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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를 논하다

  • 입력 2019.07.19 11:06
  • 기자명 강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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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음식이란 묘한 것이다. 분명히 태초에 아무도 이렇게 하라고 정해놓은 적은 없지만, 발전시키고 발전시키다보면 서로 영 관계없던 문화권의 음식끼리도 뭔가 비슷한 면이 생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만두’다.

물론 흔히들 만두라고 하면 중국을 연상한다. 그러나 우리의 언어적 조건으로 인해 ‘만두’라고 지칭할 뿐이지, 그 본질은 고기/야채 등의 속재료를 밀가루 등의 곡물성 재료로 둘러싸서 익힌 음식이다.

우리는 그 모든 음식을 ‘무슨무슨 나라식 만두’라고 간편하게 지칭하곤 한다. 인도식 만두 ‘사모사’, 일본식 만두 ‘니꾸망’, 위구르식 만두 ‘삼사’, 베트남식 만두 ‘짜조’, 이탈리아식 만두 ‘라비올리’, 폴란드식 만두 ‘펠메니’, 스웨덴식 만두 ‘피테팔트’, 멕시코식 만두 ‘또띠아’ 까지, 이 모든 것을 ‘만두’라고 지칭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남쪽 지방에서는 만두 속에 고기를 주로 넣어 풍부한 맛을 즐긴다면, 흔히 말하는 ‘이북식 만두’는 속에 두부를 넣어 담백한 맛이 일품이지 않은가. 이처럼 같은 나라, 같은 민족의 만두들도 생긴 것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요리하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잡설이 길었지만 어쨌거나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하다, 고기와 야채를 다져서 밀 간 것과 물을 섞은 반죽에 싸서 익힌다는, 굉장히 엉뚱한 발상이 결국 누군가에 의해서 실현되는 것의 신기함이다.

혹자는 만두의 기원을 ‘삼국지연의’의 제갈량이 사람 머리를 대신해서 제물로 바쳤다는 이야기를 풀지만, 애초에 실제 역사에는 없었던 일일뿐더러 시/공간적으로도 그것이 만두의 기원이라기엔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말이 안 되면 어떠한가? 이러한 경우에는 사실보다는 듣는 사람이 흥미롭고, 말하는 사람도 즐거운데,, 애초에 모두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 요리의 의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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