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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무새의 초상> 똥집 매니아

Mania for anal passage

  • 입력 2019.08.05 13:38
  • 기자명 정정만(성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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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생체 배설물을 대개 불결하고 역겨운 천더기로 간주한다. 특히, ‘똥’은 더욱 그렇다. 한사코 외면하며 코를 틀어막는다. 그러나 ‘똥’의 실체는 그렇다 쳐도 ‘똥’이나 ‘똥구멍’같은 보통 명사를 구사하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단지 비속어라는 이유에서다. ‘대변(大便)’, ‘분변(糞便)’, ‘인분(人糞)’따위보다 훨씬 토속적이고 정겨운 우리말인데도 말이다. “얼굴에 똥칠하다”, “똥값”, “방바닥에 똥칠할 때까지 오래살아”,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란다” 등 ‘똥’은 항상 ‘최하급이나 최악의 상황 또는 상태’를 비유할 때 의례껏 덧붙이는 단골 접두어다.

그렇다면 멀쩡한 전용 구멍을 제쳐두고 그 더럽다는 똥집에 집착하는 놈들은 도대체 뭔가? 용도와 출입처가 분명하게 지정된 하느님의 성물(聖物)을 한낮 비천한 똥 막대기로 변전(變轉)시키는 짓거리 말이다. 똥집을 예찬하는 변태들은 주장한다. 항문도 범용(汎用)구멍일 뿐이며 똥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그렇다. 똥은 생각만큼 불결한 물질은 아니다. 된장이나 청국장과 비슷한 발효과정을 거치지만 부패 과정에서 형성된 유황 함유 물질 때문에 구린 냄새를 발산할 뿐이다. 맛깔스럽고 빛깔 나고 영양가 좋은 음식물이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이 바로 지저분한 똥 제조 순간이다.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7~8m 기다란 곱창을 따라 1박2일 동안 지나가면 완제품의 똥이 된다. 섭취한 쌀 밥(米)이 체내 물리 화학적 공정을 거쳐 쌀밥의 다른 형태, 똥 밥(糞=다른 ‘異’ + 쌀 ‘米’)으로 배설된다. 똥은 식이섬유를 비롯한 비 소화물질, 세균, 무기물, 지방 등 고형성분이 20~25%, 나머지 75~80%가 수분이다. 만들어진 똥은 일단 S자 형의 구불결장에 일시 저장되다가 똥더미가 커지면 직장(直腸:15~20cm)으로 나와 변의(便意)를 유발한다.

따라서 변의가 없을 때 막대기를 삽입하면 직장이 비어있거나 분량(糞量)이 미미하여 ‘막대기 똥칠’은 대수롭지 않다는 것이 똥칠 애호가의 주장이다. 그러나 전립선 만질 일이 많은 비뇨기과 의사의 검지(7~8cm)만 쑤셔도 거의 예외 없이 똥칠된 손가락이 관찰된다. 하물며 12cm짜리 거물은 결코 무사할 리 없을 터. 실제로 똥칠 대가들은 사전에 관장이나 식이조절을 통해 막대기 똥칠을 최소화하는 열성을 부린다. 똥칠 전문가들은 똥구멍의 탁월한 조임 능력에 열광한다. 똥구멍 주위에는 임의 조절이 가능한 외부 괄약근과 자율적으로 수축, 이완되는 내부 괄약근이 포진되어 용도 지정 구멍의 나들목에 비해 ‘무는 힘’이 출중하다. 또한 감각 신경 말단이 고밀도로 집적되어 강렬한 쾌감의 진원지인 것도 사실이다.

사람 똥구멍에 물건을 삽입하여 저형의 쾌동(快動)을 반복하는 행위를 ‘버거리(Buggery)라 하고 사해(死海)남쪽, 타락한 창세기 도시 ‘소돔’(Sodom)에서 유래한 ‘소도미’(Sodomy)는 호모(Homosexualist)간에 행해지는 항문 성교, 즉 남색(男色)을 의미한다. 막대기의 ‘똥집 들이밀기’대신 핑거링(Fingering;손가락으로 항문을 자극), 핑거퍼킹(Finger Fucking;손가락을 항문에 삽입), 딜도(Dildo)나 버트 플러그(Butt Plug;항문 삽입 전용 딜도), 림잡(Rim Job), 항문69 등으로 성감 극대화를 도모하는 성 행동을 애널 섹스(Anal Sex)라고 하며, 이는 ‘버거리나’나 ‘소도미’와 구분되어 사용된다. ‘림잡’이란 상대방의 항문이나 그 쥐위를 입으로 핥는 애니링구스(Anniligus)다. 하지만 여성의 항문을 조르며 까탈부리는 사내들은 대개 동성애적 충동이 표출된 것이며 상습적인 ‘똥집 들이밀이’는 대개 ‘가학피학성(加虐被虐性;Sadomasochism)’ 또는 ‘대변색욕 이상증(Coprophilia)’ 등 변태 요인을 지닌 경우가 많다. 똥에 섞여있는 수많은 감염성 미생물은 세균 감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유별나게 물리적 손상에 취약할 뿐 아니라 흡수력까지 뛰어난 직장의 특성 때문에 치열, 치질, 탈직장을 합병하기도 하고, 에이즈 감염의 우려가 매우 높아진다. 탑(Top;삽입하는 사람)의 에이즈바이러스가 바틈(Bottom;구멍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직통으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항문 괄약근이 손상되어 생긴 변실금(便失禁)도 문제다.

아무리 성적 레퍼토리가 무궁무진한 하체 자유 개방시대라지만 막대기 똥칠 섹스는 무단 용도 변경이요, 신성 모독 행위다. 지쳐 늘어진 질감(膣感)에 대한 실망이나 염증(厭症)때문이라면 차라리 ‘사타구니 섹스’(Intercrural Sex)를 연습하라. 비록 구멍은 아니지만 적절하게 막대기 비위를 맞출 수 있는 대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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