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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향기, 숲을 걸으며 사색하는 남자 '깨끗함과 편안함이 나의 미학이다'
  •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 승인 2019.08.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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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작가는 작업실 한 켠에 사열하듯 서 있는 작품들이 저마다 다른 의미로 만족스러움과 부끄러움으로 교차하며 지나간 시간들과 함께 다가온다. 많은 날들을 하얀 캔버스 앞에 서서 부딪치고 넘어졌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오만함은 아니지만 작업실 밖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표정들에서 잠깐의 위안을 가져본다.

그런 일상적 삶이 무료하게 느껴지고 작가의 개인전 작업을 위해 치열하게 보내왔던 시간들은 이후 전개될 작품들과 함께 무수히 열리고 닫힌다. 작가에게 예술이란 그 자신의 혼을 불사르며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작업의 시간을 끝없는 사막에서 홀로 헤매다가 오아시스를 만나기도 하고 때론 사막에 갇혀 수많은 입구에서 나의 문을 찾고자 노력하는 시간에 비유한다.

작가의 자연에 대한 인식은 조화(harmony)이다. 나무, 새, 꽃 그리고 사람들이 부유(浮遊)하며 가장 편안한 공간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그 본래의 모습을 일상적인 삶속에서 찾아내기 위해 동심의 눈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거나, 추억 속에 침잠해 있는 내밀한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 심안(心眼)의 조리개를 밀었다가 당겨 보기도 한다.

흐리거나 선명한 기억들을 채집하여 그런 결과들을 미지의 캔버스에 색과 구도를 부여하고 나면 비로소 작품은 하나하나 생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작품은 깨어나 작가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그의 인생에 방향을 깨닫게 한다. 이렇게 얻어진 순수함과 깨끗함과 편안함이 작가의 미학(美學)이다. 작품을 바라보며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작가가 이 작품들에 들였을 노동(육체의 행위)과 시간(작품에 깃든 역사성)을 곰곰이 응시하게 한다. 

작가의 작업이야기

나는 그림을 통해 삶을 찾아내며 그림으로 응변한다. 바라건대 내 그림이 보는 이의 마음을 일렁이게 하고, 잠자고 있는 감수성을 일깨우는 파도가 되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얻기 바란다. 설령 지금은 나의 노력이 무위로 끝날지라도 나는 예술의 끝없는 생명력을 믿고, 오염되어버린 自然과 대립된 인간관계를 여과하여 화면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현실을 뛰어넘어 환상적 세계까지 조종할 수 있는 생각의 유연성이 나의 예술세계에서 극복하고 발전시켜야 할 과제이며 임무라 믿으면서 다시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작가노트 발췌

자료제공 Gallery Blue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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