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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키워주는 정원의 지기, 작약(Paeonia lactiflora)

  • 입력 2019.06.24 10:50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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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약 29.7x42.0cm watercolor pencil
▲ 작약 29.7x42.0cm watercolor pencil

[엠디저널]5월~6월을 정원에서 노래하는 꽃 작약.

나의 어린 시절 추억 한 조각을 들여다보면서 그저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는 꽃이다. 얼굴 가득 해맑게 웃는 모습이 활짝 핀 작약 꽃 같다고 “꼭, 널 닮았구나!”라고 하시며 허리를 굽혀 내 눈을 들여다보시고 ‘허! 허!’ 웃으실 때 할아버지의 하얗고 긴 턱수염이 소녀의 얼굴을 간지럽혀 코를 찡그리면서도 싫지 않았던 가문의 증조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커다란 꽃밭을 가꾸시며 졸졸 따라다니는 증손녀에게 많은 식물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식물과도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가르쳐 주신 분이다. 꽃밭은 나에게 소중한 보물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 작가 노트 발췌

봄, 여름, 가을 피고 지는 갖가지 꽃들과 그 꽃을 찾는 곤충들의 이동을 보는 것. 이만한 행복은 나에게 이제 추억의 시간이 된다. 추운 겨울 비어있던 꽃밭에 봄이 되어 파릇파릇 새싹이 나올 때 작약은 윤기 있는 빨간 촉이 땅 위로 뾰족하게 밀고 나온다. 그때의 찰나(刹那)의 시간.

‘그것이 참 신기했다. 따사로운 봄날은 동심을 설레게 했었고 또한 기다림의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는 난 이미 30대가 되어 있었다’고 작가는 회고한다.

작약은 작약과에 속하며 중국을 기원으로 중앙아시아, 남유럽을 원산으로 하는 여러해살이 초본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낮은 산지에 자생하거나 꽃이 탐스럽고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정서적인 안정을 바라는 민가에서 널리 재배해왔으며 전국에 분포한다.

줄기는 곧게 서고 50~80cm정도로 곧게 자란다. 꽃은 5~6월에 줄기 끝에 한 송이가 피며, 크고 아름답다, 꽃 색은 흰색, 분홍색, 적색, 황색 등 다양하고, 줄기에 나오는 꽃잎도 홑잎에서 겹잎으로 많은 원예 품종들이 있으며 부케로도 활용이 된다. 8~9월에 종자를 채취할 수 있다. 뿌리는 굵고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단면은 붉은색이다. 기원전 500년경부터 약초로 재배하여 한방에서는 귀한 약초로 쓰여 왔으며 진통, 복통, 토혈, 빈혈, 지혈, 부인병 치료에 사용된다.

작약의 속명은 ‘Paeonia’로 그리스 신화에서 의술의 신 ‘파에온(paeon)’이 작약의 뿌리를 이용해서 신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고 하여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작약은 꽃이 탐스럽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향기도 좋아서 프랑스에서는 와인 시음의 향 마스터링을 할 때 ‘작약의 향기’라고 한다고 한다.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로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뿌리는 약재로서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식물이다. 보통 작약과 모란이 닮은 점이 있어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둘은 엄격하게 다른 식물이다. 작약은 초본성(草本性, 풀)이고, 모란은 목본성(木本性, 나무)이다. 대자연이 품고 있는 어느 것 하나 쓸모없는 것이 없다. 그냥 일어나는 일도 없다는 것이다. 그곳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모두 소중한 일부가 된다. 작가는 우리도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감사하며 작은 것 하나도 소중하게 지켜가야 한다는 것을 식물을 그리는 작업을 통해서, 식물을 공부하며,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풀 한 포기도 소중히 가꾸시던 할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시간이다.

6월은 고마운 분들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달이다.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분들! 무명용사들의 그 사랑 말이다.

With Memorial and Love.

자료제공 Gallery Blue

이희옥 Lee Hee-Ok

식물화가

- 숙명여자대학교 졸업

- 서울여대 플로라아카데미 보타니컬아트 전문가 과정 및

전문강사 과정 수료

현. 보타니컬아트 강사

전시

- 2015 한국식물화가 협회 주최

보타니컬아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참가

- 2015~현재 한국식물화가 협회 정기전

- 2017~현재 서울여대 플로라 아카데미 강사전

- 2017~현재 보타니컬아티스트 그룹 (일화) 정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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