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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치료,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지켜라! 대한통증학회 전영훈 회장

[엠디저널]인간은 살면서 수 없이 통증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발목이나 손이 접질리거나, 의자나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상처가 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각종 질병도 다양한 종류의 통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보통 통증은 충격이나 병을 원인으로 한 2차적 증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통증 자체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만성적인 통증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대한통증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는 약 250만 명, 그리고 65세 이상의 노인의 80% 이상은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질병으로 인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마치 꾀병처럼, 노인에게는 당연한 노화 현상처럼 여겨지는 통증은 연령에 관계없이 인생을 우울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원인이 있든 없든, 통증은 그 자체로 ‘심각한 병’이라는 것이다. 개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 그리고 심각한 사회적 손실을 미치고 있는 통증이 가진 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책을 듣기 위해 대한통증학회 전영훈 회장(경북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을 엠디저널이 만났다.

대한통증학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본 학회는 1986년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창립 후 지금까지 3,800여 명의 정회원과 1,100여 명의 준회원을 보유한 대형 학회로 성장을 했습니다. 대한통증학회의 핵심 목표는 국민 건강증진이며, 다음으로는 질병에 따른 통증의 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 그리고 임상 연구자료를 취합해 효율적인 통증 치료를 구현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통증 연구에 있어서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비수술적 요법부터 수술까지 다양한 통증 치료에 있어 중재적 역할을 하며, 약물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시술까지 모든 환자를 관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증의 분류와 함께 통증을 병으로 규정하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

통증을 병으로 보는 것은 국제적인 추세입니다. 통증은 신체 부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경고 시스템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신경이나 재생이 될 수 없는 조직, 그리고 퇴행성 문제를 일으킬 때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통증을 단순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저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으로 인지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아울러 통증은 1~10단계로 나누며, 다시 상·중·하로 구분합니다. 일단 통증이 전혀 없는 단계는 0,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는 하로 1~3단계,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면 중으로 4~6단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의 통증은 상으로 7~10단계를 말합니다. 보통 바늘로 찌르는 듯한 정도의 통증을 4단계라고 합니다. 대상포진을 비롯한 ‘바람만 스쳐도 고통스러운 병’으로 불리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은 자살까지 선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질병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성통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에 대한 통계와 그로 인한 손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만성통증이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으로 급성통증과는 달리 정신심리적 인자에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조사는 없지만 대략 약 250만 명 정도가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예상합니다. 만성통증이 시작되면 치료 기간이 길고 완치도 쉽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의 치료비도 많이 듭니다. 미국의 경우 약 6천만 명이 만성통증에 시달리며, 이로 인한 국가 경제적 손실액은 연간 6백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평균수명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만성통증 환자와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통증의 종류와 치료법에 대해 말해달라.

통증은 통각수용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복합통증, 만성통증, 암성통증, 그리고 급성통증이 있습니다. 통증은 대부분 특정 질병이 원인이 되어 2차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일단 환자가 어떤 병력이 있는지, 그리고 어느 부위에 어떤 통증을 호소하는지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통증의 90%는 그 원인이 밝혀져 있지만 아직 10% 정도는 모호한 상태입니다.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약물이나 주사, 그리고 물리치료, 신경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통증으로 발생하는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우울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한통증학회는 2011년부터 통증주간 및 통증의 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그에 대한 소개와 현재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홍보 활동에 대해 알고 싶다.

본 학회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9월 중에 ‘통증주간 및 통증의 날’을 지정해 통증질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국민건강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회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비암성 통증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적절한 치료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TV 매체와 홈페이지,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해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학술대회 기간을 이용한 시민 강좌와 함께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한 홍보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증주간 및 캠페인’ 외에도 오래전부터 국민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논문을 만드는 것입니다. 논문은 말 그대로 과학적인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칼럼을 만들고, 편향된 지식으로 인한 부작용을 바로잡고 있습니다. 또 학회 자체적으로는 쉽게 통증에 대한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만화로 보는 만성통증질환 치료술 ‘지긋지긋한 통증 탈출 대작전, 통증 제로’와 유튜브 영상으로 보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통증치료 ‘Know Pain, No Pain’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 영상은 ▲통증을 향해 쏴라![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통증의 원인]근육, 힘줄, 인대, 신경 이야기, ▲[말초신경치료술]이란 무엇인가요?, ▲[스테로이드(뼈주사)]의 진실까지 현재 11편을 제작했으며, 15,000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통증 치료가 국민에게 널리 알려졌는데, 이로 인해 수술 치료에 대해 어떤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동안 척추나 관절에 대한 무리한 수술로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태입니다. 수술은 조직을 파괴하고 들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조직으로의 회복이 힘듭니다. 하지만 침이나 바늘을 사용하면 조직에 해를 가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적절한 약물을 주사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대가 끊어졌다거나 상태가 심각할 경우에는 빨리 수술을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과 비수술 요법의 적절한 균형입니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수술을 하던 의사들도 비수술 요법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환자들 역시 비수술 치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방식이 각 과의 특성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차이가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 진료과가 통합적인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만 맞다고 주장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과거에는 ‘절대로 약을 먹지 마라’, ‘수술하면 큰일 난다’는 식의 잘못된 의료지식, 특히 근거 없는 민간요법이 상업적으로 통용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반대로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지식의 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대한통증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주요하게 다뤄진 내용이나 최신 지견에 대해 말해달라.

제68차 춘계학술대회는 100세 시대를 대비해 ‘통증 치료의 정도(定道)를 걷다!’를 주제로 개최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다양한 척추통증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중재적 시술법에 대해 이제 막 시작하는 회원이나 병원에서 통증 수련이 부족한 전공의들을 위한 기초 세션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흔히 임상에서 만나는 질병이나 부위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최신의 의학적 지식과 치료 방법, 그리고 보험청구가 가능한 신경차단 등 다양한 세션을 준비했습니다. 또 재해나 상해로 인한 통증환자에서의 장애판정과 법적인 문제가 되고 있어 어떻게 장애판정을 하고 법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강좌, 그리고 초고령사회로 급속히 진입함으로써 증가하는 노인환자에게서 잘 발생하는 골다공증과 치매 질환, 약물 사용의 특징과 재활치료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를 통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재생의학을 통한 효과적인 통증 치료였습니다. 여러 물질을 통해 환자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것으로, 앞으로 고령화 사회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재생의학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재생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임상 수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학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일본에 뒤지고 있으며, 기술이나 약을 외국 제조회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통증학회에서는 타 학회의 인증의 제도 대신 통증의학 고위자 과정이 있는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

대한통증학회는 대한마취통증의학회의 자학회입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통증세부전문의 제도를 준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인증의 제도는 없습니다. 그래서 대한통증학회는 ‘통증의학 고위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통증의학 고위자란 통증의학 관련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대한통증학회가 인정하는 연수시설에서 소정의 수련을 마쳤거나, 그에 상당하는 유자격자로 타 분야의 의사와의 협동진료 체계의 일원으로서 환자에 대한 자문 및 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의사를 말합니다. 그리고 통증의학 고위자 과정의 자격은 임상학적 자질과 능력의 탁월성을 인정하는 것일 뿐 공인된 전문·진료과목의 표방에 사용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대한통증학회는 통증의학 고위자 과정 이외에도 매년 TPI 연수강좌 및 초음파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통증의 올바른 예방과 치료에 대해 말해달라.

통증으로 인해 삶에 불편을 느낀다면 즉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가 되면 이미 늦습니다. 그리고 통증은 어떤 질병의 원인으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통증도 치료에 앞서 예방이 중요합니다.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인 것처럼 결국 통증도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자세를 바르게 하고, 옳은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몸의 변화는 스스로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이상이 있을 때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이러다 낫겠지!’, 또는 ‘나이가 들면 원래 아픈 법이야’라는 생각으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힘든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민간요법이나 전통요법에 의존하거나 인터넷을 통한 자가진단도 금물입니다. 병원의 문턱은 충분히 낮아져 더 이상 부담스러운 공간이 아닙니다. 또 대한통증학회 홈페이지에는 믿을 수 있는 전국 통증 클리닉 지도가 있으니 꼭 가까운 병원을 찾으시면 됩니다. 통증이 있을 때는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고민하지 말고 가까운 통증 전문 병원을 찾으십시오. 그것이 만성통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입니다. 

강지명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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