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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신경병증 치료를 위한 고주파 사용
  • 최성수(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
  • 승인 2019.07.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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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파 (radiofrequency, RF) 시술은 높은 주파수(high frequency)로 발생되는 교류전류 (alternating current)가 조직에 가하여 신경을 통한 통증 전달을 억제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이다. 전통적인 RF (conventional or continuous RF)에서는 캐뉼라를 통하여 목표조직 (신경)에 고주파수의 교류전류를 전달할 수 있는 전극을 위치시키고 지속적인 고주파를 가하게 되면, 절연되지 않은 전극의 활성종단 (active tip) 주위 조직에 열이 발생하도록 만든다. 이렇게 발생되는 열은 조직손상이 야기될 정도의 높은 유해 온도 (보통 80도~90도)까지 도달하여 열 병소(thermal lesion)가 생기고 조직의 변성 및 신경 파괴를 가져와 통증 전달이 억제된다. Conventional RF를 시행할 때 열에너지는 활성종단에 평행하게 생성되므로 활성종단을 목표 신경에 평행하게 위치시키는 것이 병소를 효과적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최근에는 conventional RF보다 낮은 온도 (보통 60도)에서도 병소의 크기가 더 크고 활성종단을 목표 신경과 평행하게 위치시키지 않아도 충분한 병소가 생성될 수 있어 시술이 보다 용이한 냉각 고주파 (cooled RF)가 통증 영역에서도 이용이 되고 있다.

박동성 고주파 (pulsed RF)는 고주파 전류를 박동성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박동 사이의 휴지기가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고주파로 인한 열은 조직손상이 되지 않는 정도의 온도 (보통 42도)까지만 도달하게 되며 주변 조직으로 전기장 (electrical field)을 형성하여 통증 전달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전기장은 활성종단의 끝부분에서 원심성으로 형성이 많이 되므로, 활성종단을 목표 신경에 수직으로 위치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박동성 고주파는 열에 의한 신경변성보다는 강한 전기장을 통한 신경 기능의 변화로 통증 조절을 하게 된다.

Conventional RF 나 cooled RF의 경우는 고주파에 의해 발생되는 유해 수준의 열로 인하여 신경조직의 단백질 등의 변성 및 신경의 파괴(thermocoagulation or ablation)를 통해 감각신경의 전달 과정을 억제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박동성 고주파의 통증 조절 기전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C 섬유와 Aδ 섬유에 비교적 선택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하행성 억제계(descending pain inhibitory pathways)를 활성화 시키고 미세아교세포 (microglia) 활성을 감소시켜 pro-inflammatory cytokine들이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박동성 고주파 적용 시에 발생하는 강력한 전기장으로 인하여 신경세포의 신호전달과 관련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경을 파괴하는 RF thermocoagulation의 특수한 부작용으로는 목표하지 않은 주위 다른 신경의 손상, 운동신경의 손상, 신경염 (neuritis), 구심로 차단 통증 (deafferentation pain syndrome) 등이 있다. 따라서 현재 conventional RF는 dorsal root entry zone을 포함한 중추신경계와 후근신경절 (dorsal root ganglion)을 대상으로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운동 손상의 위험이 적은 말초신경을 대상으로만 시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상대적으로 조직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박동성 고주파의 경우에는 이러한 직접적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어서 여러 부위에 많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관절과 관련된 것을 제외한 몇 가지 대표적인 질환에서의 고주파 사용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삼차신경통 (Trigeminal neuralgia)

삼차신경통이 있는 환자에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다. 보통 Conventional RF의 경우 수년간 8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시술은 진정 하에서 시행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으며, 보통 fluoroscopy를 이용한다. Foramen ovale를 통해 trigeminal (Gasserian) ganglion에 바늘을 위치시킨 후, 환자를 깨워 sensory/motor testing을 하게 된다.

Conventional RF를 통한 신경의 파괴 이전에 마취를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신경 파괴로 인하여 무감각, 이상 감각, anesthesia dolorosa, corneal anesthesia, 저작근위축 (masseter weakness), trochlear 나 abducens와 같은 인접 신경의 손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삼차신경통에 박동성 고주파를 이용하는 것도 보고되어 있으나 연구가 부족하다. 현재까지는 삼차신경통에 박동성 고주파를 적용하는 것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줄일 수 있으나 진통 효과나 그 기간은 conventional RF로 치료하는 것만큼 효과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후두신경통 (Occipital neuralgia)

후두신경통은 갑작스럽고 날카로운 신경병증성 통증이 greater occipital nerve(GON)나 lesser occipital nerve(LON)의 지배 피부분절에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후두신경통 치료에 고주파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박동성 고주파를 사용하는 것이 보고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Cohen 등이 후두신경통 환자군에서 시행한 무작위대조군 연구를 보면, GON에 박동성 고주파를 120초간 세 싸이클 적용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GON block을 시행한 경우보다 유의한 통증 감소를 보였으며 6개월 추시에서도 통증 감소가 유지되었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는 후두신경통의 통증 조절에 박동성 고주파는 효과적인 치료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3. 후관절 증후군에서의 후지 내측지

고주파의 적용은 척추 기인성 통증 환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연구돼 있다. 특히 후관절 증후군 (facet joint syndrome)으로 인한 통증의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 후관절은 척수 신경의 후지 내측지(medial branch of dorsal ramus)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척추 후관절의 이상은 체성통증 (somatic or axial pain)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후지 내측지는 운동 손상에 대한 위험이 적기 때문에 후관절 증후군 환자에서 후지 내측지를 목표로 한 conventional RF는 좋은 적응증이 된다. 후지 내측지 의 고주파 열응고술은 후지 내측지 블록 이후 50% 이상의 통증이 감소하나 그 기간이 오래 가지 않고 반복되는 경우 시행해 볼 수 있다. 후지 내측지의 고주파 열응고술의 통증 감소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이를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후지 내측지에 대한 박동성 고주파의 효과도 보고되어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conventional RF의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효과의 지속기간이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cooled RF를 이용하여 시술이 보다 쉽고 효과적인 thermocoagulation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지만, 비용대비 효과 및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어느 종류의 고주파 시술을 시행할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4. 척추 방사통 (Spinal radicular pain)

완전하게 병태생리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경추나 요천추부로의 방사통 (radicular pain)은 염증 및/또는 축삭의 허혈 (axonal ischemia)로 인하여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DRG)를 직접적 (기계적)으로 손상 시키거나 또는 간접적으로 척수 신경 및 그 뿌리(spinal nerve root)를 손상시키는 병변과 관련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추간판 탈출증 (disc herniation)과 척추협작증(spinal stenosis)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이러한 경우에 고주파를 적용할 때는 DRG 또는 그 주위를 목표로 시술을 하게 된다. 운동신경의 손상 등의 부작용 때문에 대부분 박동성 고주파를 사용하게 된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박동성 고주파 단독으로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박동성 고주파를 적용한 후에 transforaminal epidural block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 양극성 박동성 고주파 (bipolar puled RF)가 단극성 (monopolar) 박동성 고주파보다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 방사통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약물치료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막 외 블록에 효과가 크지 않거나 통증 감소 기간이 짧은 방사통 환자에게서 박동성 고주파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5. 대상포진 후 신경통 (Postherpetic neuralgia)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바이러스에 의해 DRG의 손상이 발생하며 통증을 일으킨다. 급성대상포진 환자의 약 10~15%에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되어 통증으로 인한 삶의 질이 떨어지고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박동성 고주파 치료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의 통증 조절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박동성 고주파를 적용하는 목표는 DRG가 되며 시술의 효과는 2개월에서 6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흉추부의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서는 Adamkiewicz artery와 같은 동맥의 손상이나 기흉 등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늑간신경 (intercostal nerve)을 목표로 한 박동성 고주파를 시행하기도 한다. 늑간신경을 목표로 할 때는 초음파를 이용하여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임상적 상황을 고려하여 정하면 될 것이다.

6. 기타 (Other conditions)

그밖에 수근관증후근 (carpal tunnel syndrome)과 같은 신경포착 증후군 (nerve entrapment syndrome)이나 수술로 인해 손상 받은 신경에 대해서도 고주파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운동신경의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박동성 고주파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Pudendal nerve, ilioinguinal nerve, genitofemoral nerve, lateral femoral cutaneous nerve와 같은 말초신경에 대한 고주파 시술이 비교적 장기간의 통증 감소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conventional RF는 열응고를 통해 신경을 파괴하므로 이로 인한 부작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임상 상황에 맞게 어느 종류의 고주파를 사용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러한 말초신경에서 고주파의 적용이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최성수(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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