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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무새의 초상> 뱃살과 테스토스테론Man's belly fat & testosterone
  • 정정만(성칼럼니스트)
  • 승인 2019.07.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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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안드로젠이 근육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면 단백질을 제조하여 근육 부피와 근섬유 크기가 늘어난다. 안드로젠이 지방 세포 수용체에 붙게 되면 지방을 분해 시켜 지방 용적이 줄어든다. 뱃살은 빠지고 근육질이 늘어나는 것이다.

갱년기라는 인생의 고개를 넘어가는 남자는 다양한 심신의 파란(波瀾)에 맞닥뜨린다. 개인차나 정도 차이는 있지만 기억력, 집중력이 흐려지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만성 피로감과 무력감에 시달린다. 끈질긴 성욕과 불굴의 발기력이 이반(離叛)을 시작하고 막연한 불안감이나 우울증 때문에 일상의 삶이 위축된다. 근량과 근력이 떨어진 만큼 뱃살은 일층 늘어만 간다. 가령(加齡)에 의한 성선(性腺)기능의 후퇴가 초래한 남성 갱년기 증상이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단독 범행은 아니다. 신체 대사에 관여하는 성장 호르몬과 기타 호르몬이 공범으로 참여한다. 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HEA), 안드로스텐디온(ADD), 테스토스테론(T) 등 남성 호르몬 기능 물질을 총칭해서 안드로젠(androgen)이라고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근간을 이루는 스테로이드 성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의 95%이상을 고환의 라이디히 세포(Leydig cell)가 만들어내고 나머지 4% 미만은 부신 피질에서 제조된다.

안드로젠은 단백질 합성을 자극하고 지질 산화 대사를 촉진하여 지질 저장량을 감소시키는 대사적 특성이 있다. 당연히 체 지방은 줄고 근육 질량이 늘어난다. 동화 호르몬(anabolic hormone)이기 때문이다.

사춘기 때 조형되는 전형적인 남성 체형은 급격하게 늘어난 테스토스테론의 위력이다. 그러나 50세 언저리가 되면 근량이 줄어들고 복부에 기름이 누증(累增)되는 뱃살 시기로 진입한다. 주범은 테스토스테론 감소다. 하지만 유전, 생활양식, 식이 습관, 여러 가지 약물 복용이 공범으로 참여한다.

뱃살은 피하 뱃살과 내장 뱃살이 있다. 내장(內臟)에 기름 덩어리를 내장(內裝)하는 내장 뱃살은 심혈관 질환을 위시한 제반 만년(晩年) 질환의 원흉으로 악명이 높다. 체내 중성지방이 넘치면 신체는 이것을 지방 세포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가 되면 다시 꺼내 에너지 제조 원료로 사용한다. 내장 뱃살의 지방 세포에 저장된 중성 지방은 여타 지방 세포 내 중성 지방보다 쉽게 분해되어 중성 지방 분해 산물인 지방산을 혈액으로 내보낸다. 혈중 지방산이 많아지면 간과 근육에서 인슐린 효과가 후퇴하고 신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 낸다. 고 농도의 인슐린은 고혈압, 협심증, 심근 경색증, 뇌혈관 경색 등 무서운 질병의 범인이다. 중년 이후 연령층의 뱃살은 단명을 예보하는 경고등(警告燈)인 셈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준이 떨어지면 내장 뱃살을 누적시킨다. 실제로 살찐 남자는 유리 테스토스테론(free testosterone) 수준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때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지방분해와 지방산 흡수를 독려하여 신체의 체지방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 내장 뱃살은 피하 뱃살에 비해 안드로젠 수용체 밀도가 더 높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 치료에 내장 뱃살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수용체란 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며 안드로젠이 안드로젠 수용체와 결합해야만 안드로젠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피하 뱃살 반응은 내장 뱃살만큼 민감하지 않지만 지방산 반감기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테스토스테론 결핍과 내장 뱃살은 분명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을 남성 비만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문제는 아직 논란이 있다. 비만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가약군(placebogroup)에 비해 내장 지방이 현자하게 감소된다. 그러나 체지방량(體脂肪量)은 큰 차이가 없다. 테스토스테론이 내장 뱃살을 피하 뱃살로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은 허리-엉덩이 둘레 비율(WHR;waist-hip ratio;복부 비만 여부를 예측하는 비율), LDL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량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포도당 처리에 대한 인슐린 작용을 개선시킨다. 이와 같은 긍정적 효과는 테스토스테론의 직접 효과로 발현되지만 성장 호르몬, 렙틴(leptin)등 기타 호르몬을 통한 간접 효과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 결핍 남성이 훨씬 더 큰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안드로젠이 근육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면 단백질을 제조하여 근육 부피와 근섬유 크기가 늘어난다. 안드로젠이 지방 세포 수용체에 붙게 되면 지방을 분해 시켜 지방 용적이 줄어들어 뱃살은 빠지고 근육질이 늘어나는 것이다.

가령(加齡)에 의한 안드로젠 감소는 근량 및 근력이 줄고 뱃살을 만든다. 게다가 성장 호르몬 결핍과 신체 활동 위축이 더해지면 근량 감소와 지방 축적은 더욱 가속된다. 남성 비만 치료제로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정정만(성칼럼니스트)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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