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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병증성 통증의 병태생리
  • 이선열(충남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 승인 2019.07.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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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병증성 통증은 체성감각 신경계(Somatosensory nervous system)의 질병이나 손상에 의해 생기는 통증을 말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은 지속적이거나 갑작스러운 자발통증(spontaneous provoked pain)이다. 통증은 화끈거림, 아림, 쏘는 듯, 저림감을 호소한다. 신경 손상에 의한 감각저하, 이상 감각, 불유쾌한 감각을 동반하기도 한다. 스치거나 닿는 자극에도 통증(allodynia)을 느끼고 같은 침해성 자극에서 더 심한 통증(hyperalgesia)을 호소한다. 손상된 부위에 따른 통증 이외의 운동 마비, 근육 경련, 자율신경계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분류는 손상된 부위에 따라, 원인에 따라, 증상이나 증후에 따라, 통증이 생기는 기전에 따라 나눌 수 있다. 통증의 기전에 따라 분류하고 그에 맞는 접근을 하면 좀 더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신경병증성 통증의 정확한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고 하나의 기전에 의해 여러 가지 증상이 생길 수도 있고 하나의 통증은 여러 기전이 합쳐져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전에 따른 분류는 어렵다. 척수나 뇌의 손상에 의해 생기는 경우는 중추성 통증이라 하고 말초신경, 신경총, 신경근, 후근 신경절(dorsal root ganglion)에 의한 원인일 경우는 말초성 통증으로 분류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말초신경계와 중추신경계의 복합적인 기전에 의해서 발생한다. 신경병증성통증의 병태생리는 아직까지 다 밝혀져 있지 않지만, 최근까지 연구된 내용을 바탕으로 통증 전달 경로에서의 각각의 기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1. Sensitization of nociceptors

조직의 손상은 직접적으로 통증 침해수용체의 활성화 시킬 뿐 아니라, 파괴된 세포나 동원된 염증 세포들에서 substance P,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CGRP), histamine, serotonin, hydrogen 등의 염증 매개물질을 유발한다. 염증 매개물질에 의한 염증 반응은 혈관의 확장과 혈관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더욱 많은 염증 세포를 동원하고, 이로 인해 염증 반응은 더욱 커지게 된다. 궁극적으로 이들 물질은 통증을 매개하는 Aδ, C-신경섬유를 더욱 흥분시키게 된다. 즉, 유리된 다양한 화학적 통증유발 물질들(algogenic agents, inflammatory soup)은 C-신경섬유를 직접 활성화하거나 C-신경섬유 활성화를 촉진하여, 결국 C-신경섬유의 통증에 대한 반응을 촉진시키고 자극-반응 곡선의 기울기를 더 가파르게 하여 통증에 대한 자극-반응곡선을 좌측으로 이동시켜 통각과민 혹은 통증을 지속시키는 상태를 초래한다. 이러한 상태를 말초감작이라 한다.

침해수용성 일차 구심섬유(nociceptive primary afferent)를 통해 전달된 통증 신호는 일차 구심섬유 말단에서 분비된 substance P, CGRP 같은 신경흥분성 조절인자(neuroactive modulators)를 통해 중추신경계에 그 정보를 전달한다.

2. Abnormal ectopic excitability of afferent neurons

신경병증성 통증은 비정상적인 중추신경계 변형 상태를 보이며, 통각과민과 이질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중추신경계 변형 과정은 비정상적인 말초 입력에서 시작되며, 축삭이 절단된 구심성 섬유에서의 이소성 방전이 중요한 원인의 하나이다. 말초신경 손상 후 축삭이 절단된 구심성 섬유뿐만 아니라, 후근신경절과 정상 침해수용체에서 자동방전이 일어난다. 이런 비정상 활동 전위는 척수로 들어가 중추감작을 일으키는 원인의 하나인 것이다. 특히, 신경병증성 통증 기전에서 비정상 활동 전위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은 Na+통로의 변화에 있다. 신경전도를 차단하지 못하는 저농도의 리도카인 또는 Na+통로 차단제로 이들 자동방전을 차단할 수 있으며, 신경뿌리 절제술로 통증 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로 입증되었다.

3. Pronociceptive facilitation at the spinal dorsal horn

염증 또는 손상된 조직에서 나타나는 지속되는 통증상태는 WDR 뉴런을 활성화시켜 구심성 자극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상태를 초래하고,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자극에 대한 반응이 보다 크게 나타나는 중추감작이 초래 된다. 이것은 WDR 뉴런의 자극-반응 곡선을 좌측으로 이동시키며 반응곡선의 기울기 정도를 높이게 되어 손상 부위의 근접부위 피부분절에 자극을 주어도 유사한 통증 반응을 나타내는 감수야(receptive field)의 변화를 초래한다. 즉, 특정 신경근을 통해서 척수에 들어오는 원발성 구심성 섬유는 척수 도입부에서 연접을 이루고, 척수의 상하부로 측부 가지를 내어 떨어져 있는 다른 피부분절 뉴런을 자극할 수 있는데,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특정 분절의 통증 자극이 다른 피부 분절의 통증 자극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wind-up 현상이 나타나 자극-반응이 증가된 상태에서는 다른 피부분절 뉴런을 흥분시킬 수 있다.

결국 wind-up 현상이 발생한 경우 손상 부위의 통증 자극이 인접한 다른 피부분절을 흥분시키고, 이로 인해 인접 부위의 통증이 유발되어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증가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지속적인 C-섬유를 매개로 한 구심성 통증 정보의 폭주는 척수 후각 뉴런의 중추감작을 초래하게 된다. 중추감작에 의해 손상된 신경이나 신경근 분절 이외의 부위에 통증의 확산이 일어나고, 척수후각 뉴런의 탈분극 역치가 낮아지고, 물리적 또는 열성 자극에 대해 통각과민, 감수야의 증가 같은 생리적 이상이 발생한다.

4. Disinhibition of nociception at the spinal inhibitory network

통증 억제상실(disinhibition)은 척수 내에서 내림 조절경로를 통하여 통증을 억제하는 기능이 상실되는 결과이다. 내림 조절 경로는 척수 내에서 수도관주위회백질(periaqueductal grey)과 후방복내측 숨뇌(rostral ventromedial medulla)와 연결된 신경연결조직이다. 내림조절 경로는 부분적으로 통증을 전달하는 오름 경로, 대뇌, 시상하부 등과 부분적 병립(collateral)으로 연결되어 통증을 조절한다. 만성통증으로 통증이 증가된 경우에는 이러한 억제 작용이 감소하거나 통증을 전달하는 부분이 증가되어 있는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섬유근육통 환자의 경우에 이러한 내부 통증 조절 현상이 정상인에 비하여 결여되어 있다.

5. Central reorganization processes

지속적인 통증은 말초와 척수 뉴런의 감작뿐 아니라 대뇌의 재구성(cerebral reorganization)을 초래할 수 있다. 구심성 입력의 변화가 대뇌피질과 시상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감각 표현의 재구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은 뇌자도(Magnetoencephalography, MEG), 정량적 뇌파 검사(quantitative electroencephalogram),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 fMRI),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을 이용한 최근의 연구들에 의해 비약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대뇌의 재구성은 질환에 따라 통증뿐 아니라 임상 증상들도 차이를 보이므로 질환마다 서로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것 같다. 만성 통증 환자에서 대뇌의 재구성에 대한 연구는 만성요통, 섬유근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퇴행성 관절염, 과민성 대장, 두통, 생리통, 만성 외음부 통증 등에서 이루어졌는데, 질환에 따라 관여된 중심적인 뇌 부위가 차이를 보이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정 질환에 대해 어떤 뇌 부위가 다른 질환과는 다른 어떠한 특징적인 형태학적 재구성(morphological reorganization)을 보이는가 하는 것은 여전히 잘 모른다.

만성 통증은 통증의 지각뿐 아니라 뇌의 공간적, 시간적 특성을 왜곡시키고, 기억과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만성 통증은 뇌의 보상/동기 기전(reward/motivation circuitry)도 왜곡시키는 것 같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만성 통증에 있어서 뇌의 형태학적 차이는 이환된 기간과 통증의 강도(intensity)와 연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뇌의 형태학적 변화가 본질적으로는 가역적이고, 통증 인지(pain perception)의 결과임을 가정할 수 있게 한다. 

이선열(충남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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