜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현재 IPS와 프록시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양쪽의 고관절 또는 슬관절 수술 부위를 동시에 시술하는 선진국형 미래지향적인 시술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입원 기간의 단축을 통한 조기의 사회 복귀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며,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 역시 수술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환자에 대한 진심은 김 박사에게 수술을 받은 환우들의 모임 ‘빛모임’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1983년도에 한국에 와서 인공관절 수술을 시작하면서 환자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모이다가 규모가 커지면서 1년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지요. 아마 지금은 운동장 하나 정도는 빌려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빛모임은 약 2만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하고 있다. 자신을 통해 건강해진 환자들이 건강하게 한자리에 모여있는 모습을 본다는 것, 아마도 그것은 모든 의사가 마음 한편에 담고 있는 로망이 아닐까.

그리고 그 전에 짚어야 할 것은 김 박사가 불모지나 다름없던 인공관절 분야를 선택한 이유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도전할 것’이 많아서였습니다. 1985년 대한민국 의사 최초로 미국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를 했던 그 6분 남짓의 시간에 감동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환자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뜨거웠던 것은 바로 학자로서 가진 학문에 대한 열의였다.

새로운 것에 관한 연구가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끊임없는 임상 연구를 통해 학문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은 그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에너지였다. 이미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 독보적인 존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김 박사, 그런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수많은 ‘제2의 김영후’가 자신의 뒤를 이어주는 것이다.

“인공관절 분야에 몸담고 있는 선배의 한 사람, 그리고 교육자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열정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열정적으로 연구하는 모습을 솔선해 후배들에게 보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계속 도전하는 ‘모범’의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청년을 소중히, 청년을 육성한다’는 마음으로 우리나라 의학계의 발전을 위해 젊은 친구들이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동안 인공관절 분야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더 이상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도전’을 모르는 일부 기성의 목소리라고 김 박사는 일축한다. 역사는 그저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다수가 아닌 포기를 모르는 소수에 의해 변해왔다. 앞으로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40년 전부터 김영후 박사가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강지명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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