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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문지교(莖門之交)Argument Between Dick And Pussy
  • 정정만(성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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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관계를 중세(中世)계율로 규제하고 성교 총량제를 실시한다. 이제 너희들은 쾌락을 나누어 향유하도록 하라. 모든 성도의 몸체 으슥한 곳에 블랙박스를 설치할 것이다. 성교 일시, 횟수, 체위, 장소, 상대방 신상이 자동으로 기록되어 세상 다하는 날 그것을 수거, 분석하여 너희들을 문초할 것이다.

[엠디저널]천상 고위층의 소환장을 받은 성경(性莖)과 성문(性門)이 옥좌 앞에 부복(俯伏)했다. “내가 일찍이 너희들을 만들어 세상에 내보낼 때, 너희들의 방종이 심히 우려되어 철저한 일경일문제(一莖一門制)를 교시하고 번성을 위한 교접 윤리 강령을 선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교접 수칙을 예사로 무시하고 금전과 쾌락에 탐닉, 일경다문, 일문다경 등 불경한 범죄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내가 세상에 애써 심어 놓은 성 규범이 뿌리 째 흔들리는 것은 물론, 해마다 길에 버려지는 기아가 늘어나 사회적 혼륜(渾淪)이 도를 넘었다. 믿음과 사랑이 전제되어야만 할 부부간에 허구한 날 다툼이 끊이질 않고 에이즈라는 해괴한 변고가지 만연되는 세상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오늘 너희들을 불러들인 까닭은 너희들의 죄과가 사실로 확인되면 세상의 모든 성문을 폐쇄하고 성경을 부러뜨려 경문 교접의식을 거두려 함이다” 하느님의 경문(莖門) 친국이 시작된 것이다. 하느님 발치에 엎드린 성경과 성문은 서로 눈치만 살피며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경문(莖門)을 손수 제작했다는 고위층의 말은 사실이다. 막대기에 도토리 모자를 씌워 성경을 먼저 제작한 후 양다리 갈림 길에 작은 동굴을 뚫어 성문을 만들었다. 성경은 흙을 빚어 만든 토기 제품이며, 성문은 갈비뼈로 만든 골제품(骨制品)이라는 것이 창세기적 사관이다. 하지만 성경과 성문은 원래 동일 개체애 장착된 안드로기노우스(Androgynous)였다는 소문도 있다. 자웅 동체 말이다. 자웅 동체의 교접 형태는 퍼즐게임이다. 그저 생김새대로 조립하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암수를 함께 가진 사람들은 배가된 두뇌와 육신으로 하느님 고유 영역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하느님의 심기를 뒤틀리게 한 것이다. 하느님은 신체의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인간의 오만불손을 징벌했다.

“나, 이제 자웅을 분리시켜 세상에 골고루 배치할 것이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떨어져 나간 분신을 찾아 완전한 개체를 이루도록 하라. 두 번 다시 나를 넘보는 일이 있어선 아니 될 것이다”

이것이 암수 강제 분리(Sectus)의 자초지종이다. 그때부터 자신의 반쪽(Better Half)을 찾아 헤매거나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는 인간 특유의 에로스(Eros)가 형성되었고 진정한 나의 반쪽을 찾아 한 몸이 되려고 하는 본능, 즉 섹스(Sex)에 매달리게 되었다. 섹스의 원천은 반쪽을 향한 염력(念力)인 것이다. 어쨌든 둘은 친교를 통해 상부상조, 살신성락(殺身成樂)했고, 격리된 공간에서도 계속 음파(音波)를 송수신하며 공생공영의 틀을 다져왔다. 그러나 경문지교에 수반되는 극한적 쾌감이 문제였다. 단순한 비빔 동작만으로 찬란한 쾌감을 짜내는 놀이감으로 남용한 것이 하느님의 심사를 틀어지게 한 것이다. 애초에 기계적 맞춤의 요식 행위대신 숨 넘어가는 쾌감을 가미시킨 것은 인종 번식을 염두에 둔 하느님의 배려였다. 하지만 달린 사람과 뚫린 사람들은 하느님의 의중을 무시한 채 오직 쾌락 놀이에만 몰두했다.

하느님의 노기 띤 힐책에 눈치만 살피던 성문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천상 어른이시어! 고정하소서. 어른의 말씀은 한치도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도 할 말은 있습니다. 오늘의 한심한 작태는 순전히 성경 탓입니다. 성경은 인내심이라곤 손톱만치도 없는 우직한 다혈질 덩어리요 상상을 뛰어 넘는 전도체입니다. 일단 열을 받았다 하면 어찌할 방도가 없습니다. 오직 뚫린 구멍만 찾아 날뛰기 때문이죠. 이 무지막지한 지적 박약아(薄弱兒)의 발작은 거의 미치광이 수준입니다. 녀석의 공혈(空穴)지향성을 누가 감히 말릴 수 있단 말입니까? 현명하신 하느님! 어른께서는 일찍이 ‘남의 남편을 탐하지 말라’ 아니하고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저희들보다는 성경의 일탈 가능성을 예견하신 것 아닙니까? 그 우려가 적중한 것입니다. ‘간음하지 말라’, ‘음란한 마음을 품는 것만으로도 이미 간음한 것이다’ 어른께서는 경문지교의 구체적 행동 지침까지 마련하여 ‘상상 맞춤’ 등 부정 심리마저 불법화했습니다. 그러나 방자한 성경은 어른의 지엄한 지시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성한 경문지교를 천박한 놀거리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외국인 바이어나 관공서의고관을 접대할 때면 저희들은 으레 매물이 됩니다. 어른이시여! 부디 성경의 무한한 소비 욕구와 무분별한 배회 기질을 계도해 주십시오.”

궁지에 몰린 성경이 발끈하며 일어섰다.

“어른이시여! 해량하옵소서! 성문은 원래부터 교활하기 짝이 없는 구멍입니다. 저희들의 태생적 한계를 이용하는 간사한 요물단지일 뿐이지요. 목숨만큼 소중히 지켜야 할 출입문을 돈 몇 푼이면 활짝 열어주는 헤픈 구멍입니다. 천상에서 내려다보면 잘 보이지 않습니까? 남편 몰래 바람을 불러들이는 허접한 구멍.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뒤웅박 구멍, 힘 센 자라면 아무에게나 벌려주는 사닥다리 구멍이 강토에 깔려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구멍 임대업은 불황을 모르고 쪽박이 깨지기 무섭게 또 다른 뒤웅박을 찾아 헤매는 허영의 화신입니다. 지존하신 어른이시여! 앞으로는 참을성을 길러 환골탈태, 두 번 다시 열녀문(悅女門)을 두드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몸체를 부러뜨리는 형벌만은 면해 주십시오.”

하느님은 한 동안 말이 없다. 천태만상의 인간들이 엮어가는 세상사란 역시 요지경 같은 것. 자신의 의중에 근접한 인간들의 행동률(行動律)이 아쉽기만 할 따름이다. 한참을 숙고한 하느님은 세상에 다시 교시를 내렸다. “너희들의 잘못은 나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너희들도 역시 동물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내 과오 말이다. 막대기 절단 형과 구멍 폐쇄형은 일단 거두어 드린다. 하지만 세상의 성도(性徒)들아! 내 말을 명심하라. 삼라만상의 모든 동물 가운데 너희들에게만 무제한 누릴 수 있는 쾌감을 주었다. 하지만 너희들은 내 진의를 곡해하여 남오용을 밥 먹듯 일삼고 있으니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쾌락이란 정신을 육체의 노예로 만들어 나에 대하 ㄴ충심을 황폐화시키는 원적(怨賊)이다. 따라서 남녀관계를 중세(中世)계율로 규제하고 성교 총량제를 실시한다. 이제 너희들은 쾌락을 나누어 향유하도록 하라. 모든 성도의 몸체 으슥한 곳에 블랙박스를 설치할 것이다. 성교 일시, 횟수, 체위, 장소, 상대방 신상이 자동으로 기록되어 세상 다하는 날 그것을 수거, 분석하여 너희들을 문초할 것이다.

너희들은 평생동안 5,000번을 초과하지 말라. 일경일문(一莖一門)을 더욱 강화하라. 내수(內需)에만 집중해야 한다. 수출이나 외빈 접대는 엄히 징벌할 것이다. 씨앗 뿌리개는 오직 동일한 동굴을 조준해야 한다. 달거리 중인 여성을 범하지 말라. 발아를 위한 토질 개선 작업이기 때문이다. 출산 후 40일 이내에는 아내를 집적거리지 말라. 범접(犯接)한 자는 걸신(乞神)이 쓰일 것이다. 유효기간 내의 아내들은 어지간하면 남편을 받아들이라. 전속된 여성의 습관적 거절은 성경의 방탕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무관(無關)이나 무성(無性)은 성경의 본질이 아니다.”

성경과 성문이 천상을 물러나오며 투덜거린다.

“이를 어쩌랴! 본능이란 누를수록 더욱 튀는 법인데…왕성한 식욕을 강요된 금욕으로 차단시키다니…”

정정만(성칼럼니스트)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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