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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적어 생기는 협심증 Ⅰ
  • 정남식(필메디스내과의원 원장)
  • 승인 2019.07.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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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동물성 지방 섭취가 늘고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연령과는 상관없이 혈중 콜레스테롤이 크게 높아졌다. 협심증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다. 갑자기 앞가슴 한가운데가 쥐어짜는 듯 아프다가 가라앉는 것이 특징인데, 콜레스테롤, 고혈압, 흡연, 당뇨 등에 항상 노출돼 있는 30~50대 남자 직장인에게 유독 많이 발생한다. 협심증은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상동맥 질환이 가장 큰 원인

온몸에 혈액을 보내는 심장도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혈액을 공급받아야 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심장의 바깥벽에는 혈관(관상동맥)이 있어 심장에 혈액이 흐르게 한다. 이때 어떤 이유든 관상동맥을 통해 공급되는 혈액량이 적어서 심장이 필요한 것보다 적은 양의 산소가 공급되면 심장에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협심증’이라고 한다.

협심증이 발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심근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이 좁아져서다. 이를 관상동맥 질환이라고 부르는데, 동맥 안쪽 벽에 지방 침착물이 생기는 동맥경화증이 관상동맥 질환의 주된 원인이다. 그밖에 손상된 판막 때문에 심근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돼서도 협심증이 생긴다. 드물기는 하지만 빈혈로 혈액이 산소를 운반하는 능력이 감소해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서 협심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심장이 필요로 하는 혈액의 양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휴식할 때에 비해 언덕이나 계단을 올라갈 때는 3배의 혈액 순환이 필요하고, 격렬한 운동 또는 노동을 할 때는 5배의 혈액 순환이 필요하다. 자동차가 속도를 올리려면 엔진이 빨리 회전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인 원리다.

그래서 협심증은 바깥 활동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만히 앉아 있는 휴식기에는 통증이 없다가 계단이나 육교를 오른다든지, 급히 움직이는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흉통이 대표적 증상

협심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주로 가슴이 아픈 것, 즉 흉통이다. 흉통은 가슴 한가운데에 심한 통증과 압박감으로 나타나며, 대개 가슴 상복부에 국한되지만 경우에 따라 위쪽으로는 턱까지, 아래쪽으로는 배꼽 부위까지 생길 수 있다. 때로는 팔 안쪽이나 목으로 통증이 뻗치는 경우도 있다.

협심증에 의한 흉통은 아주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슴이 조인다’, ‘가슴이 무엇인가에 짓눌리는 것 같다’, ‘가슴이 터지는 것 같다’, ‘숨을 못 쉬겠다’, ‘칼로 심장을 자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괴로운 통증이 가슴 중앙 부위에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개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와 형태가 다양하다. 운동할 때마다 심한 치통을 호소해 몇 개월 동안 치과 치료만 받기도 하고, 흉통을 속 쓰림으로 오인해 수개월 동안 위장약만 계속해서 복용한 사례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슴은 전혀 아프지 않으면서 팔이나 목만 아픈 사람도 있다.

통증이 시작되면 약 2~10분 정도 계속되지만, 운동을 멈추고 쉬면 가라앉는다. 특히 날씨가 추울 때나 식사 직후에 증상이 잘 나타난다. 하지만 협심증이 악화되면 쉬고 있어도 증상이 나타난다. 반드시 모든 환자에게 심한 흉통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혔는데도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40대 이상 협심증 환자의 10% 정도는 통증 없이 소화가 안 돼 구토를 하거나 답답함을 호소한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고령인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협심증의 종류

협심증에는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변이형(혈관경련성) 협심증의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안정형 협심증은 안정할 때는 증상이 없다가 일정량의 육체적 활동, 즉 빨리 걷기나 계단을 올라가는 경우에 흉통이 발생한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심근경색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고, 변이형(혈관경련성) 협심증은 안정 상태일 때 특히 밤이나 새벽에 관상동맥의 경련과 수축으로 협심증 특유의 흉통이 나타나는데 낮에 일을 하거나 심한 운동을 할 때는 통증이 생기지 않는다.

. 안정형 협심증

안정형 협심증은 협심증 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증상이다. 안정시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일정량의 육체적 활동, 즉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올라가는 경우에 흉통이 생긴다. 이때는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혈관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약해지면서 산소 공급까지 줄어들어 생기는 통증이므로 보통 2~10분을 넘지 않는다. 안정형 협심증의 경우는 환자의 이런 특징적인 병력만으로 75% 이상 확실한 진단이 가능하다.

. 불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은 안정형 협심증과 달리 운동할 때는 물론 안정 중에도 흉통이 발생한다. 말 그대로 환자의 심장 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흉통의 빈도가 높고 기간도 길며, 협심증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이라는 약물을 사용해도 흉통이 잘 없어지지 않는다. 대부분 안정형 협심증이었던 환자가 악화돼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1개월 내에 진단된 협심증일 때, 아주 작은 운동에도 협심 흉통이 발생할 때도 여기에 해당된다. 불안정형 협심증 환자의 20~50% 정도는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죽게 되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변이형(혈관경련성) 협심증

협심증 특유의 흉통이 안정 상태일 때만 나타난다. 대부분 밤 또는 새벽녘 혹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통증이 온다. 상대적으로 낮에는 일을 하거나 심한 운동을 해도 통증이 생기지 않는다. 변이형(혈관경련성) 협심증은 이렇듯 비전형적인 협심증 형태로 전형적인 협심증과 그 흉통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신경성이나 위장관계질환으로 오진되기 쉽다.

변이형(혈관경련성) 협심증은 대부분 관상동맥의 심한 혈관 경련이 주된 원인으로 특히 음주 및 흡연 경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변이형(혈관경련성) 협심증도 관상동맥 경련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심근경생즉이나 악성 부정맥 등이 동반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아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면 예후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협심증과 헷갈릴 수 있는 질환

협심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흉통이다. 그렇다고 흉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 협심증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가슴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으면 심장 질환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신경성 흉통이나 급성 심근경색증, 대동맥 박리일 수도 있다.

. 신경성 흉통

가슴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으면 주로 심장 질환을 의심하는데 젊거나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다면 대부분 심장 질환보다 흉통을 먼저 의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신경성이라는 말도 가장 대표적인 비정형적 흉통의 하나인데, 스트레스에 의한 스트레스성 위염이나 위식도 역류 질환 등이 그 원인이다.

신경성 흉통은 전형적으로 ‘답답하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것 같다’라는 불쾌감을 호소할 뿐 통증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대부분 감정적으로 불안한 경우에 많이 발생하고, 젊은 여성에게서 보다 흔하게 보인다.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간간이 1~2초 정도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 급성 심근경색증

급성 심근경색증과 협심증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협심증은 심장 근육이 일시적인 심근 빈혈에 빠지지만 근육이 죽지 않은 상태고,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근 빈혈이 지속돼 심근이 국소적으로 죽은 상태라는 점이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증상은 극심한 흉통이다. 협심증의 흉통과 같은 통증이지만, 그 정도가 훨씬 심하고 적어도 30분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이므로 흉통이 발생하더라도 안정을 취하면 2~10분 안에 서서히 사라지는 반면, 급성 심근경색증은 혈류가 차단돼 심장 근육이 괴사하기 때문에 통증이 더 오래 지속된다. 적어도 30분 이상에서 수시간까지 통증이 지속되며 상당수가 병원에 오기 전에 돌연사한다.

. 대동맥 박리증

협심증과 헛갈리는 또 하나의 증상인 대동맥 박리는 혈압 조절을 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게 잘 나타난다. 만성일 때는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갑작스럽게 가슴이 쪼개지는 듯한 통증이 흉부에서 시작해 등쪽으로 나타난다. 통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가슴이 쪼개지는 것 같다’, ‘칼로 찢는 것 같다’, ‘도끼나 망치로 내려치는 것 같다’라고 표현할 만큼 심한 통증을 겪는다. 통증은 대체로 처음에 아주 심하고 이후 몇 시간 이상 지속되지만, 심근경색증이 동반되지 않는 한 심전도는 정상이기 때문에 흉부 X-선 검사, 식도 초음파나 CT, MRI 등으로 진단한다. 

정남식(필메디스내과의원 원장)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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