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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음주·성생활은 건강해치기에 절제를혹서(酷暑) 맹위…심장 기운 왕성하고 신장 기운 쇠약해지는 때
  •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 승인 2019.08.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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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체질 따라 음식 섭취하고 더워도 찬물로 손·얼굴 등 씻지 말아야

여름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중복 지나 입추·말복을 앞두고 있지만 혹서(酷暑)의 맹위는 여전하다. 물론 머잖아 무더위야 물러가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여름 더위의 막판 작렬이 길고 극심해진 것이다.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건강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더위와 높은 습도로 인한 음식의 부패, 체력과 정신력 저하, 또 이로 인한 사고 증가들이다. 무엇보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쉽게 지치고, 사고력이 둔해지기 마련이다. 불쾌지수가 높아져 만사가 귀찮아지고 입맛까지 떨어져 세 끼 밥대신 청량음료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배를 채우게 되면 점점 기운이 떨어져 더 움직이기 싫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밤잠까지 설치게 된다면 그야말로 ‘소금에 절인 배추’가 따로 없게 된다.

<동의보감> 잡병편에는 ‘무더운 여름에는 기(氣)를 보해야 한다(夏暑宜補氣)’고 적혀있다. 여름엔 양기가 몸 밖으로 나와 피부와 머리털로 흩어지게 되면 뱃속의 양기는 허해지게 되고 이 때문에 배탈, 설사, 토사 등과 함께 이유 없이 몸이 축 처지고 입맛이 떨어지면서 두통이 일어나는 ‘서병(暑病)’을 앓게 된다. 한방에선 더위를 많이 탈 때 땀으로 나간 기운을 보충하고, 더위를 식혀주며 식욕을 돋구어주는 처방을 기본으로 한다. 이 또한 체질별로 처방이 다르기에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방법을 따르는 게 좋다.

체질에 따른 대표적 여름 보양음식을 보자.

사상의학으로 유명한 이제마의 저서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 따르면 소음인은 차가운 성질은 피하고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게 좋아 삼계탕과 보신탕이 제격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소양인은 원래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다. 열을 식혀주는 돼지고기나 오리고기가 좋으며 해삼, 멍게, 잉어, 가물치 요리도 도움이 된다.

태음인은 속옷을 챙겨 갖고 다니며 하루에 몇 번씩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땀이 많은 체질이다. 태음인들은 운동으로 땀을 쭉 뺀 후 샤워하는 것이 건강한 여름나기의 비결이다. 육개장과 냉콩국수는 비위를 보하고 단백질을 공급해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해준다. 태양인은 기를 내려주고 부족한 음기를 보충해주는 해산물이 좋다.

그럼 조선시대 왕들은 어떻게 여름을 났을까. 왕들에겐 사실 여름휴가라고 부를 만한 게 없었다. 병 치료를 위해 온천에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장기간 궁궐을 벗어나는 일 자체가 드물었다.

왕이 신하에게 제호탕(醍?湯)을 줬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보인다. 제호탕은 내의원에서 제조해 임금에게 바쳤다. 오매육(烏梅肉)·사인(砂仁)·백단향(白檀香)·초과(草果) 등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버무려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탕약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심한 더위에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르는 증상을 그치게 하고, 장을 튼튼히 하는 효능을 지녔다.

예컨대 ‘개혁군주’ 정조는 무더위 속에 제사를 지낸 종묘의 제관들에게 제호탕과 환약을 보냈다. 정조는 “나 대신 수고하는 것을 생각하여 변변치 않은 것으로나마 위로하는 뜻으로 보내 더위를 씻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춤추는 자들과 악공들까지 빠짐없이 나눠줘 나의 뜻을 알도록 하라.”고 당부했다.(정조 23년 7월 1일)

그렇다면 왕들은 어떻게 무더위를 이겼을까.

왕의 여름 음식으로 대표적인 건 수박과 참외였다. 여름철 수라상엔 매일 수박 1개, 참외 2개가 올랐다. 시원한 얼음물에 담갔다가 먹은 것으로 보인다.

음식과 함께 <동의보감>에 적힌 ‘여름철 더위를 먹지 않게 조섭하는 법’을 따르는 것도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름은 내리쬐는 더위가 기를 상하게 하기 조섭하기 힘든 시기다. 특히 심장기운이 왕성하고 신장기운이 쇠약해지기 쉬운 계절이기에 지나친 음주나 잦은 성생활을 절제해야 한다. 콩팥이 상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찬 음식을 피하고 문을 열어놓은 채 누워 자지 말고, 여러 가지 일에 신경을 써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며, 얼음물과 찬 과실을 지나치게 먹는 것을 삼가는 게 좋다. 덧붙여 아무리 더워도 찬물로 손과 얼굴을 씻지 말라고 적고 있다.

건강하게 여름나기는 이처럼 더운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찬 것으로 상충시키는 게 아니다. 양기가 충만한 여름, 자연의 섭리를 따라 은근하고 부드러운 방법으로 더위를 다스리는 지혜로움을 실천해야겠다. 에어컨을 끄고, 찬 것 일색인 여름 음식에 더운 음식을 곁들이는 이열치열 방법이 좋다. 적당히 땀 흘리며 지내겠다는 편안한 마음이 바로 건강한 여름나기의 비결인 것이다.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고, 풍요로운 가을을 준비하자.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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